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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선이 아니다

이것은 선이 아니다

: 자갈과 모래의 정원 Gardens of Gravel and S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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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3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306g | 128*188*20mm
ISBN13 9791186561751
ISBN10 118656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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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저절로[自] 그렇게[然] 생장하는 활발한 기운을 표상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자갈과 모래로 정원을 조성하는 것은 자연이 자신의 의지대로 무심히 운행하도록 그저 두지 않는 인위(人爲)를 상징한다. 마른 정원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정화, 제초, 갈퀴질, 재구성 같은 자연의 성향과 상반되는 꾸준한 유위(有爲)가 필요하다.
---「바위는 없다」중에서

우리는 ‘이상적인 일본 정원’이라는 뻔한 이미지를 내버려야 한다. ‘심오한 감식안’이나 ‘독특한 감수성’ 혹은 정원의 설계와 조성에 따른 고도로 특화된 기술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는 강박도 포기하자. 사실상 자갈과 모래에 관심을 기울인 적이 없는, 짧게 잡아도 1500년 되는 중국과 일본의 정원 역사도 잊는 게 좋겠다. 반면 자갈과 모래에만 관심을 두면 우리는 인간의 지성이 열정적이면서도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를 확보할 수 있다.
---「바위는 없다」중에서

만약 자갈과 모래의 정원에 ‘선’이 있다면 그것은 정원을 설계하고 조성한 사람들과는
관계없다. 정원은 수묵화, 궁도弓道, 다도 등 선과 연관된 ‘기예(技藝)’처럼 신비로운 혜안이나 자연스러운 행위로 빚어진 결과가 아니다. 정원을 완성하려면 오랜 기간 동안 계획하고 공사해야 한다. 그 과정에 ‘섬광 같은 깨달음’은 없었을 것이며, 정원이 깨달음을 위한 계기가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대다수의 마른 정원은 선 수행자가 설계하거나 조성하지 않았다. 그저 하층 계급에 속한 정원사나 조경사에 의해 만들어졌다. 정원에 ‘선적인’ 혹은 ‘영적인’ 의미는 없었다.
---「선(禪)이 아니다」중에서

이제 가레산스이는 엄연히 원초적인 물질로 만들어진 환원주의적(還元主義的), 다양한 현상을 기본적인 원리나 요인으로 설명하려는 태도나 경향인 구조물을 정통적으로 계승하는 출발점에 있다. 하지만 자갈과 모래의 정원이 처음 생겨났을 때에는 오늘날 우리가 이해하는 ‘예술’이라는 한자 개념어는 일본에 존재하지 않았다.
---「아마도 예술」중에서

분명 자갈과 모래의 정원은 생물로 구성된 정원과 같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정원들이 더 작고 더 이상화된 규모이더라도, 자연을 초월해 형이상학적 만족을 주는 방식으로 자연의 여러 요소를 사용하려는 욕구에서 비롯되었음 역시 사실이다. 심히 철학적으로 표현한다면 가레산스이는 ‘메타 정원’의 하나라 여겨도 좋을 것이다. 여기에서 ‘메타(Meta)’는 ‘너머(Beyond)’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메타 정원은 개념적으로 궁극적인 개선을 거친 특정 유형의 정원을 상징한다. 좀 더 일상적인 수준에서 볼 때 자갈과 모래의 정원과 비교할 수 있는 것은 식물의 ‘잎살[葉肉]’이 제거되고 뼈대가 드러나 골자만 남은 겨울의 정원이다.
---「메타 정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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