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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남극

그냥 남극

: 왜냐고 묻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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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1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184쪽 | 300g | 140*205*15mm
ISBN13 9791195738595
ISBN10 1195738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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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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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왜?’였던 것 같다. 네가 무슨 연구를 하러 가는 것도 아니고, 영감이 필요한 예술가나 작가도 아닐뿐더러, 그 긴 시간 동안 관광할 목적도 아닐 텐데 도대체 왜 가느냐는 수많은 물음표들. 물론 워낙 경험하기 힘든 곳이니 ‘짧은 기간이라면 다녀올 수도 있겠다’고 단서를 달아 수긍해주는 분들도 있었지만 문제는 그 1년이었다. 도대체 1년씩이나 투자하며 남극행을 결정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도전 정신, 진귀한 경험,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 세상의 끝이 주는 환상,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야생의 낭만, 국가에 대한 헌신, 멋진 경치, 깜찍한 펭귄, 위험하지만 아름다운 블리자드, 몽환적인 극야와 오로라, 거대한 보석처럼 빛나는 유빙……. 이밖에도 수많은 이유나 동기를 나열할 수 있겠지만 최소한 내 경우에게 이 모든 이유는 한 가지에서 파생된 곁가지에 불과하다. 그 이유란 ‘그냥 가고 싶으니까’.
--- 「Intro」 중에서

블리자드가 몹시 불던 날, 통신대원이 대기관측동으로 가려고 길을 나섰다가 엉뚱한 건물에 도착했나 보다. 그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돌아와서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 외국 기지발 일화도 있다. 눈폭풍 속에서 길 잃은 대원 하나가 사망했다. 그런데 그가 사망한 곳은 기지 건물에서 불과 수십 미터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지어낸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남극의 겨울 풍경을 보고 있자니 도저히 믿지 않을 수 없었다. 거대한 눈폭풍이 기지를 집어 삼킬 듯이 불어올 때는 기지 밖은커녕 건물 밖으로도 나가기 싫었다.
--- 「기지 안과 밖」 중에서

월동 중 돈을 주웠다. 1000페소짜리 칠레 돈이었는데 주인 찾을 길이 마땅치 않고 꼭 찾아줘야겠다는 동기도 없어서 슬쩍했다. 하지만 기지 내에서는 같은 크기의 휴지 한 장보다 가치가 없는 종이일 뿐이었다. 이곳에서는 돈으로 해결되는 일은 별로 없지만 맥주 한 캔이면 어려운 부탁도 다 들어준다. 나 역시 주류와 음료를 숨겨놓고 화폐로 쓰고, 감사한 일이 있거나 친목 자리에서 마음을 표시하기 위해 꺼내 썼다.
--- 「돈은 소용 없다」 중에서

기지 전면의 국기 게양대 옆에 항상 유빙 덩어리가 놓여 있다. 한겨울에 해빙으로 둘러싸이는 다른 기지와 달리 세종기지에는 마리안 소만 빙벽으로부터 유빙이 떠내려 오기 때문에 이러한 유빙들 중 적당한 것을 크레인으로 건져 올려 기지 앞에 둔다. 한 덩어리만 있어도 모든 대원이 1년 동안 충분히 사용하지만, 중장비대원의 기분에 따라 신입 유빙으로 바꿔 두는 경우도 있다.
--- 「크레인으로 건져 올린 유빙 넣고 건배」 중에서

기지에서 만난 가장 인상적인 동물로는 많은 대원들이 고래를 꼽는다. 혹등고래는 북극과 남극을 오가며 살기 때문에 바다의 순례자라고도 불리는데 서식지를 특정하기 곤란해 그야말로 ‘지구’가 집인 녀석이다. 겨울이 막바지에 이르면 세종기지 앞 마리안 소만 안쪽 깊숙한 곳까지 들어온다. 조디악 보트 바로 옆을 지날 때는 모골이 송연해졌다. 남북극을 오가면서 대형 선박들과 조우한 경험이 많은지 자기 딴에는 친근감의 표현으로 근거리 잠영을 시도했는지 모르겠지만 손바닥만 한 고무보트에서 감상하기에는 알맞은 사이즈의 몸체가 아니었다. 다행히 혹등고래가 눈치 없이 하이파이브를 요청해오지는 않아서 배가 전복되는 일은 없었다. 출남극 직전에 마리안 소만에서 만난 혹등고래는 자신의 1/3 크기의 새끼를 대동하고 있었다. 가끔 수면 위로 점프하거나 물을 뿜는데, 그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보겠다고 몇 시간씩 대기했지만 결국에는 담아내지 못했다.
--- 「골디락즈 존」 중에서

필데스 반도 쪽으로 해가 넘어가면서 노을이 지면, 세종기지 뒷산들과 마리안 빙벽도 기지 건물 못지않게 붉은 빛을 띤다. 해질녘은 동틀 녘과 달리, 세종봉, 백두봉, 가야봉과 유류탱크 뒤쪽 언덕 등 주황빛을 뿌릴 만한 흰색 도화지가 월등히 넓고 햇빛이 비추는 각도도 또한 더 직접적이다. 하늘을 닮아 항상 푸른빛인 바다도, 화이트밸런스를 잘못 조작한 사진처럼 붉고 노란 빛을 발한다. 일몰 때 퍼지는 따뜻한 색채 덕분에 나무 한 포기 없는 이곳이 어딘지 모르게 전원적이다. 세종곶에서 일몰을 구경하는 펭귄들의 게으른 몸짓과 느긋하고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날아다니는 자이언트패트롤들이 시각적 아늑함에 일조한다. 마리안 빙벽 또한 오렌지 빛으로 갈아입고 평소에 과시하던 웅장함을 잠시 잊은 채 이러한 분위기에 동참하는데, 그러면 붉은 페인트로 칠한 기지 건물과 어울려 적색을 테마로 삼은 따뜻한 풍경화가 완성된다.
--- 「해질녘의 풍경」 중에서

그런데 남극을 비추는 보름달은 마치 다른 천체인양 찬란했다. 이날은 손전등 없이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주위가 밝았다. 달빛이 만들어낸 그림자는 다른 차원이 존재한다는 증거처럼 보였다. 내 그림자가 의지와는 상관없이 저 홀로 움직일 듯 생소해 보였다. 대낮에는 태양빛이 가뜩이나 깨끗한 하늘을 그대로 관통하여 지면에 쏟아진다. 설원은 이러한 태양빛을 사정없이 반사하기 때문에 낮 시간대에는 원근감이나 공간감이 왜곡되게 느껴져 지면 위를 걷기가 굉장히 피곤하다. 이에 반해, 달빛은 오히려 정확하게 설원을 그려주고 있어 산책길이 편안했다. 보이는 것과 밟는 것의 일치는 단지 울렁증을 사라지게 만들 뿐 아니라 감정까지 차분하게 해주었다. 평소에 나갔던 트레킹에서는 느낄 수 없었고 예상하지도 못했던 감정이었다. 남극의 청명한 밤의 신비로움에 압도되지 않도록 자연이 베푸는 작은 배려였을까.
--- 「뜻밖의 손님, 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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