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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가 나쁜 친구란 걸 알게 될 때

내 친구가 나쁜 친구란 걸 알게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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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2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474g | 138*208*30mm
ISBN13 9788965136309
ISBN10 896513630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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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람은 없어. 그리고 아빠도 우리 가족을 지키기 위해 성스러운 일만 하는 그런 성인군자는 아니야. 상황은 바뀔 수 있는 거야. 그냥 그런 거야. 너한테는 미안하구나.” 엄마는 나를 슬픈 눈으로 바라보았다.
--- p.30

“너 지금 장난이지. 그치? 왜 사진을 꼭 거기서 찍어야 해? 그냥 이쪽으로 와서 찍으면 안 돼?” “이지, 너 진짜 그냥 쉽게 대충 그럴 거야? 업로드용 사진은 항상 제일 잘 나와야 해. 알면서 왜 그래?” “그건 셀카가 아니라 자살 셀카야. 이건 백퍼야.” 나는 킴에게 돌았냐며 머리 옆으로 동그라미를 그려 보였다. 이번에는 내가 맞을 것이다. 이건 그냥 완전히 병신 같은 미친 짓이다. 셀카를 찍겠다고 목숨을 담보로 내걸다니. 아마 우리는 셀카를 찍자마자 기차에 치일 것이다. 킴은 바로 작전을 바꿨다. 목소리가 훨씬 부드러워졌다. “들어 봐, 이지. 나는 여기를 정말 고심해서 고른 거야. 왜냐면 네가 나에게 정말 중요한 사람이기 때문이지. 이 철길은 우리의 우정을 의미하는 거야. 철길은 영원히 나란히 달리고 있잖아. 무슨 말인지 이해해?” 그녀는 예쁜 머리를 비스듬히 기울이고 손을 가슴에 나란히 올려놓으며 나를 다정하게 바라보았다.
--- p.178

그녀는 나를 슬프게 바라보았다. 내가 막 반박을 하려 할 때 킴이 들어왔다. 뒤이어 언제나 킴의 다리를 쳐다보는 크래쪄 선생님이 따라 들어왔다. 킴은 믿을 수 없이 높은 하이힐을 신고 있었다. 나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그렇게나 높고 반짝이로 가득한 하이힐은 전에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거기에 거의 엉덩이 절반이 드러나는 초미니 핫팬츠를 입고 어깨에 털이 달린 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녀는 당당하게 교실 중앙을 런웨이를 걷듯 걸어갔으며 그녀가 모두의 시선을 즐기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었다. 크래쪄 선생님은 킴을 갑자기 외계인이 교실에 나타난 것처럼 쳐다보았다. 심지어 선생님은 우리에게 인사를 하는 것도 잊을 정도였다. “내일은 다른 신발!” 선생님이 큰 소리로 화를 냈다.
--- p.187

시간이 흘러 내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 나는 모든 것이 그저 나쁜 꿈이었기를 바랐다. 하지만 찢긴 블라우스가 침대 앞 바닥에 놓여 있었고 쇠약해진 내 몸에서 드러난 모든 뼈를 느낄 수가 있었다. 블라우스 옆에는 음식이 가득 차려진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분노에 찬 나는 치즈 샌드위치를 집어 들고 한 입베어 물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나는 너를 증오해, 킴. 나는 당신을 저주해. 더러운 놈. 나쁜 새끼. 나는 더 크게 한 입 베어 물었다. 나는 네가 싫어, 바보 같은 다이어트. 나는 샌드위치를 하나 더 집어 들었다. 나는 네가 지겨워, 조작된 이지…… 나는 벌떡 일어나 가위를 집어 들고 킴의 청바지로 달려가 조각조각 잘라 버렸다. 너덜너덜한 천 쪼가리가 될 때까지, 남김없이. 그때 노크 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요?”
--- p.222

지잉, 내 핸드폰이었다. 나는 야라의 손을 강하게 꼭 쥐었다. 그리고 화면을 보았다. 조쉬도 사진을 올렸다. 그건 그의 얼굴에 난 엄청나게 큰 여드름이었다. 그의 얼굴은 온통 빨간 여드름으로 뒤덮여 있었다. 끔찍해 보였다. 그는 카메라를 향해 순진하게 웃고 있었고 얼굴 옆으로 프랑켄슈타인 엽서를 들고 있었다. 사진 밑에는 댓글이 있었다. ‘이런 좋은 지목을 해줘서 고맙군. 내 진주. 너를 위해서 나는 기꺼이 웃음거리가 될 거야. 여드름약을 위해 건배. 다음 타자는 라티파. 부탁해.’ 야라는 기쁨의 탄성을 지르며 그 자리에서 팔짝팔짝 뛰었다. “와. 그가 해줬어! 나는 조쉬를 정말정말정말 사랑해!” “봐봐. 너는 진짜 행운아야.” 야라는 나를 바라보며 한쪽 눈썹을 추켜세웠다. “솔직히 이시, 너는 이미 예전에 너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려고 하는 꿈의 왕자님을 찾았잖아. 그리고 그도 이미 그러고 있고. 하지만 너는 지금 그 행운을 네 발로 차 버렸어. 이 바보야.” “그래, 솔직히 네 말이 맞아. 지금 내가 결국 그걸 망쳤지.”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는 아직도 신호를 기다리고 있어.”
--- p.247

내가 말했다. 그러자 킴이 몸을 돌리더니 길고 아름다운 다리를 움직여 시야에서 사라졌다. 나는 그녀가 긴 부츠를 신고 보도블록을 또각또각 걷는 모습, 그녀의 머리카락이 어깨 위에서 흩날리는 모습과 그녀의 예쁜 엉덩이가 꽉 끼는 가죽 쇼트팬츠 안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을 뒤에서 바라보았다. 그녀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그리고 누가 그녀 옆에 있어 줄까? 그녀의 엄마는 분명 아닐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친구들이 그녀를 받아주기를 희망했다. 그리고 그때 예니가 나에게 킴에 대해 경고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녀는 늘 자신의 진창으로 같이 끌고 들어갈 누군가가 필요해.’ 예니는 그렇게 말했다.
--- p.285

나는 묘비석을 찍은 사진을 생각했다. 그녀는 나나 그녀 자신이 죽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우리의 우정을 그 무덤에 묻어 버렸다. 그녀는 나의 인생에 작별 인사를 했다. 아마 그녀는 새로운 쌍둥이를 찾아 나설 것이다. 그녀는 새로운 거짓말을 만들어 낼 것이고 전 남자 친구의 리스트는 점점 더 길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이제 나의 영역이 아니었다. “너 자전거 타고 왔어?” 마테오는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이 짧은 순간에 그의 눈동자는 우리 사이의 순간을, 색색의 진주로 엮인 허리띠같이 모든 순간을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그것을 앞으로 어떻게 엮어가게 될 것인지는 오로지 우리에게 달려 있었다. “응.” 내가 가벼운 마음으로 대답했다. “우리 같이 타고 갈까?” 마테오는 나에게 활짝 편 손바닥을 내밀었다. 그리고 나는 마치 따뜻하고 부드러운 장갑에 손을 넣듯이 그 손바닥 위에 내 손을 얹었다. 그 장갑은 내 손에 꼭 맞았다. 그리고 내 마음속에는 마침내 태양이 떠올랐다. 초록색으로 빛나는 태양은 아름다웠다.
--- p.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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