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국가적 접근은 지금까지 분석의 중심에 있지 않았던 국제 이주의 경향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하다. 이주자들이 새로운 국가에 정착할 때 모국이나 출신 지역과 접촉을 끊지 않는다는 관찰을 초국가적 접근은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오히려 이주자들은 자신에게 의미 있는 사람들과 유대 관계를 유지하고 새로운 유대 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 p.21
초국가화의 사회-문화적 차원과 관련하여 또 다른 중요한 측면은 개인의 정체성 문제이다. 캠버의 경우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정체성은 초국가적 과정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캠버의 정체성은 소속감이 단지 하나의 국가에 의해 특징지어지지 않으며, 오히려 소속감의 이중 모드를 창출했다. 이 예는 현대 이주자와 그 후손들이 이주수용국으로 이주할 때 과거 정체성을 반드시 잃을 필요가 없고 정착국에서 유동적인 다중의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초국가적 연구는 구체적 활동뿐만 아니라 상징적이고 주관적인 차원의 초국가성을 더욱 고려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따라서 초국가적 접근은 사회적 및 상징적 유대, 초국가적 활동의 객관적이고 주관적인 차원, 그리고 존재 방식과 소속 방식을 모두 고려하기 시작했다. --- p.51
디아스포라도 초국가적 공동체의 범주에 속한다. 고전적인 해석에 따르면, 디아스포라는 과거의 특정 시간 동안 외상 경험을 겪거나 장거리 무역을 추구하면서 영토 분산을 경험한 집단이다. 유태인, 팔레스타인, 아르메니아인 및 그리스인이 디아스포라의 대표적인 집단의 예로 인용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디아스포라의 구성원은 잃어버린 고향에 대한 공통의 기억이나 창조되어야 할 비전을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이들이 거주하는 국가는 종종 소수 종족의 문화적 특수성에 대한 온전한 인정을 거부한다. --- p.74
사회적 송금은 - 아이디어, 규범, 행동 - 이주자가 관여하는 국경 간 교류의 또 다른 형태이다. 사회적 송금은 가족이나 지역사회 내에서 사회적 변형에 기여할 수 있는 역량이 있고 좀 더 광범위한 수준에서 정치적 변화, 인권, 민주주의 및 평화 구축을 촉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해외에서 위생이나 건강에 대한 높은 수준을 경험한 이주자들은 모국 고향에 새로운 관행을 도입하고 - 예를 들어, 안전한 식수나 동물을 주거 공간에서 분리하기 등 - 환경보호와 폐기물 관리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져온다. 가사 배분에 관한 규범과 아이디어의 국경 간 교환의 결과는 젠더 역할을 변화시키고, 전반적인 여성과 남성 간 평등을 요구한다. --- p.99~100
일본의 예를 보면, 20세기 전반에 일본 노동시장의 일손 부족을 메꾸기 위해 일본 정부는 특히 1980년대와 1990년대에 브라질 및 다른 라틴아메리카 국가로 이주한 일본인 이주자의 2세대, 3세대 후손을 겨냥했다. 이 모국 귀환의 기회에 약 25만 명의 일본계 브라질인이 응했다. 그러나 결국 일본으로 귀환한 후에 일본계 브라질인들은 자신이 일본의 문화적 기준에 순응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에 대한 대응으로 브라질인의 정체성과 라이프 스타일을 더욱 강하게 재형성하기 시작했다. --- p.120
비거주 시민이 출신 국가의 지방선거나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할 수 있어야 하는가? 반대로, 비시민권자가 정착국 선거에서 투표할 수 있어야 하는가? 최근 수십 년 동안 이 두 가지 측면에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점점 더 많은 수의 이주송출국이 해외 이주자에게 투표권을 제공했다. 두 번째 질문에 관해서는 원칙적으로 두 가지 대답을 할 수 있다. 하나의 대답은 유럽연합에 속하지 않는 국가 출신의 비시민권 주민에게 지역 투표권을 허용하는 것으로, 많은 유럽 국가가 해오고 있다. 다른 하나는 영주권자의 귀화를 촉진하는 것이다. 국경을 가로지르는 정치적 참여에 영향을 미치는 한 가지 도구는 이민자가 정착국에서 시민권 취득 의지를 높이는 이중시민권 제도이다. 그러나 이민자들이 출신국에 충성을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 p.129
독일과 터키는 초국가적 사회 공간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고 서로의 시민권 정책과 변화에 반응하는 국가의 예이다. 1990년대 초 독일의 묄른과 졸링겐에서 방화 공격으로 터키 여성과 어린이 여덟 명이 사망했다. 독일에 거주하는 터키인들은 독일 시민권을 보유한 경우에만 자신들이 온전히 보호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고 터키 정부는 독일 귀화를 억제하는 정책을 변경함으로써 이 방화 사건에 대응했다. 동시에 터키 정부는 독일에 있는 최대 규모의 해외 이주자 공동체와의 연계를 강화하기를 원했다. 1995년 터키 정부는 해외 이주자들에게 선거권은 주지 않았지만 이들에게 과거에 터키 국민으로 누렸던 대부분의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터키 시민권의 포기를 용이하게 하는 핑크 카드를 도입했다. 그러나 터키 이주자들은 이와 같은 재외 시민권의 가치를 믿지 않았다. 따라서 상당수의 이주자들은 독일에서 귀화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터키 시민권을 포기했지만 다시 터키 영사관을 통해 재취득했다. --- p.131
전 세계적으로 하나 이상의 국가에서 시민인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그에 따라 점점 더 많은 수의 국가가 이전 국적을 포기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제6장 참조). 다중적 멤버십, 다중적 애착, 다중적 역할에 대한 이러한 사고방식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다양하면서도 종종 충돌하는 사회적 역할에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다는 근본적인 사회학적 통찰을 적용하는 것을 포함한다. 초국가적 방법론은 이와 같이 역할과 소속이 국가의 경계를 가로질러 확장될 수 있다고 - 상당히 그렇게 보인다고 - 간단하게 추가한다. 왜냐하면 사회는 국가의 영토적 범위에 의해 경계가 그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사고방식은 분석 단위를 그려내기 위해 다중적 멤버십의 ‘둘 다/그리고’의 논리를 고려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연구자들은 방법론적 민족주의의 ‘둘 중 하나/또는’의 논리를 거부함으로써 경험적 절차들을 넓혀놓는다. --- p.161
초국가화되는 시민사회의 형성에 이주자와 이들에게 유의미한 타인들이 어떻게 참여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출발점은 조너선 폭스(Jonathan Fox)의 ‘이주자 시민사회(migrant civil society)’ 개념이다. 이 용어를 통해 그는 ‘이주자 주도의 회원 단체와 공공 기관’을 이해한다. 이주자 시민사회는 모국과 정착국의 사람, 단체, 장소들의 틈새에 놓여 있다.
--- p.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