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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꽃갈피

당신의 꽃갈피

정하진,장현지 글그림 / 하창완 기획 | 별하 | 2020년 12월 24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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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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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년 12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225*195*10mm
ISBN13 9791197241505
ISBN10 119724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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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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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말했어.
지구 온난화 때문에 더 이상 봄과 가을은 찾아오지 않는다고 말이야.
창밖은 온통 눈 덮인 회색 도시일 뿐이니 꽃과 같은 건 기다리지 말래.
그래서일까.
이 세상에는 봄바람도, 기다림도 존재하질 않지.
--- p.4

편지 속에는 단 두 문장뿐이었어.
'너의 스무살 생일을 축하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딸아, 더만큼은 너답게 살아라, 수선화답게.'
고요하던 나의 하루에 파동이 일어난 기분이었어.
스무 살은 꽃이 피는 나이라고 말씀하시던 당신의 목소리가 떠올랐거든.
--- p.10

무작정 그 발걸음을 따라 걸었어.
쌓인 눈들이 내 발에 밟혀 서걱-하고 소리가 났어.
어느새 우린 숲에 도착해있었어.
한 번도 본 적없는 눈 쌓인 그 곳을 나비는 고고히 걸어갔어.
그 길 끝에 밝은 빛 하나가 걸려있었지.
--- p.18

"그저 믿을 뿐이죠."
그의 한 마디에 가슴이 전에 없이 살랑이는 듯 했어.
오랫동안 손님을 기다려왔다는 듯 먼지 쌓인 낡은 책들부터,
꽃은 없지만 언제든 피어날 수 있을 것만 같은 화분들까지……
푸른 잎이 무성한, 나무 냄새가 가득한 그 곳을 한참동안 바라보았어.
--- p.30

아이들의 화살 속에도 향기는 늘 당당하고 자유로웠어.
향기는 내게 함꼐 있자며 손을 뻗어주었지.
그러나 나는 밤하늘로 올라가기엔 겁이 났어.
나는 별만큼 반짝이지도, 용감하지도 않은 아이였으니까.
그저 향기의 손을 올려다볼 뿐이었어.
--- p.48

그는 내게 연필 한 자루를 건넸어.
"첫 줄은 시작해보세요. 인생의 어느 순간이든, 그 곳에 멈춰 서서 잠시 쉬어보아요."
쉰다는 것,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일이었지.
그런데 왜일까?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차오르는 듯 했어.
나는, 첫 문장을 적어 내려갔어.
--- p.56

나는 주저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내딛었어.
그리곤 커튼을 잡아보았지.
부드러운 커튼의 면 사이로 작은 바람이 들어오고 있었어.
어렴풋한 온기를 향해 손을 뻗자 날개를 펄럭이며 멀어지는 나비가 보였지.
녀석이 날아간 곳의 세계는 온통, 봄이었어.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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