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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밤 내가 읽은 문장은 사람이었다

지난밤 내가 읽은 문장은 사람이었다

시인동네 시인선-149이동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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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4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120쪽 | 180g | 125*203*8mm
ISBN13 9791158965082
ISBN10 115896508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그는 기차를 타고 있다. 문 너머 퍼즐 조각 같은 자잘한 논과 밭이 보인다. 식칼 같은 햇볕이 문틈으로 깊숙이 찔러 들어온다. 햇볕이 땅을 밟고 있는 시선과 마주친다. 그는 문의 시선을 찾아 두리번거린다. 서로 다른 문이 마주 보고 있는 길이 보인다. 문이 닫히면 문 뒤로 손 흔드는 사람 보이고, 열리면 보이질 않는다. 문이 열리자 회색빛이 너울대는 문 앞에서 울음을 터뜨리는 사람, 웃음을 참는 사람이 허그를 하고 있다. 문이 등을 보일 때는 우는 사람 내보내고, 가슴을 내밀 때 웃는 사람 내보낸다. 그는 문 등에 올라탄 것도 아닌데, 흙을 밟은 것도 아닌데, 그는 한번 열리면 영원히 닫히지 않는 문 앞에 서 있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는 믿음처럼.
--- 「문은 시선이다」
――――――――――――――――――――――――――――

상처는 만질수록 커진다고 누가 말했다. 사물의 맨 끝이 아픔 없이는 말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번들거리는 요기로 벗은 몸을 할짝거리는 달빛은, 어릴 때 발에 채이던 돼지 불알처럼 팽팽하게 달려오고, 탁구공처럼 이리저리 반복되는 일상에, 머리를 자른다고 슬픈 마음까지 자를 수 없기에, 고요한 쉴 곳을 가지고 싶어, 그곳으로 가지 않으면 세상의 괴로움을 안아야 한다기에, 움직이지 않는 마음이 몸도 따라가지 않듯, 노을을 보며 꿈틀대는 뿌리를 의식하는 것이 필연이라면, 섹스는 잠시 밀려오는 아슬아슬한 허무감이겠지, 싱그러운 마음을 비추는 것이 부드러움에 스며들고, 굵은 눈발이 어깨에 앉을 때마다 꽃잎이 투?욱 하고 떨어지듯, 누리고자 품는 방식이 은유적이라면, 이 망할 놈의 햇빛 곱기도 해라!
--- 「겨울의 반전」
――――――――――――――――――――――――――――

필론의 돼지처럼
잠자고 있는 것을 흉내 내고 있는데
벌 한 마리 방 안에 들어와
머리 처박다 떨어졌다 다시 처박는데
열려 있는 문 보지 못하고 창호지만 두드리다
어느 사이 빠져나갔는지 모른다
의식이란 스스로 발라놓은 창호지 같아
진실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진실이
나의 진실이 아닐 수도 있는데
하늘 높아 보일 때 사람들이 외로워 보여
높은 것을 싫어하듯
내일을 말하지 않는 사람 곁에서
석 달을 넘기지 못하고 떠나듯
돼지는 뒷걸음질 치며 악을 쓰고 있다
용서할 거리가 없다고 우기는 사람에게
용서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 「필론의 돼지」
――――――――――――――――――――――――――――

태어나서 누군가에게 이긴 적이 없는 얼굴, 상대에게 의존하면 반드시 불행을 부른다는 직감을 믿는다. 우주가 이끈다는 자신감, 슬픈 꿈처럼 비가 내리고, 양파 같은 너의 맨발이 감자처럼 노란 발가락 사이를 열고, 반디의 무수한 불빛들이 이교도 무리처럼 은밀하게 명멸하고, 미확인된 비밀을 봐버린 것만 같이, 뒤집힌 배처럼 흰 속을 드러내는 잎사귀들, 장마 뒤의 비릿한 냄새가 마당에 가득하고, 한낮의 연약한 그늘 속에서 누구를 기다리거나, 요람 속의 아기거나, 거름 내 나는 보잘 것 없는 풀꽃들이거나, 그 현기증은 서늘하고 어두운데, 그 얼굴은 햇살을 받아 허공에서 설탕 녹아내리듯 가슴이 미끄러졌다. 상추로 싼 밥을 밀어 넣을 때 막막한 표정처럼, 함부로 뭉친 머리카락이 푹 젖고, 문 없는 뫼비우스의 띠 같은 울타리, 달빛 아래 마주한 하얀 빨래에서 느끼는 전율, 밖을 나서기 전 내 몫이라고 손에 쥐어주는 한 움큼의 한숨, 그걸 한나절 시간 위에 올려놓고 데굴데굴 굴리면서 기다렸다. 그 얼굴은 어둠을 빨아들여 언덕을 굴러다니는 눈뭉치로 부풀어, 달팽이가 되어 껍질 속에서 잠만 자고 있는 그 얼굴을 지우고 싶다.
--- 「그 얼굴을 기억하고 있다」
――――――――――――――――――――――――――――

푸른색이 오로라처럼 엉겨 있고
고개 숙여 밑을 보니 푸른 물이 발가락을 물고 있었다

순간, 감이 좋았다

푸른색이 말문을 튼 채 주고받는다
“색정이 뭔지 알아?”
“생사의 마음이잖아”

파란 불빛이 터지기 시작하자
숨어 살던 이끼들이
꽃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맞닿은 다리 위엔 푸른 경계의 흔적만이
참과 거짓을 구분하듯

저 너머엔 선도 아닌 것이
저 너머엔 길도 아닌 것이
의문의 꼬리를 물고 달려들고 있었다

여우의 눈빛을 닮은 푸른 그림자가
유성처럼 떨어지자 등 위에 타고 있던
아라한이 말문을 틀려고 하는

순간, 푸름은 바다 위로 떠올랐다
--- 「오필리아」
――――――――――――――――――――――――――――

당신에게 가기 위해선 당신 문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하지만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내가 죽어야 문이 열린다는 것을
땅에서 바람으로 하늘에서 구름으로 만들어져 온 것
그 속에 당신의 무늬가 있다는 것을 압니다.
당신에게서 연분홍 감정이 피어 나오는 것은
깊은 향기를 내는 제 뿌리입니다.
땅의 울림에서 깊숙이 박혀 있는 뿌리, 그것은 씨앗의 뿌리입니다.
당신의 목소리는 깨달음의 울림이고, 그 울림은 맑습니다.
그 맑음은 향기입니다.
차를 서너 사람이 마시면 그저 맛을 보는 정도이고,
둘이 마시면 잘 마시는 것이라 했습니다.
마음이란 이렇듯 마주 보고, 앉으면 따뜻해지고,
넉넉해지고, 미소가 번집니다.
줄기에 달린 등을 뿌리가 보듬어 안고 있는 한
당신 같은 멋진 문장은 태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 「금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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