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너의 은유가 나를 집어삼킬 때

너의 은유가 나를 집어삼킬 때

시인동네 시인선-147이동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정가
10,000
판매가
9,0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국내배송만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3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132쪽 | 153*225*20mm
ISBN13 9791158965051
ISBN10 115896505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햇빛이 펄럭거린다
타락한 웃음, 검은 어깻죽지에도
불의 혀가 핥고 간 흰 재 위에도
말을 꺼내지 못하는 과묵한 표정 앞으로
두 팔을 펼치는 찬란

쳐내고 쳐내도 거친 표현이 웃자란다
나는 몸을 낮추고
깨지기 쉬운 가장자리부터
약속되어 있지 않는 모든 것
고여 있는 침묵을 움켜쥐지만

어딘가에는 차가운 성질이 숨어 있고
막상 내가 꺼내놓은 물건들마다 싸구려 냄새가 진동한다

쓸쓸하기 짝이 없는 건방진 말투
필요 이상의 호기심

애초부터 싹수가 노란 아이들은 그늘을 늘려갔고
즉흥적인 기분은 대부분 찢겨져 파기된다

안개를 들춰내고
푸른 줄기를 꽂아놓는다면 서정이 되는가
그렇다면 바싹 마른 잎을 조금 더 붙잡아둘 수 있을까
때로 웃음만으론 해결되지 않는 일들
문서로 꾸며진 일련의 협박들

타지로 돈 벌러 나간 사이
빈집에 택배와 우편물을 들이듯
서정은 주인 없이도 활발하지만 가끔 무례하다

나는 필요 이상의 걱정을 안고 사는 편이다
숨죽이는 울음을 손질하길 좋아한다
---「필요 이상의 호기심」중에서

정면에서 마주치거나 마주할 용기가 나질 않는다
정면은 기억을 캐내고
들키기 쉬운 겨울 숲

나는 시시때때로 생각이 변하고
선잠을 청하곤 한다

새로운 배열은 부화되지 않는 알처럼 천진난만하고 살구색을 띤다

몸은 앞질러 가는 걸 좋아한다
차오르는 숨에서 연민이 묻어난다
때로 불쾌한 온도는 응고되는 시간을 늦춘다

나는 선잠에서 깨어나
얼핏 노인이 된 나를 들여다본다

감기 기운이 풀죽어 있다가도 창가에 서면 빳빳해진다

당신의 기억은 식감 좋은 채소처럼 아삭하고
공유할 수 없는 저 너머의 느낌을 잡아둔다

다림질한 바지는 무릎을 따라 길의 무늬가 결정되고
잠을 쫓아내며 식속들을 책임진다

수녀가 성경이 든 가방을 지하철에 두고 내린다
---「감정피로」중에서

옥수수밭 위에 구름이 집을 짓고 쪽문을 낸다

옥수수밭 사잇길
바이올린 든 낡은 가죽가방을 맨 사람을 만났고
무너진 구름더미 아래서
연주를 청했다

나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을 꺼낸 거 같아
머쓱해 했지만
그는 차분히 가방을 열고 연주를 시작했다
옥수수 알갱이는 빈자리를 찾아 들어차고
구름의 움직임은 굼뜨고
벌레들이 잎사귀를 갉아먹다가 잠시 멈췄다
모든 것은 완벽했다
마치 정원에 날아든 주름꽃이 어울리는 것처럼

작은 것들을 위한 열정
처음 접했던 앳된 정서들
하지만 모든 날은 기록되길 원치 않는다

바이올린을 켜던 사람은 떠나고 없다
바람이 한 차례 옥수수밭을 훑고 지날 때
길쭉한 초록 잎들은 허공의 어깨에 대고 활을 문지른다

추수 때가 가까워 온 옥수수밭 사잇길을 걷는다
---「옥수수밭 사잇길」중에서

문을 만들려면 우선 벽의 연결을 끊어야 합니다
아시다시피 경첩을 달아야 합니다
문을 열면 무엇이 나옵니까
검은 섬들이 떠다니던가요
비애로 채워진 가마니가 쌓여 있나요
문은 늘 어떤 힘에 의해 움직입니다
열려 있는 시간보다 닫혀 있는 날이 많습니다
그닥 열고 싶은 의지도 없습니다만, 이제는
부드럽고 연한 문도 싫증이 납니다
섹스에도 흥미를 잃었으니까요
나는 벽으로만 둘러싸인 골방을 생각하다 말고
골방 어딘가에 남아 있는 빛을 그리워합니다
왜 선술집 미닫이문 손잡이는 반짝거리지요
취해서 우는 울음은 기억되는 울음입니까
불분명한 발음 때문에 문짝이 삐거덕거리기도 한다는 말
사실입니까
뒤돌아서 바라보면
눈이 깊은 사람처럼 위험한 문
먼지 쌓인 선반처럼 손이 닿지 않는 문
문 밖을 서성이던 사람들은 거리를 헤매고 다닙니다
잠들기 전에 문을 열었다가 닫아봅니다
사라진 문에 대해서는 함구하겠습니다
---「문」중에서

자궁 안에서는 우울마저 따듯했다라고
아직 영글지 못한 그늘
아늑했다라고
쓴,
작위적인 너무나 비극적인 근황에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양수가 터지기 전까지는
의식하지 못했다 그것이
핏줄을 붙잡고 기웃거릴 거라고
내가 가진 높이를 휘감아 오를 거라고 전혀
예상치 못했다

그것은
하나의 행성을 닮았다는 천문학자의 말
외계생물 같다는 과학자의 말
뿔 달린 귀신이라는 무당의 말
강박증이 가지를 쳤다는 심리학자의 말

그러나
나는 충분히 우울했으므로
주석 따위는 달지 않았다

까마귀가 앉았다 떠난 나뭇가지
검은 깃털이 걸려 있다
우울을 가꾸던
검은 사제
검은 사체들

두서없이 쌓이는 저 막막함!
---「선천적 우울」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9,0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