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을 시작했다는 얘기를 들은 지 3년, 마침내 백두대간을 완주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때 ‘대단하다’보다 ‘당연하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도 장식이 형이기 때문이었다. 백두대간과 우장식, 어쩌면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단 말인가! 백두대간은 보통 사람으로서는 범접하기 어려운 존재이다. 더욱이 보령 사람이 백두대간을 타기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백두대간에 접근하는데만 보통 몇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한밤중에 출발해야 하는 날이 대부분이니 체력 소모가 클 수밖에 없다. 어지간한 사람은 산을 밟아 보기도 전에 지칠 일이다. 더구나 주말 밖에는 시간을 낼 수 없는 직장인에게는 더욱 힘든 일이다.
그래서 장식이 형의 백두대간은 남다르다. 특유의 뚝심과 한결 같음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사람을 품고 끝없이 믿어주는 마음 씀씀이 또한 백두대간 완주 배경이 되었음이 분명하다.
그동안 글을 쓰고 사진을 찍어서 한 권의 책으로 묶게 되었으니 내가 한 일보다 더 기쁘다. 마치 실록을 기록하듯 꼼꼼하게 적은 여정이 직접 산을 밟는 것처럼 생생하다. 기꺼이 집오리가 되어 날아가는 기러기에게 힘찬 축하 인사를 드린다. 더 멀리, 더 힘차게 나는 강철 날개 기러기가 되어 통일이 되는 날 향로봉을 넘어 백두산까지 모두 완주하시기를 기원하면서.
- 임병조 (지리학박사, 교사)
종주 내내 우장식 대원님은 카메라를 항상 메고 다녔다. 걷기도 힘들 텐데 하고 걱정도 했지만 그때마다 늘 평온하고 즐거운 모습이었다. 담백한 그런 마음이 남한 구간 백두대간의 아름답고 멋진 모습들을 사진에 담았으리라. 지금도 대간 어디쯤에서 어느 누군가 걷고 있을 것이다. 그 어느 누군가가 우리였다는 것, 나였다는 걸 느끼게 해준 우장식 대원님께 고마운 마음을 드린다.
- 이인우 (어쩌다백두대간팀 대장)
2014년 11월에 시작한 종주는 총 735.60km의 거리(들머리, 날머리의 접속구간 79.33km를 포함하면 총 821.93km)를 35구간으로 나누어 대략 한 달에 한 번씩 진행되었고, 2017년 7월에 미시령-진부령 구간을 끝으로 내가 걷기 시작한 지 32개월 만에 끝났다. 그 길에 내 발자국을 남겼다는 자부심과 함께 헝클어진 머릿속을 정리하는 데는 걷는 것이 최고라는 교훈을 남겨 주었다. 우수마발을 남길 수 있는 기회를 준 백두대간 종주 동료 우공愚公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 이재문 (어쩌다백두대간팀 대원)
특공 중대장 출신으로 덩치만큼 마음이 하해와 같은, 산행 후 막걸리 1병을 한잔에 들이킴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모두의 피곤함을 날려주는 오마루의 영원한 큰형님 재문 님, 배낭에 더하여 덩치 큰 카메라를 메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홍길동이 따로 없는 백만돌이 에너자이져 우리 팀의 일거수일투족과 풍경을 앵글에 담아준 우공, 대간 종주를 기획하고 선 경험을 토대로 우리 팀의 안전 산행과 길잡이 역할을 솔선하며 위기 때마다 “기냥 가는 겨!” 이 한마디로 상황을 정리하며 특유의 추진력을 보여준 영원한 등반대장 작은 거인 인우 님, 오르막에 약한 내가 뒤처질 즈음 소리 없이 다가와 말동무를 해주며 구수하고 토속적인 입담으로 귀를 호강시키고 가끔은 불가사의한 천리안으로 숲속의 귀물 버섯을 찾아내는 신통력을 가진 만물박사 학원 님, 돌이켜 보면 3차에 걸쳐 속된 말로 땜방으로 조직된 팀이라고 보기에는 완벽해도 너무 완벽한 팀웍 덕분에 더욱 의미 있는 산행이었고 간절히 원했던 산행이었기에 대간 종주는 내 삶의 변곡점이 된 것만은 분명하다.
- 조진행 (어쩌다백두대간팀 대원)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일 중의 하나가 백두대간을 걷는 다섯 사람 중의 한 사람으로 참여한 일이다. 한 달에 한 번 산행하는 일정을 다섯 사람이 맞춰야 하는데 지금까지 별 무리 없이 진행했고, 운전을 담당한 날은 대천에서 산행지까지 왕복 네다섯 시간에서 여덟아홉 시간을 견뎌야 하는데 아무 탈 없이 진행해 왔고, 한번 산행을 시작하면 20여㎞의 짧지 않은 길을 걸어야 하는데 마음속으로 서로 격려하면서 묵묵히 걸을 수 있는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행복! 봄이면 노루귀, 복수초, 얼레지, 은방울꽃, 진달래 등의 아름다운 꽃들을 만나고, 여름이면 신록을 스쳐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노루궁뎅이 버섯을 만나는 행운도 누려보고, 마귀할멈퉁시바위 위에서 김밥을 먹으며 오전에 걸어왔던 유장한 가을 산의 능선을 말없이 내려다보고, 무릎까지 푹푹 빠지며 눈을 헤치고 올라 눈도 제대로 뜰 수 없는 칼바람 속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던 남덕유산의 추억도 든든한 네 분과 함께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이학원 (어쩌다백두대간팀 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