그는 집을 향해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두 딸들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 뒤에는 노아와 홀만이 따라오고 있었다. 검은 옷을 입고 머리에 스타킹을 뒤집어쓴 채, 얼굴에다 숯 검댕을 바른 딸들의 모습은 괴상하기 짝이 없었다.
"오, 세상에! 도대체 너희들은 그런 한심한 몰골로 이 꼭두새벽에 여기에서 뭘 하고 있는 거냐?"
딸들은 아무 말도 못하고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푹 숙이고 서 있었다."
"장인 어른, 조금 전에 말씀드렸듯이, 따님들은 운동 삼아 산책을 하고 있는 중이었답니다. 며칠 전에 텔레비전에서 그런 방송이 나왔거든요. 새벽에 산책을 하면 건강에 아주 좋다구요."
--- p.139
개는 집 뒤로 난 쪽문의 시멘트 계단을 핥고 있었다. 계단에는 기름 방울이 떨어져 군데군데 얼룩져 있었다. 바로 전날 프라이팬의 기름을 버리려고 울타리로 걸어가다가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는 바람에, 기름을 몇 방울 흘렸던 것이다. 나중에 비가 내리면 씻겨 내려가리라고 여기고 그 얼룩을 닦지 않았다.
몹시 굶주렸나 보군. 그는 생각했다. 개는 배가 홀쭉하고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나 있었다. 개는 기름이 떨어진 자리를 열심히 핥고 있었다.
귀를 늘어뜨린 걸 보니, 꽤 겁을 집어먹은 모양이야. 어쩌면 묶여 있으면서 심하게 학대를 받다가 간신히 도망쳐 나온 것인지도 모르지. 그렇지 않으면 누가 자동차에 태워 강가에 내다버린 것인지도 몰라.
--- p.48
"무슨 짓을 하려는 걸까?"
캐리가 속삭였다.
"폴, 아무래도 우리가 함께 가보는 게 좋을 것 같아."
샘 주니어가 말했다.
"내 생각에는 제임스는 그만두고, 보안관에게 전화를 거는 편이 나을 것 같은데...... 제임스가 얼마나 아버지를 끔찍이 여기는지 잘 알잖아. 만약 누군가 아버지를 해쳤다고 생각하면 제임스는......"
알마는 미처 말을 끝맺지 못했다.
"어쩌면 좋지?"
--- p.231
"무슨 짓을 하려는 걸까?"
캐리가 속삭였다.
"폴, 아무래도 우리가 함께 가보는 게 좋을 것 같아."
샘 주니어가 말했다.
"내 생각에는 제임스는 그만두고, 보안관에게 전화를 거는 편이 나을 것 같은데...... 제임스가 얼마나 아버지를 끔찍이 여기는지 잘 알잖아. 만약 누군가 아버지를 해쳤다고 생각하면 제임스는......"
알마는 미처 말을 끝맺지 못했다.
"어쩌면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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