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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더봇 다이어리 : 탈출 전략

머더봇 다이어리 : 탈출 전략

[ 양장 ] FoP 시리즈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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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3월 1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44쪽 | 280g | 120*196*19mm
ISBN13 9791159923296
ISBN10 115992329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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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장 가까운 곳에 보이는 기업 로고를 주먹으로 후려치고 싶었다. 멍청한 인간들은 안전해지는 법을 모른다. 멍청한 인간들은 세상 천지가 바보 같고 지루한 보존 연합 같은 줄 안다!
정보가 더 필요했다. 내가 중요한 전개 과정을 놓친 게 분명했다. 나는 뉴스를 시간대별로 거슬러 올라갔다. 관련 표식을 찾으며 철저하게 살폈고 당황하지 않으려 애썼다. 자유무역항이 기자들에게 먹고 떨어지라고 던져준 기록에 따르면 아라다와 오버스, 바라다지, 볼레스쿠는 모두 30주기 전에 보존 연합으로 떠났다. 멘사도 그 뒤를 따르기로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그다음 관련 데이터는 다른 기사에 깊이 묻혀 있어서 나도 거의 놓칠 뻔했다. 그레이크리스가 배포한 기사가 있었는데 멘사가 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트란롤린하이파로 갔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자유무역항은 확인해주지 않았다.
트란롤린하이파가 도대체 어디야?
--- pp.28~29

아 그리고 다운로드, 달콤한 다운로드가 있었다. 해브라튼이나 자유무역항보다 훨씬 더 많은 엔터테인먼트 피드가 유혹하듯 허공에 떠 있었다. 나는 무작위로 몇 개를 골라 다운로드하기 시작했다. 내가 입력해둔 검색 요청 하나가 관광객이나 환승객이 아니라 거주민을 위한 정거장의 실제 색인을 찾아놓았고 나는 가만히 서서 검토할 공간이 필요했다. 나는 저층에 있는 구체 중 하나를 향해 걸어갔다.
그곳은 커다란 가게였다. 수많은 인간과 증강인간이 들락거리고 있었다. 나는 쇼핑을 할 수 있었다. 해본 적도(한 번) 있었다. 문제없었다.
--- pp.56~57

나는 보안유닛과 좀 더 달라 보일 수 있는 다른 방법에 관해서도 쭉 생각했다. (당장 떠오르는 게 뭔가 먹거나 마시는 척하는 것이었는데 그건 까다로웠다. 해야만 하면 할 수 있지만 그럴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이었다. 내게는 소화기관 같은 게 없어서 배출할 수 있을 때까지 폐의 일부를 분리해서 그곳에 보관해야 했다. 그래, 듣는 것만큼 끔찍한 일이다.) 난 더 미묘하고 덜 구역질 나는 방식으로 결정했다. 인간, 심지어는 증강인간도 피드에 말할 때는 소리 없이 중얼거린다. 나는 그런 턱 움직임을 흉내 낼 수 있는 코드를 급히 만들어서 백그라운드에서 돌릴 수 있게 해두었다. (턱 움직임의 원형을 만드는 데 쓸 대화는 〈거룩한 위성〉 〈불의 전설〉 〈내일을 향해〉에서 따왔다.) 광장을 지나 호텔로 가는 동안 나는 어깨에 힘을 빼고 어딘가 정신이 팔린 표정을 유지했다. 그리고 광장을 지켜보고 있는 드론 중 한 대의 카메라 피드에 접속했다. 인간의 호흡 패턴과 소소한 무작위 움직임을 흉내 내게 만든 코드와 함께 작동시키니 완벽했다. 음, 내가 보기에 완벽했다는 소리다. 98퍼센트 정도 완벽하다고 치자.
--- pp.61~62

“그래서 도대체 어딜 갔던 거야? 그리고 여기서는 뭘 하는 거야?” 핀-리가 조심스럽게 머뭇거렸다. “누구와 계약하고 일하는 중이야?”
내가 떠난 핵심적인 이유가 그거였는데.
“멘사의 소유물이면 멘사를 위해 일하는 것이겠고 자유로운 존재라면 자신을 위해 일하는 것이겠지요.”
노려보는 강도가 높아졌다.
“좋아. 그러면 무슨 일을 하려고 너 자신을 고용한 건데?”
흥미로운 표현이었다.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이런 인간, 내가 무엇인지 아는 인간과 이야기하려니 굉장히 느낌이 이상했다. 내 표정이 정상적일지 걱정하며 억지로 핀-리의 얼굴을 쳐다볼 필요가 없었다. 아베네는 내가 보안유닛이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내가 나라는 건 알지 못했다.
--- pp.81~82

보안유닛, 거기 있어?
아뇨, 전 가려고요.
내가 말했다.
여기서 호텔에서 호텔로 돌아다니며 살기로 결심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피드나 보면서요.
흠, 말해놓고 보니 생각보다 더 괜찮은 아이디어 같았다.
잠시 침묵이 이어지다가 구라틴이 말했다.
난 네 적이 아니야. 그냥 조심스러운 거야.
당신의 의견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나는 말해놓고 곧바로 내게 1초 지연을 걸어놓았다면 지울 수 있었을 텐데 하고 생각했다. 내가 관심이 있는 것처럼 들렸던 것이다. 관심 없었는데.
--- pp.105

“난 괜찮아. 그냥… 널 만나서 아주 기쁠 뿐이야.”
여전히 목소리가 고르지 못했다. 멘사는 전과 똑같았다. 짙은 갈색 피부에 짧은 연갈색 머리. 눈가의 주름은 확연히 늘어나 있었다. 그건 내가 과거 영상과 비교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나는 멘사를 바라보고 있었다.
드라마에서 보면 이런 상황에서 인간은 끊임없이 서로 위로한다. (도움을 제공하거나 폭발로부터 보호해주는 등의 이유로 몸에 손을 대는 건 다른 얘기다.) 하지만 지금 여기에는 나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는 마음을 굳게 먹고 궁극의 희생을 결심했다.
“어, 필요하면 저를 안으셔도 됩니다.”
--- pp.145

피드로 문자 메시지 패킷이 들어왔다.
항복하라.
전투용 보안유닛이었다. 굳이 로컬 주소를 숨기지도 않았다. 내가 모종의 멀웨어나 킬웨어를 보내기를 바라고 있었다. 마치 내가 그게 통하지 않는다는 걸 모르는 망할 아마추어이기라도 한 듯이.
대신 나는 이렇게 보냈다.
내가 네 지배 모듈을 해킹해서 자유롭게 해줄 수 있어.
응답은 없었다.
난 내 것을 해킹했어.
내가 말했다.
너도 자유로워질 수 있어. 장갑을 버리고 수송선에 탈 수 있어.
원래는 녀석을 산만하게 만들려고 시작한 소리였는데 계속 말을 하다보니 그게 ‘좋아’라고 대답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점점 더 들었다.
내 신분 표식과 현금카드를 너에게 줄 수 있어.
여전히 응답이 없었다. 짐꾼봇 사이를 뛰어다니면서 탄환을 피하고 있다보니 자유의지에 관한 그럴듯한 논거를 떠올리기가 어려웠다.
--- pp.175~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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