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박원순의 8년 7개월 서울시정 중에서 서울시민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10개의 분야를 선정하여 평가 작업을 진행했다. 주택, 도시재생, 토목건설, 고용노동, 여성청년, 에너지, 보건의료, 조직인사, 정무, 정책홍보 분야의 정책과 예산, 인사를 다뤘다. 해당 분야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학자, 현장 활동가, 시의원, 기자 등이 집필진과 기획 작업에 참여했다.
우리는 지금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서울’에서 살고 있다. 이 책이 기회의 평등과 과정의 공정과 결과의 정의가 제대로 실현됐는지 평가하는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
--- 「서문」 중에서
부동산은 정말 심리라는 하나의 요인만으로 움직여가는 것일까? 부동산 심리라는 것 역시 부동산시장의 흐름에 따른 결과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란 바로 수급적 요인, 시중유동성, 부동산 개발 호재 등 복합적 요인 등을 말하며, 부동산 심리란 이에 따라서 후행 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선행적 요인들을 잡지 못하고 부동산 시장의 심리만을 잡으려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사상누각과 같이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울 청년의 삶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한해에만 예산 1,112억이 들어가는 청년수당을 집행했지만, 서울시의 연평균 청년실업률은 항상 전국 평균치를 밑돌았다. 2019년 1분기만 하더라도 전국 청년실업률 평균치는 9.8%지만 서울은 10.4%. 청년 취업자 수 역시 2014년 154만 명에서 지난해 143만 2000명으로 감소하였다.
서울시의 정책 방향성은 도시문명에 대한 거부, 전근대를 향한 향수였다. 이러한 틈새에서 공동체니 이웃이니 생태니 하며 음풍농월을 읊어대는 시민단체는 호시절을 맞았다. 반면 낡은 도심은 재생이란 이름으로 과거에 결박당했고, 빈자의 삶은 박제된 채 외지인의 구경거리로 전락했다.
2011년 서울시로 입성한 박원순은 좌파의 정서를 시정에 반영하여 현실로 만들었다. 각종 마을공동체사업, 도시농업, 도시재생사업 등이 그렇다. 시민단체 인사들이 주도한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은 별 생산성도 없는 각종 사업을 빙자하여 서울시민의 혈세에 합법적으로 기생했다. 박원순은 서울시를 한국좌파의 병참으로 헌납했던 것이다. 평소 그가 외쳤던 민관협치는 사실상 ‘민관협잡’이었다.
2016년은 유독 사건·사고가 많은 해였다. 특히 그해 5월 일어난 서울메트로 하청업체 비정규직 청년의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건은 많은 시민을 슬픔에 잠기게 했다. 원인이 민노총 소속의 상급자가 집회 참석을 이유로 근무지를 무단이탈해, 김 군이 홀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가 참변을 당했다는 점에서 청년들은 분노했다.
2018년에는 서울교통공사를 필두로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의 친인척 채용비리가 다수 쏟아져 나왔다. 2019년 감사원은 서울교통공사의 친인척 채용비리가 사실임을 확인하는 감사 결과 보고서를 냈다. 이 부패의 기저에는 박원순 시장과 기득권 노조 간 보이지 않는 카르텔이 존재한다. 지난 10년 간 시민이 주인이 아닌, 소수의 기득권 노조와 시민단체의 서울시였던 것이다.
서울시 ‘원전 하나 줄이기’ 사업은 원자력에 대한 사실 오인으로 비롯됐다. 박원순 전 시장은 후쿠시마 사고로 시작된 시민들의 원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반핵 인사들에 의해 조장된 원전사고 공포를 교묘히 자신의 정치적 목적에 활용했다. 그 정치적 목적은 대중적 인기 획득과 태양광 사업의 확대를 통한 자신의 지지 기반 육성이었을 것이다.
원전 6기 규모의 전력이 필요한 서울시에서 한 기에 해당하는 전력을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대체 생산과 민간 부문 에너지 이용 효율화 및 절약을 통해 줄인다는 목표는 비현실적이고 무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태양의 도시라는 허명 아래 지난 9년간 그렇게 태양광 시설을 확충했지만 최대 발전가능량이라고 산정된 연간 발전량 조차도 원전 한 기 발전량의 4%도 되지 않는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