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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순간 산책하듯

매 순간 산책하듯

: 나를 붙잡는 것들로부터 천천히 자유로워지고 싶어

리뷰 총점9.7 리뷰 14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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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에세이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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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2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44쪽 | 324g | 128*200*15mm
ISBN13 9791165794378
ISBN10 1165794373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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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 가볍게 문밖을 나서 내키는 대로 향하고, 새로운 길 위에서 잠시 길을 잃어보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풍경의 즐거움을 만나고, 지칠 때는 쉬어가기도 하면서 결국에는 가장 익숙한 곳으로 수백 수천 번 돌아올 것이다.
그렇게 일상의 모든 순간, 산책하듯 지내고 싶다.
--- p.9, 「프롤로그」 중에서

빼먹지 않으려는 작은 습관들이 있다.
산책하기, 이불 정리하기, 스트레칭하기, 화분에 물 주기 같은 것들.
거창한 목표나 의미를 두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 맘대로 안되는 것투성이인 하루 속에서,
그 잠깐의 노력이 주는, 잠깐의 뿌듯함이,
나의 하루를 젓는 노를 꽉 쥐게 해준다.
--- p.17~19, 「습관」 중에서

이렇게 미련 없이 무언가를 잘 버리면 그 무엇도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심 아닌 의심을 받을 때도 있다. 하지만 손에 잡히는 것들을 비워내는 것만큼 손에 잡히지 않는 것들에 진심을 보태며 살아왔다. 잦은 이사로 인해 ‘애착인형’은 없었더라도, 내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은 늘 상상과 바깥을 넘나들며 넘쳐났다. 기쁨, 슬픔, 즐거움, 사랑이나 연민 같은 사소한 감정들에 늘 진심이었기 때문이다.
--- p.23~24, 「의미」 중에서

현실의 기적은 환상적이고 신비한 일이 아니라, 그저 무탈하게 흘러가는 일상이 아닐까 싶다. 작은 존재가 더 작은 존재를 잉태하고, 하루가 끝나면 또 다른 하루를 맞이하고, 익숙한 계절이 지나가면 새로운 계절이 찾아오는 일들. 특별할 것 하나 없지만 어느 하나 가볍게 주어지는 것들은 없다. 저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고군분투하며 작지만 위대한 승리를 통해 쟁취한 것들이니까.
--- p.71, 「기적」 중에서

해 뜨기 전, 하루 중 가장 어둡다고 말하는 새벽의 경계는 명확하지 않다. 밤의 끝자락과 아침의 시작 무렵, 어딘가에 모호한 모습으로 걸쳐져 있다. 그래서 긴 새벽을 보내다 보면 절대 해가 뜨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가로등은 매일 같은 시간에, ‘툭’ 하고 꺼진다. 그때 이미 하늘의 색은 조금 바뀌어 있을 것이다.
--- p.111, 「새벽」 중에서

이러나저러나 불안하고 두려운 건 똑같으니,
일단 조금은 설레는 방향으로 걸어봐야지.
--- p.148, 「권태」 중에서

익숙한 길, 우연한 길, 새로운 길, 그 어떤 길 위에서든 나를 둘러싼 풍경은 한시도 가만히 있는 법이 없다. 시간과 공간은 끊임없이 달라지며 새로운 풍경을 펼쳐내고, 그 앞을 걸어가는 나 역시 한 발씩 내디딜 때마다 미세하게 달라져 있다.
--- p.220, 「여정」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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