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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꽃을 먹었다

감꽃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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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1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230g | 150*205*9mm
ISBN13 9791158542849
ISBN10 1158542844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인증번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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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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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처음 오는 듯이
설렜다.
교실에 들어섰는데
모든 것이 새로워 보였다.
1학년이 아니라 2학년이라니
꿈만 같다.

*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정에서 온라인 수업을 받다가 2020년 5월 27일 처음으로 학교에 나왔다.

--- p.12, 「심태은, ‘2학년 첫날’」 중에서


엄마가 동생만 이뻐해.
그래서 내가 이불 안에 들어갔어.

--- p.24, 「박지민, ‘서러워’」 중에서


아무거도 안 해다.

* 아무거도 안 해다.: 아무것도 안 했다.

--- p.29, 「신서희, ‘아무거도 안 해다’」 중에서


거미가 땅에 있을 텐데
거미가 12층 우리 집 창문에!

“힘들지만 열심의 올라왔습니다.”

* 열심의: 열심히

--- p.50, 「강선우, ‘거미’」 중에서


학교에 일찍 와서 화단에 갔다.
나팔꽃이 피어있길래 만졌다.
꾸겨졌다.
난 큰일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5초 뒤에 다시 펴졌다.
미안했는데 펴지니 다행이다.

--- p.63, 「최송빈, ‘나팔꽃’」 중에서


친구들이 나한테 왜
어머니라고 하는지 물어봤다.

“너는 왜 어머니라 불러?
난 엄마라고 불으니데.”

“나는 청학동에서 배웠써.”

“아, 그렇구나.”

* 불으니데: 부르는데 / * 배웠써: 배웠어

--- p.76, 「김태림, ‘어머니’」 중에서


비염 기계를 코에 꽂으면
나는 루돌프
적외선 때문에 코가 빨개져
나는 루돌프
산타가 날 데리고 가면
어떡하지?
--- p.128, 「하건우, ‘루돌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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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하고 놀아주는데/ 나는 힘드는데/ 왜 나만 힘들지/ 동생은 힘들지 않네/ 내가 만히(많이) 늘건구나(늙었구나).” (「체력」 소지웅)
이런 ‘시똥’을 읽다보면 과연 아이가 자라서 어른이 되는 건지, ‘어린이는 어른의 스승’인 것인지 헷갈린다.
“티비를 보았다/ 여자 배우가 나왔다/ 엄마는/ “여자 배우가 예쁘니, 엄마가 예쁘니?”/ 나는 그냥 엄마가 예쁘다고 한다.” (「엄마」 이성훈)
이런 능청맞은 어린이들과 깔깔대며 ‘시똥누기’를 하는 쑥국 선생님의 세계가 새삼 부럽다.
- 정범구 (전 주독일 대사)
아이들의 시를 읽다가 좋은 시, 살아있는 시가 무엇인지 더 분명해졌다. 일단 무지하게 웃긴다. 솔직담백한 돌직구를 마구 던진다. 때로 맞춤법이 틀려도 좋다. 발칙 발랄하면서도 수시로 촌철살인의 질문을 던진다. 초등학교 2학년 아이들의 시는 의미·재미·흥미와 관찰력·상상력·표현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굳이 한 예를 든다면 이성훈의 「우산」은 절창이다
“우산은 비가 올 때 엄마 같다./ 몸을 활짝 열고 날 안아준다./ 난 우산의 손을 꼭 잡는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나는 곧바로 무릎을 꿇었다. 군산푸른솔초등학교 쑥국 선생님 반 아이들은 어느새 문학의 전통이 되고 시의 전설이 되었다.
- 이원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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