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완저우의 체포에는 미국이 실시하고 있는 금융제재의 가혹함이 상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계의 누구라고 하더라도, 또한 어디에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의 의향에 따르지 않고 달러와 미국의 금융 시스템을 사용하는 인물 및 조직은 처벌한다는 의지가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 p.22, 「제1장 멍완저우는 왜 체포되었는가」 중에서
21세기에 진입하여 미국의 경제제재라고 하면, 곧 금융제재를 지칭한다고 단정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 특징은 그때까지의 물품을 대상으로 했던 무역제재가 아니라, 달러 결제 및 미국의 금융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것에 있다. 금융제재는 외국 기업을 속박하는 ‘국외 적용성’을 지니고 있으며, 제재 대상국과 비즈니스를 하는 국가 및 기업을 시장으로부터 추방한다는 ‘2차 제재’의 위협도 존재한다.
--- p.58, 「제2장 경제제재와 그 역사」 중에서
어떠한 개인 또는 조직이라고 하더라도 국제적으로 행동한다면 미국의 금융 시스템, 구체적으로는 뉴욕 연방준비은행(FRB)에 대한 접근이 필요해진다. 국제적인 상거래의 대다수는 미국 달러로 행해지는데, 그것은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각 민간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결제용 계좌를 통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석유의 매매든, 대형 플랜트에 대한 융자든, 스마트폰과 의류 등 소비품의 수출입이든 그 어떤 것이나 그렇다.
--- p.69, 「제3장 미국 제재를 바꿔버린 9·11 테러」 중에서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하며 증산(增産) 태세에 임하고 있다. 미사일 능력도 중거리 미사일 및 장거리 미사일은 그 정밀도를 향상시키고 있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도 확보했다. 이러한 결과를 보면, 미국의 금융제재는 강화되었지만 효과를 올렸다고는 말할 수 없다. 왜 그러한가? 대(對)북한 제재에 대해서 아래와 같은 세 가지의 결함을 지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100, 「제4장 마카오발 격진: 북한」 중에서
트럼프는 JCPOA의 결점을 바로잡도록 미국 이외의 당사국들에게 요구했지만, 마침내 합의했던 JCPOA였기 때문에 곧바로 보강하는 교섭을 이란이 받아들일 리는 없었다. 사태가 교착 상태에 빠진 것을 보고 트럼프는 2018년 5월에 이탈을 발표했다. 합의가 성립된 지 3년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 p.121, 「제5장 원유 수출을 제로로: 이란」 중에서
대(對)러시아 제재가 장기화되고 대상이 확대됨에 따라, 유럽과 미국 사이에서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유럽 역내에서는 이탈리아, 헝가리, 그리스,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등 경제 상황이 애당초 나빴던, 중유럽·동유럽에 위치하며 러시아와의 경제 관계가 깊었던 유럽 국가들이 제재의 효과에 일찍부터 의문을 던졌다. 중국과 인도가 러시아와의 비즈니스에서 이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우파 포퓰리스트(populist)로서 알려져 있는 헝가리의 총리 오르반 빅토르(Orban Viktor)는 “대(對)러시아 제재로 유럽은 자신의 발등을 때리고 있다”라고 논하며 불만을 통렬하게 표출했다.
--- p.140, 「제6장 지정학을 바꿔버린 크림 반도 제재: 러시아」 중에서
미국의 투자 전문가가 작성한 보고서에 의하면, 오바마 정권이 2009년에 발족한 이후 2014년까지 미국 당국은 제재 위반 행위의 인정(認定)으로 490억 달러의 벌금 및 제재금을 징수했는데, 그중에 미국 은행은 JP모건체이스(J.P. Morgan Chase: JPM)의 8,830만 달러뿐이며, 나머지는 모두 외국의 은행이었다고 한다. 다른 통계에서는 자금 세탁 및 제재 위반으로 미국이 기업으로부터 몰수한 250억 달러의 제재금 중에 4분의 3 이상이 유럽의 은행이 지불한 것이라고 한다.
--- p.162, 「제7장 거액의 벌금은 어디로 향해 가는가」 중에서
특정의 국가, 기업, 인물에게 제재를 부과하는 조치는 충분한 조사를 거치더라도 오류가 존재할 수 있다. 특히 테러의 재발 방지에는 신속함이 요구되기 때문에, 제재 대상자를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것에도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 p.164, 「제8장 누명의 공포」 중에서
이러한 미국의 팽창주의는 국가 주권의 평등 및 존중, 군사력 행사의 억제, 국내 사항에 대한 외국의 불간섭을 천명하고 있는 유엔 헌장 및 국제인권규약에 종종 위반된다. 미국의 파워가 확대됨에 따라 국제법 및 국제 합의를 경시하는 그 자세는 제국주의 시대 및 냉전이라는 역사에서의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지금까지도 국가 차원에서 계속해서 면면히 흐르고 있는 정신이라고 말할 수 있다.
--- p.201, 「제9장 미국법은 왜 외국을 속박하는가」 중에서
제재에 대한 미국 내부의 다양한 제언을 분석해보면, 지금처럼 효과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제재를 무모하게 난발하게 될 경우 미국의 위신이 훼손되고 국제 사회에서의 고립을 초래하며, 결국 미국의 파워가 약화된다는 위기감으로 공통되어 있다. 과연 트럼프 정권에 의한 금융제재의 난발이 달러 결제를 회피하도록 만들어 달러의 힘이 약화되고 미국의 패권이 쇠퇴로 향하도록 만들 것인가?
--- p.230, 「제10장 제재는 효과가 있는가」 중에서
세계에 등을 돌리고 있는 트럼프의 ‘미국제일’ 및 유럽의 미국 이탈, 러시아의 미국에 대한 반발, 그리고 중국의 패권을 향한 야심이 세계에서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파워가 서로 부딪힐 때에 금융제재는 달러 결제의 회피를 촉진하며, 도리어 달러의 쇠퇴를 가속시켜버리는 것은 아닐까? 전문가들은 지금 그러한 예상을 하기 시작하고 있다.
--- p.231, 「제11장 기축통화 달러의 행방」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