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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먹었던 음식을 내가 먹네

엄마가 먹었던 음식을 내가 먹네

: 홍명진 산문집

걷는사람 에세이-08이동
리뷰 총점9.7 리뷰 23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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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먹었던 음식을 내가 먹네 (큰글자도서)
[도서] 엄마가 먹었던 음식을 내가 먹네 (큰글자도서)
홍명진 저 걷는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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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먹었던 음식을 내가 먹네 (큰글자도서)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15쪽 | 288g | 128*188*12mm
ISBN13 9791191262155
ISBN10 1191262154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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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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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부둣가는 찬바람이 휘몰아친다. 주머니에 손을 찌른 채 몸을 웅크리고 있어도 추운데 물기에 젖은 생선을 만져야 하는 작업이라니. 바닥엔 살얼음이 얼고, 무더기로 쌓아 놓은 노가리도 버석거리는 소리가 난다. 깡통난로에 나무토막으로 불을 피우고 목장갑 낀 손을 불에 쬐어 가며 작업하는 일은 고되지만 하루하루 부둣가에서 날일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그만한 일거리가 없다. 밤늦게까지 전깃불을 끌어다 놓고 희미한 불빛 아래서 아이들도 일손을 돕는다. 설 대목만 대목이 아니라 돈벌이도 대목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 p.36~37

뼈째 먹기로는 가자미가 제격이었다. 팔딱팔딱 뛰는 가자미에서는 끈적끈적한 진이 묻어난다. 자기들끼리 몸을 비비며 마지막까지 살아남으려고 끈적대는 것이다. 쥐치는 검은색의 가죽 같은 껍질을 벗기는 게 관건이다. 대가리에 침처럼 뽀족하게 솟은 가시 아랫부분에 칼집을 넣고 대가리를 자른 뒤에 양손으로 아가리를 벌리면서 뒤로 잡아당기면 껍질이 한꺼번에 훌러덩 벗겨진다. 포를 떠서 써는 쥐치회는 담백하고 달다. 쥐치로 찌개를 끓이면 닭백숙의 닭고기 맛이 난다.
--- p.52

열두 가지 맛을 낸다는 곱새기고기는 부위마다 맛이 다르다고 한다. 실제로 열두 가지 맛을 내는지는 몰라도 그만큼 맛이 다양하다는 뜻이다. 소고기의 색감과 맛을 내는 부위도 있고, 청포묵처럼 하얗고 탱글탱글하니 씹히는 맛이 독특한 부위도 있다. (…)
내가 곱새기고기를 먹어 본 건 열세 살 전의 일이다. 자원은 풍족했지만 역설적이게도 가난했던 시절, 추억의 맛이라고 할까. 그 이후부터 축산항 부두에는 더 이상 포경선이 들어오지 않았다.
--- p.60~61

과메기가 제맛을 내는 데는 밤낮의 기온 차가 큰 동해안의 기후 조건이 한몫을 한다. 한겨울 해풍에 살얼음이 끼듯이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며 일주일쯤은 말려야만 상품으로 쓸 수 있다. 연말부터 1~2월에 최고의 풍미를 자랑하는 과메기는 날이 풀리면 탈이 난다고 해서 먹지 않는 음식이기도 하다. 과메기는 기름진 생선이다. 꾸덕꾸덕하게 말린 과메기는 산패가 빨리 일어나기 때문에, 말 그대로 겨울 한철에만 맛볼 수 있는 진미다.
--- p.83

잡어로 분류되는 생선 중에서 가장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는 게 물곰이다. 물곰을 잡기 위해 조업을 나가는 배들은 거의 없었으니까. 잡어의 반은 노가리 크기의 거무튀튀한 어린 물곰이었다. 그때 내가 물곰탕 맛을 알았을 리는 없는데 어린 물곰을 건조했다가 쪄 놓은 것을 아주 좋아했다.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났다. 지금은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게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 p.90

어머니는 축산항에 정착한 제주 해녀 1세대였다. 쥐꼬리를 물고 풍덩 풍덩 바다에 뛰어들듯이 고향 섬에서 나왔다는 아버지의 얘기는 블랙코미디에서나 볼 수 있는 슬픈 우스갯소리였다.
자식새끼 먹여 살리젠 나왔주.
환청 같은 어머니의 육성이 되살아났다.
--- p.126

나는 예전부터 금의환향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았다. 아예 머릿속에 그런 단어는 염두에도 두지 않았다. 그곳과는 멀리, 가랑이가 찢어지도록 아주 멀리 달아나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게 소원이었으니까.
이제야 하는 말이지만 내 몸에 축적된 익숙한 것이, 낡아 가는 것이, 무게를 재지 않아도 되는 것이 고향이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자연스레 몸의 기울기값이 그곳으로 늘어나는 걸 느끼고 있으니까. 어쩌면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마음이 순정한 그리움을 키우는 것이리라.
--- p.135

여름 한낮의 뜨거운 땡볕, 소금꽃이 하얗게 핀 옷, 각다귀에 물어뜯긴 팔뚝의 벌건 자국, 그늘에 쪼그리고 둘러앉아 먹던 점심 도시락, 마침내 긴 해가 저물어 어둑발이 내릴 때 한 줄로 서서 걸어오던 좁은 벼랑길……. 돌이켜 보면 그것이 나의 문학적 자양분이 되었다는 고백은 뒤늦은 감이 있지만, 그보다는 무거운 납띠까지 든 물옷 보따리를 지고, 성게알이 든 들통을 한 손에 꼭 쥐고 잰걸음으로 앞서가는 어머니를 뒤따라가다 보면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어머니가 나무뿌리에 발이라도 걸려 넘어지면 하루벌이가 ‘도로아미타불’이 되기 때문이다.
--- p.146~147

아버지는 입맛이 없을 때 성게 내장으로 찜을 만들어 먹는 걸 좋아했다. 이 세상에는 없는 유일무이한 레시피. 오직 생산자만이 먹을 수 있는 찬이다. 보라성게보다는 말똥성게의 내장으로 만들어야 특유의 씁쓰레한 바다 향을 맛볼 수 있다.
성게 알을 얼맹이에 넣고 똥창을 일 때 얼맹이 밑으로 빠져나온 찌꺼기를 가라앉힌다. 웃물을 따라 버리고 남은 앙금엔 미세한 똥창 찌꺼기와 볼긋볼긋하게 으스러진 성게 알이 섞여 있다. 그걸 조심스럽게 떠서 스테인리스 국그릇에 담아 밥을 뜸 들일 때 그릇째 쪄 내는 것이다.
아버지가 찐 성게 내장을 한 숟갈 떠서 밥에 맛나게 비벼 먹는 걸 보고 나도 따라서 먹곤 했다. 짭짜름한 바다 향기. 심연 같은 깊은 바다의 냄새.
--- p.152

우뭇가사리를 형체가 없어질 정도로 오래 달이는 동안 이윽고 해가 저문다. 해가 져도 마당에는 한낮의 뜨겁던 열기가 미열처럼 그대로 남아 있다. 어머니는 커다란 양은 다라이에 나무 막대를 두 개 나란히 걸쳐 놓은 뒤 둥근 체에 달인 우뭇가사리를 거른다. 체에서 떨어지는 점액질의 고운 액체가 그대로 식어서 굳으면 탱글탱글한 우무가 완성된다.
우무가 굳어지는 시간은 기다림이다. 들끓던 열기가 빠져나가고 마침내 차갑게 고요해지는 시간.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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