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등대지기

등대지기

[ 개정증보판 ]
조창인 | 산지 | 2021년 02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4 리뷰 12건 | 판매지수 306
정가
14,000
판매가
12,6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500g | 140*200*30mm
ISBN13 9791197103346
ISBN10 119710334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3천5백 평이 0.75평 독방에서 징역을 사는 무기수인 양 턱없이 비좁게 느껴지곤 한다. 그때마다 돌려 생각한다. 시속 7백 킬로미터로 비행하는 제비갈매기의 날갯짓도 광막한 우주에서는 한 점에 불과하다. 하루 종일 배밀이를 해도 고작 몇 십 미터에 불과한 민달팽이의 이동을 그 누구라고 덧없노라 함부로 판단하겠는가.
그러니까 모두 마음먹기 나름이다.
마음먹기 나름.
혼자 있어서 외로운 게 아니다. 혼자 있지 못해 외로운 것이다.
8년 동안 등대를 바라보며 자족하는 법을 배웠노라고, 재우는 믿고 있다.
--- p.11

난희는 긴 한숨을 여운처럼 남기고 사라졌다. 난희의 침묵을 이해하고 싶었고, 한편 당연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삶은 확신으로 살아지지 않는다. 미명의 안개 속에서 낯선 길을 찾아 나선 것과 같다. 그저 살아보는 것이다. 뚜벅뚜벅, 혼돈과 불안을 누르며 저 미지의 땅으로 가보는 것이다. 산을 만나면 넘어서고, 물이 가로막으면 건너고, 막다른 길과 마주치면 이제껏 걸어왔던 그 길이 바로 되짚어가야 할 길이다.
--- p.21

재우는 고개를 젖혀 등탑을 바라보았다.
사람과 멀어져서 외로운 게 아니다. 물리적 거리는 마음의 거리와는 무관하다.
구명도에서 지낸 세월이 깊어지면서 재우는 알았다. 구명도라서 버림받은 게 아니었다. 오히려 이미 버림받은 자를 두 팔 벌려 품어준 구명도였고, 등대였다.
등대지기는 등댓불을 바라보는 자가 아니었다. 그건 세상 사람들의 몫이었다. 등댓불을 흩뿌리는 등탑, 애오라지 거기에만 눈길을 주는 것이 등대지기의 숙명이었다. 그게 등대를 온전히 사랑하는 길이었다.
--- p.84

한 그루 고목에서 누구는 세월의 흐름만 살펴보지만, 또 누군가는 세월의 내밀한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 등대가 바다의 길잡이로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등대의 불빛으로 마음의 길까지 짚어내기도 하는 것이다.
그 믿음이 있기에 등대를 떠나도 아주 떠나지 못하는 정 소장이었다. 그 믿음이 있기에 재우 역시 무인등대 전환과 구조 조정의 광풍이 자신을 비껴가길 소원하는 것이리라.
--- p.153

“은행나무 사랑이라고 아니?”
묻고 나서 난희는 혼잣말처럼 이야기를 더했다.
“암수가 구분된 은행나무는 가장 가까이 있는 나무만을 사랑한대. 저 멀리 아무리 근사한 상대가 있어도 오로지 곁의 나무만을 짝으로 삼는대. 추하든 부족하든 무조건……. 난 그런 사랑밖에 못할 운명이었나 봐.”
그 운명에 나도 포함되어 있었니?
재우는 난희의 눈동자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난희는 하품을 깨물고는 말했다.
“졸려. 자야겠어. 나가기 전에 이불 좀 펴 줘.”
“힘든 일도 아닌데, 그러지 뭐.”
--- p.180

명예를 얻거나 부를 획득하는 것을 희망으로 간주한다면, 난희의 말대로 재우는 희망이 없는 사내였다. 세상에서 자기 자리를 인정하고, 그 자리가 세상의 따뜻함에 기여하고, 그 따뜻함을 위해 분투하는 것이 희망의 범주에 포함된다면, 재우는 날마다 희망을 품은 채 살고 있었다.
--- p.203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어요.”
툭, 의도치 않은 말이 튀어나왔다.
어쩌면 오랜 세월 가슴 깊이 애써 숨겨 온 갈망이었고, 그걸 지금 확인하고 있을지도 몰랐다.
재우 편에서 선택한 기회가 아니었다. 어머니는 어쩌면 당신을 증오하는 자식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병든 몸을 이끌고 구명도까지 오게 된 것이리라.
--- p.268

희망도 계획도 없이 아무렇게나 살다 아무 곳에나 쓰러져 죽어가길 원했던 사내가 있었다. 그 사내를 기꺼이 받아준 등대였다. 가족도 사랑했던 사람에게서도 버림받은 외로운 영혼, 그 영혼을 두 팔 벌려 감싼 등대였다. 사내는 그게 눈물겹도록 고마워 사랑에 빚진 심정으로 등대를 보듬어왔다.
8년이었다. 강풍과 폭우, 뙤약볕과 혹한 속을 함께 달려온 세월이었다. 그 세월 동안 등대는 사내에게 벗이었고 연인이었다. 살아가야 할 분명한 이유였으며, 고단한 일상을 기댈 언덕이었다.
하지만, 떠나야 한단다.
--- p.285

재우는 등명기 하단에 머리를 비스듬히 기댄 채 누워 있었다. 전원장치 부분이 비에 젖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빗방울은 재우의 얼굴까지 미치지 못했다. 어머니가 무릎을 세우고 앉아 온몸으로 빗방울을 막아주고 있었다. 재우가 수없이 만류했지만 어머니는 내내 고집을 부렸다.
재우는 등대를 지키고, 어머니는 등대지기인 아들을 지키고 있었다.
--- p.320

“아들이 등대지기면 엄마도 등대지기예요.”
재우는 벤치에서 일어났다. 어느 결에 어머니가 다가와 슬며시 재우의 손을 잡아주는 듯했다.
“엄마, 이젠 알겠어요.”
재우는 눈을 감았다. 마음에 새겨진, 어머니가 보여주는 길을 따라 등탑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엄마는 재우의 등대지기였어요.”
--- p.334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8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4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10.0점 10.0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2,6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