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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어버이 삶을 고이 간직하다

소박한 어버이 삶을 고이 간직하다

: 효, 전통 그리고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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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1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172쪽 | 550g | 188*257*20mm
ISBN13 9791197012549
ISBN10 1197012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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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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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야 돌아가신 어버이가 남긴 유품들을 정리하였다. 나는 1993년에는 어머니를, 1994년에는 아버지를 여의었다. 연거푸 두 해에 걸쳐 어버이를 여읜 후, 제 생존에 급급해 그동안 돌아가신 어버이를 챙기지 못한 탓이다. 그리고는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어버이가 남긴 유품을 제대로 정리하게 되었다. 유품 하나하나에 어버이의 얼굴이 선연鮮然하다. 유품을 챙기면서 어버이를 떠올리니 살아계실 때 바로 섬기지 못한 불효가 더할 나위 없이 후회스러웠다. 옛 성현 정철은 〈훈민가訓民歌〉에서 자효子孝를 이렇게 가르쳤다.“어버이 살아 실 제 섬길 일란 다하여라. 지나간 후에 애달프다 엇지 하리. 평생에 고쳐 못할 일이 이뿐인가 하노라”라고. 그렇다! 성현의 가르침이 비수로 꽂혀 가슴이 먹먹하였다.
---「엮은이의 서문」중에서

유품은 어머니가 직접 썼거나 고이 보존한 책자, 서간書簡, 제문祭文들이고, 아버지가 지은 칠언율시七言律詩, 아버지가 받은 망권望卷, 아버지가 공부하던 책자, 향토 자료, 집안 족보와 각종 혼·상례와 예의범절에 관한 자료, 그리고 부동산 서류, 채권 등 생활문서들이다. 나는 어버이가 돌아가신 후 생활고에 시달리던 젊은 시절에도 꽁꽁 뭉쳐둔 어버이 유품들을 잦은 이사에도 보물처럼 귀중하게 여기며 싸서 옮겨 다녔다. 그러다 어느 정도 경제적 기반을 닦은 최근에야 비로소 이들을 정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들을 어버이 받들 듯이 정성껏 표구表具하고 정돈하여 내가 운영하는 출판사 〈청송재靑松齋〉 벽면에 둘러 걸어두고, 탁자 여기저기에 진열해놓았다. 살아계실 때 바로 섬기지 못한 불효를 지금이라도 유품으로 대신 섬길 마음이었을까. 어버이의 유품을 곁에 두고 항상 보면서 기리고 싶었다.
---「엮은이 서문」중에서

〈청송재〉가 보관하고 있는 〈사향곡〉은 부모님 유품으로 어머니가 고이 보관하고 있던 것이다. 2020년 12월 이후, 고어체 한글 전문가에게 어머니 유품인 〈사향곡〉, 〈최근간략〉과 〈서간문〉의 고어를 그대로 한글로 옮기는 일인 탈초脫草, 현대어 번역, 해설 등의 작업을 의뢰하고 연구하도록 하여 그 탈초본과 해설집을 〈청송재〉에서 출간하여 보관할 계획이다.
---「제1편 어버이 유품 사향곡 설명」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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