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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과 세상의 마지막 용

무민과 세상의 마지막 용

[ 양장 ] 무민 골짜기 이야기 시리즈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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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3월 2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0쪽 | 330g | 202*267*8mm
ISBN13 9791160266054
ISBN10 1160266050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인증번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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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은 무민을 마주보더니 작디작은 하얀 이빨이 줄줄이 난 작은 입을 짝 벌렸어요. 무민은 생각했어요.
‘화났네. 엄청 작은데도 화가 났어. 용이 나를 좋아하게 하려면 뭘 해야 할까? 얘는 뭘 먹을까? 그래, 용은 뭘 먹지?’
무민이 속삭였어요.
“내가 널 돌봐 주고 사랑해 줄게. 밤에 내 침대에서 자도 돼. 네가 더 커서 나를 좋아하기 시작하면 나랑 바다에서 헤엄칠 수 있을 거야…….”
--- p.8

무민은 병을 꼭 끌어안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계단으로 걸어갔어요. 들뜬 티를 내지 않으려고요. 무민은 용과 단둘이 비밀스럽게 며칠을 보내고 싶었어요. 그러다가 스너프킨에게 “짜잔!” 하고 보여 주면 얼마나 재미있겠어요!
무민이 살그머니 집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갑자기 나타난 미이가 호기심 넘치는 목소리로 소리쳤어요.
“너, 거기 들고 있는 거 뭐야?”
--- p.9

이제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어요. 이래야 했어요. 먼저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가 나중에 깜짝 놀라게 해 주는 거예요. 하지만 가족들과 같이 지내면 절대로 비밀을 간직할 수 없어요. 그러면 놀랄 일도 없지요. 다들 처음부터 알고 있으니까요.
무민은 작은 용처럼 화난 표정으로 천천히 말했어요.
“밥 먹고 강에 내려갈 거예요. 엄마, 미이한테 제 방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말해 주세요. 그 말을 지키지 않으면 알아서 책임져야 할 거예요.”
--- p.13

스너프킨은 즐겁고 신난 무민을 보자마자 알아차렸어요. 무민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얼마나 놀랄 만한 일이 생겼는지 말이에요. 그래서 스너프킨은 차분하게 말했어요.
“아니, 한 번도 만난 적 없어. 용은 없어. 세상에서 없어졌어.”
무민이 천천히 말했어요.
“어쩌면, 어쩌면 누가 유리병에 잡아넣은 한 마리는 남았을지도 몰라. 작디작은 초록빛 발에 금빛 반짝이는 용, 엄청 다정하고 어디든 따라다니는…….”
그러더니 무민이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어요.
“그런 용을 내가 찾았어! 나만의 작은 용을 찾았다고!”
--- p.15

“조심해, 용이 다치면 어떡해!”
“너는 용을 편드는구나! 그런데 쟤는 네 용이 아니야. 스너프킨만 좋아하니까 스너프킨 용이지!”
모두 할 말을 잃었어요. 무민은 탁자만 내려다보았어요.
“미이, 허튼소리 하지 마. 너는 주인한테 날아가!”
스너프킨은 이렇게 말하고는 훠이 소리를 내며 용을 쫓아내려 했어요. 하지만 용이 발 여섯 개로 스너프킨의 옷을 힘껏 붙잡고 늘어지는 바람에 재봉틀처럼 드르륵 소리를 냈어요.
스너프킨은 용을 집어 탁자에 내려놓고 정원으로 나갔어요. 용은 낑낑거리기 시작하더니, 꼬리까지 온몸이 잿빛으로 변해 버렸어요.
--- p.21

용은 스너프킨을 다시 만나 기뻐서 으쓱거렸어요. 스너프킨이 용을 떼어내며 말했어요.
“훠이. 저리 가. 집으로 가라고!”
하지만 스너프킨은 소용없는 줄 알고 있었어요. 용이 떠날 리가 없어요. 용은 뭐든 마음먹은 대로 하니까요. 그리고 스너프킨의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용은 백 년은 너끈히 살아요. 스너프킨은 멋진 자태를 뽐내는 작고 빛나는 용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지켜보았어요.
“너는 정말 아름다워. 너를 키우면 재미있겠지. 하지만 무민은…….”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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