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나는 어제처럼 말하고 너는 내일처럼 묻지

나는 어제처럼 말하고 너는 내일처럼 묻지

걷는사람 시인선-036이동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 판매지수 24
정가
10,000
판매가
9,0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신상품이 출시되면 알려드립니다. 시리즈 알림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12쪽 | 126g | 125*200*20mm
ISBN13 9791191262087
ISBN10 119126208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아프리카가 너무나 가까이에 있었어요 의심은 열병으로 바뀐 지 오래되었고요 아침이 오는 발자국 소리는 초저녁에 끊어졌지요 거대한 묘혈, 흙더미의 다짐은 순식간이었어요 모든 울음을 위로할 틈도 없었어요 밀봉된 슬픔은 너무 빨리 짓물렀어요 이곳은 익사하지 않아도 모두 빠져 죽는 곳이에요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몰라야 했어요 발이 빠지는 울음들이 계속해서 무너졌어요 땅이 푹, 푹, 꺼지고 있었어요 산 자가 죽은 자의 눈을 파먹었어요 죽은 자가 산 자를 묻었어요 모두가 진저리를 치고 있었어요 어떤 것들은 썩어서 거름이 된다는데 의심들은 썩어서 무엇이 될까요 가장 깊은 곳에 고여 있는 아우성이 백만 년 후에 발굴된다면 마침내 학살도 아름답게 해석될까요
---「살아 있는, 유령들-살처분」중에서

웃지 않고 말하는 너는 오래 묵은 감정에 잠깐 솔직해졌고 나는 급정거에 정신없이 길게 끌려 나온 선명한 바퀴 자국에 소름이 돋았다 목을 맨 밧줄 끊어낸 손을 잠시 후회했다 바람 사나운 어제는 이미 사투를 끝내고 다시 내일의 전쟁이 두려워진 오늘, 한자리에서 빙빙 돌다 쓰러져 버리는 영원한 오늘이 밤새 꺼지지 않는 교회 십자가 같았다 뺨을 때리는 사장 앞에서 못-이라는 말보다는 안-이라는 부정사를 꽉 움켜쥐고 있어도 미쳐 날뛰는 시간이 잠잠해질 때까지 막무가내로 오늘은 계속해서 오늘이어서

하루 종일 해골을 들고 다녔다
---「살아 있는, 유령들-나는 어제처럼 말하고 너는 내일처럼 묻지」중에서

나의 아침 6시는 손때 묻은 거품이 사라지는 데 딱 5초, 오늘 하루 내 손에 쥔 패가 모퉁이부터 얼룩이 번지는 거울 뒤편에서 어떤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지 알 수 없다 한 발만 내디디면 되는데 벗어날 수 없는 날들 때문에 되돌아와서 다시 태양을 노려봐야 한다 한 번도 웃어 본 적 없는 거울보다 더 불행할 것 같은 시퍼런 녹이 낀 수도꼭지와 매일 아침 아자, 아자, 파이팅 같은 식상한 인사말과 여전히 알 수 없는 내일의 안부는 어두컴컴한 방 안에 맺혀 있다 반지하에선 일찍 일어난 새가 가장 먼저 운다는 사실을 뒤늦게 안다 내일이란, 신고 걸어가야 할 부르튼 발의 하나 돌아갈 타이밍을 놓쳐 버린 지점에서 한 번 던져진 주사위는 어느 숫자에서 멈추길 주저하나, 모 아니면 도, 가능성이 점점 흩어지고 있지만

최저를 리셋하기 위해 계약된 자리를 향해 유령처럼
---「살아 있는, 유령들-무한 리셋」중에서

하루에도 수십 번씩 롤러코스터를 타는 혀가
내 몸 안에 자라고 있어요

그것은 한 번도 감긴 적 없는 모양의 눈을 닮았어요
계속해서 잠들지 못하는 눈동자예요

나는 잘 살고 있어요
문자를 보내 놓고 당신이 조금 보고 싶어졌어요

비도 내리지 않고
당신과 나는 서로 각별하지도 않았는데

찢어지게 가난해서 나를 죽여 버리고 싶을 만큼 사는 게 싫어졌다고
낮술 몇 잔에 떨리던 어깨가 생각났어요

그때 창밖에는 벚꽃잎 몇 개가 바람에 떨어지고 있었어요
---「물고기의 창」중에서

북극이 녹아내리고 북극곰들이 먹이를 찾아 며칠째 어슬렁거리고 북극해에서만 살아온 수염고래가 어린 새끼를 데리고 북극을 떠나고

여기는, 비가 오고 까치가 시끄럽게 우는 아침

툰드라 별빛들로 혼자 밤을 보낸 사람들은 계속해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그물을 손질하는 어부의 손이 언다
---「결빙과 결핍 사이」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기영 시인의 두 번째 시집에서 도두보이는 것은 버림받은 인간과 단절된 세계를 향한 고통스런 발화이다. 짐짓 독백체를 근간으로, 지겹도록 일관적이거나 일반적인 것이 사람을 뭉개고 있는 것을 자기화하여 들여다보고 있다. “서로의 안부나 이름은 끝끝내 잠잠”(「살아 있는, 유령들-나의 기쁜 동기들」)할 수밖에 없어, 살아 있는 것은 틀림없으나 허상과 같은 존재. 세상의 빛이 한 점에서 나오는 것처럼 보일 뿐, 실제로 그런 점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 세상, 그리고 내던져진 인간.

태양에 가장 가까이 있는 행성이지만 “끝나지 않을 저 긴 어둠”(「프록시마 B」)의 공간과 시집 도처에 자리 잡고 있는 무시간성으로 인해 끝없는 존재의 무화가 적시된다. 음모, 음해, 의심, 최저의 무한 리셋, 고립과 소외로 내던져진 인간 군상, 이들은 곧 “방치된 목록”(「살아 있는, 유령들-격리구역」)의 실존이다. 이들의 탄식과 비명을 시 한 편, 한 편마다 담아내며 감내했을 이기영 시인의 고통을 떠올린다. “잠잠한 서정”(「안정적인 기류를 벗어난 이별법」)이라면 좋겠다는 쓸쓸한 바람에는 인간을 향한 깊은 이해와 연민이 가득하다. 시적 상상력의 밀랍마저 벗어던지고 모든 이의 상처를 자신의 아픔으로 담아낸 이기영 시인에게 있어 시는, “청춘의 푸른 피”(「졸음이 깔리기 시작한 낯선 방」)이다.
- 이성모 (문학평론가, 창원시김달진문학관장)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9,0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