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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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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3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82쪽 | 394g | 146*210*17mm
ISBN13 9791130817743
ISBN10 1130817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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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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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는 하루에도 몇 번이고 종을 보러 나왔다. 종들은 그의 친구였다. 종소리를 들을 때면 토비는 종들이 있는 곳을 흥미롭게 올려다보며 종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어떤 쇠공이 종들을 두드려대는지 궁금해했다. 그가 이 종들에 대해 유독 호기심을 갖는 것은 종들이 자신과 닮은 점이 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종들은 날씨가 궂으나 맑으나 거기 매달려 바람이 불어도 비가 몰아쳐도 묵묵히 수많은 집을 보면서 견디고 있었다. 창을 통해 빛나고 반짝이며 활활 타오르거나 굴뚝 꼭대기로 연기를 폭폭 풍기는 화로 곁으로 다가가지도 않고, 거리의 문과 난간들 사이로 덩치 큰 요리사들에게 끊임없이 건네는 멋진 식사에 끼어들지도 못하면서. 무수한 창가에 사람들의 얼굴이 보였다 사라졌다. 때로는 젊고 명랑한 얼굴들, 때로는 그 반대의 나이 든 우울한 얼굴들. 하지만 사람들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혹은 입술이 달싹일 때 그 자신에 대한 친절한 말 한마디라도 하는지 어떤지는 종들과 마찬가지로 토비도 알 수 없었다. 물론 토비는 거리에 하릴없이 서 있을 때 종종 그런 사소한 일들에 대해 생각해 보기는 했었다.
--- p.16

“보게, 친구들.” 의원이 말을 이었다. “자네들도 알다시피 궁핍, 그래 ‘쪼들림’에 관한 수많은 얼토당토않은 말들이 있지. 그렇게 말하는 거 맞지, 그렇지? 하! 하! 하! 나는 그걸 좀 깔아뭉개버릴 작정이라네. 굶주림에 관해 마치 유행처럼 번지는 은어들이 있지. 나는 그걸 아주 깔아뭉개 버릴 생각이야. 그게 전부야! 신의 가호가 자네들에게!” 의원은 다시 친구들을 보면서 말했다. “자네들도 시작하는 방법만 알면 이런 부류의 인간들에게서 무엇이라도 그렇게 깔아뭉개버릴 수 있을 거라네”.
총총이는 멕의 손을 잡아 자기 겨드랑이에 꼈다. 물론 자기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것 같았다.
“자네 딸인가, 응” 의원이 물으면서 멕의 턱을 가볍게 건드렸다.
노동계층의 사람들에게 언제나 친절한 똑똑이 의원! 그들을 기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는! 조금도 거만하지 않은!
--- p.37

유령이 말했다. “시간의 소리는 인간에게 외친다, 나아가라! 시간은 인간의 발전과 향상을 위해 있는 것이다. 더 나은 가치와, 더 나은 행복과 더 나은 삶을 위해 말이다. 시간이 부여하는 지식과 시간이 전해주는 견해 속에서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 그리하여 시간과 인간이 시작된 바로 그때에 자리 잡는 것, 그것이 시간이 존재하는 이유다. 인간 앞에 놓인 그 길을 알려주려고 어둠과 사악함과 폭력의 시대가 오고 갔다. 셀 수도 없이 많은 인간들이 고통스럽게 살다가 죽어갔다. 시간을 되돌리려거나 묶어두려고 시도하려는 자, 방해하려는 자는 누구나 쳐 죽이고 말 그 힘센 기계를 막으려고 시도하는 이들과 단 한순간이라도 시간을 멈추기 위해 더 격렬하고 더 난폭해지려는 자들이!”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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