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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의 눈사람

여름밤의 눈사람

황금알 시인선-227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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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4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91189205904
ISBN10 1189205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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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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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랑방귀 뀐 분들」


서둘러
땅 구석구석 깨운 분들

홀아비바람꽃며느리밥풀꽃각시붓꽃족두리풀꽃범의꼬리제비꽃냉이꽃영아자풀금불초털쥐손이풀바람꽃노랑미치광이풀복수초꽃다지

봄내
터주께 알랑방귀 뀐 분들 다
내 뿌리다

―――――――――――――――――――――――――

「달천 갈대」


자갈 한 톨이라도 더 움켜쥐고 싶어서
뜨거운 별똥을 받아내야 했다

하루 수만 번 쓰러지고 일어나며
마디는 속을 텅 비웠다

벼락과 태풍의 등줄기를 견딜 때
바람 갈라지는 소리를 들었다

흔들리며
흔들리지 않았다

무시로 혀 내밀어 허공을 핥으면서
누구도 못 알아듣는 말 중얼거렸다

달천 둔치
몽당발이가 다 된 갈대

절뚝거리며
낮달 한입 물고 간다

―――――――――――――――――――――――――

「여름밤의 눈사람」


눈사람을 만든다
눈 위에 눈
비뚤어야 사람이라는 눈이라는 사람
꼿꼿이 세워도 지축을 품고 살아
삐딱하게 당당하다

저쪽으로 넘어갈 몽당발 하나 마련하지 못한
펑퍼짐한 얼굴이 아른거린다

이리저리
눈 코 입 뜯어고쳐 본다
다듬으면 뭉개지고 고치면
녹아내리고 마는 액자 속 액자
그 속에서 웃고 있는 너

눈 크게 뜨면 사라지고 말
이글이글
밤새 눈 속을 달구는 사람

그릴 수 없는 것을 그리고 싶어서
환한 밤중
타버린 숯덩이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다
다 녹아서 뜨거운 너

훅!
나를 빨아들인다

―――――――――――――――――――――――――

「먼지, 눈부시다」


보도블록 틈에 민들레 피었다 단번에 날아올라 점점이 허공에 빠진다 가창오리 떼다 구름이다 은하수다 하늘이다 우주 하나 바싹 마르고 있다

소리 없이 일어나야 해 맨몸으로 날아야 해 억수의 정자가 난관을 헤엄쳐 건너듯 너 있는 곳으로 모두 일어나 뽀얗게 들끓어야 해 재채기하고 콧물 흘리고 눈머는 바람 인생은 흙이야

살아있는 자국이다 그냥 냅둬라 손가락으로 휘적거리던 한 움큼 살비듬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그는 손을 내젓는다 세상에 제 것이라고는 스스로 싸놓은 것밖에 없다고 제 것 가지고 놀던 아기가 되어 가는 것인가 비낀 햇살이 얼굴을 붉힌다

흔적 없이 나타나는 거꾸로 솟구치는 벌렁 고꾸라지는 발칵 뒤집히는 끊임없이 꼼지락거리는 …… 침묵시위다 무한도전이다 거침없는 자기현시다……
문이 열리고 햇살 쏟아지자 유유히 사라지는 춤꾼들

앞마당에 오랜 수묵화 한 점 바람이 꽃잎 뿌려 산수화를 앉혔다가 내린다 햇살이 느린 붓끝으로 빈자리를 이글이글 채워나간다 버찌가 덕지덕지 분칠하며 궤변을 수놓자 빗방울이 박박 문질러 뭉갠다 가지만 남아 떠는 밑그림을 하얗게 지운 날이다 다 지운 눈 속에 수묵화 한 점 오슬오슬

―――――――――――――――――――――――――

「억새」


바람과 모로 서 봐
억새대궁 이빨로 물고 눈을 감아봐
양손으로 귀를 막으면서
입술을 살짝 떼어 봐

순간
어떤 신도 구원할 수 없는 대궁의 허기진 몸부림이
격렬한 선율을 토해냈어
정수리에서 등골로
바람의 갈기가 스치는 곳마다
꽃이 돋았지
하늘은 금세 동강이 났고
조각난 파편들이 먹구름에 꽂히면서
거침없이 두들기는 난타
꼭 감은 눈 속으로 왈칵 덤벼드는
너의 눈빛이었어

잎이 필 겨를도 없이 꽃부터 밀어 올리는 봄밤
너의 폐부에서도 폭동이 일고
너의 살점도 떨고 있었겠지

별을 지운 먹구름 속으로
바람은 짐짓 음악을 휘몰아 사라졌지
거덜 났던 몸뚱이는 사태 난 꽃자리의 불덩이 삭히며
뚝 멈춰선 대궁의 침묵에 숨이 조여 오는데
후드득 새삼 굵어지는 너의 숨결
대궁 끝에서 물구나무를 서는 소리
바람 한번 바뀌면 헛것이 되었다가
헛것이 불쑥 신비를 길어 올리는
귀신 씌운 너의 웃음이 쏟아졌지

겨울 강을 건넌 빈 가지에 억수의 잎맥들이 굼실거리듯이 태풍과 천둥을 견딘 대궁 속에 신들린 노래가 살아 나도 모르게 내 명치 속에 숨어 사는 바람꽃을 깨웠어

들큼한 바람이 참을성을 건드려도
가슴 설렐 일 없는 밤
허연 머리칼 날리는 억새 대궁 꺾어
입에 물어보는 참이야
흐릿한 소야곡 한 악절
금세 쏟아질 것 같아서

―――――――――――――――――――――――――

「신기루」


바람 분다
흔적 모조리 지워진다

수시로 미끄러지는 뒤꿈치
사방 툭 터져야 더 선명한 당신

히잡을 둘러쓰고
해를 등져야 할까?

누비옷을 걸치고
별을 좇아야 할까?

허공누각 기웃거리다가
흔적없이 타버리는 숨

어디를 디뎌도 길인데
어디에 닿아도 한데다

알까?
당신이 부른 이 길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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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우는 이미지와 현실적 상황을 알차게 마무리 짓는 솜씨가 뛰어나며 소재를 자기 나름으로 해석하는 데서 믿음직함을 느낀다. 「여름밤의 눈사람」은 바깥에 드러나는 현실이 고집스럽게 당당해도 이것을 이미지로 풀어내는 데는 눈사람이 가장 어울리는 것 같다. 눈사람은 “꼿꼿이 세워도 지축을 품고 살아/ 삐딱하게 당당하다”는 정신이 이 작품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것은 시를 쓰는 사람에게는 참으로 힘든 작업이 눈 코 입을 바로 잡는 일이고 또한, 이 작업은 “녹아내리고 마는” 일이므로 도전과 극복의 세계는 한없이 멀기만 하다. 눈사람이라는 시각적 이미지가 작품을 조형적으로 생동감 있게 그려준다.
또한 「거미」는 우리의 일상의 모습처럼 무거운 일상을 견디는 자의 삶을 비유적으로 그리고 있다. “외롭다는 것은 한 우물을 파고 있다는 것/ 기다림이 길다는 것/ 난관과 난관을 건너가는 것”이라는 서술에서 우리의 기다림이 잔혹해지는데, 그러나 4연과 5연에서의 시각적, 청각적 심상이 어울리면서 거미가 노리는 것은 ‘징소리 같은 중심’이거나 ‘줄 하나로 얻는 천하’ 쯤으로 거대하게 생각해볼 수도 있다.
- 이수익 (시인)
이일우의 시는 서정의 힘을 탄탄하게 경영하면서도 잔잔한 호소력을 갖고 있다. 시 「서울 동백」은 서울로 유배당한 모든 꽃에 대한 조사弔辭라 할 수 있다. 인공의 불빛은 꽃의 의지와 상관없이, 도시를 장식하는 엑스트라로 동원되어 혹사당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붉음이 사무쳐서 피를 끓이고/ 그 피 사무쳐서 무덤이 된 꽃”처럼 꽃은 절정에서 죽음을 잉태하고 무덤이 된다. 그러나 마지막 연에서 도시의 불빛 아래에서도 목련꽃이 필 때쯤, “마른 그늘에 말을 걸고 싶어서 갸웃거리”며 죽어서 다시 살아나는 초록의 희망을 놓치지 않고 재생의 기쁨을 암시한다.
시 「감」은 방언으로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종결어미랄 수 있는 ‘잉’이 주는 음색은 ‘감’과 상응하면서 묘한 여운을 불러일으킨다. “그 속에서 감은 새우잠에 든 태아처럼 포실했다”와 “야야, 후딱 장가나 가라∼잉” 재미있게 감응한다. 장가 못 간 화자가 새우잠에 든 태아 같은 감을 바라보고 있는데, 어머니가 장가가라고 재촉함으로써, 무의식에 잠자고 있는 아이 하나가 태어날 것 같다. 이일우는 말을 다루는 솜씨가 능숙하고 현실과 서정에 뿌리를 내린 내공이 탄탄하다.
- 김영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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