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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털로 이루어진 해변이라든지, 처음 칠 때는 음이 안 맞고 두 번째 칠 때 음이 맞는 피아노라든지, 네 영혼에게 육체가 씌워질 때 정말 별의별 영상들이 다 보였지? 그건 모두 이 ‘신성한 빛’이 보여주었던 거야. 네 영혼이 여기에 접촉하면 저절로 영상들이 떠오르지.”
--- p.29 “잘 들어. 네가 몇 번 발을 내딛든, 넌 유한한 거리를 이동한 거야. 매번 발을 내딛을 때마다 네가 밟아온 숫자의 개수는 하나씩 계속 늘어나겠지. 근데 네가 그 과정을 아무리 반복해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계속 반복해도, 넌 그걸 유한 번 반복한 거야. 무슨 얘기인지 알겠어? 네가 몇 번 발을 내딛든, 넌 유한 번 발을 내딛은 거야. 밟아온 숫자의 개수가 몇 번이고 늘든, 유한대만큼 늘은 거야. 유한한 속도로 이동하고 있는 그 상태를 네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하든, 넌 항상 유한한 거리로만 이동하게 되는 거라고! --- p.66 네가 아무리 작은 물체를 떠올려도, 너는 ‘유한히’ 작은 물체를 떠올린 거야. 그리고 네가 아무리 그것보다 작은 물체를 떠올린다 해도, 아무리 그 과정을 반복하여도, 설령 ‘끝없이’ 반복한다 하여도, 너는 절대 ‘끝없이 작은’ 것에는 이를 수가 없어. 몇 번을 해도, 아무리 작게 해도, 너는 계속 ‘유한소’만 떠올리는 거야. 무한소에는 이를 수가 없다고. 왜? 너는 유한소의 존재이니까. 유한대의 존재이자 유한소의 존재지. 무한히 걸어도 무한대에는 이를 수 없는 유한대의 존재이자, 무한히 작아져도 무한소에는 이를 수 없는 유한소의 존재. 그게 너야.” --- p.90 알록달록하고 흐물흐물한 배경. 십 초면 한 바퀴를 돌 수 있을 정도로 자그마한 행성들. 허공에 떠돌아다니는 칵테일 잔. 어안이 벙벙해져 입만 벌리고 있는 소년에게 신사가 잘난 듯 선언한다. “무한소의 세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 p.184 |
우리의 시공을 초월한 무한대의 세계
그 무엇보다도 거대한 무한대 앞에서 우리가 알던 상식은 끝난다! 눈부신 수적 상상력이 펼쳐낸 무한대와 무한소의 놀라운 세계! 당신이 알던 진리와 상식을 송두리째 깨뜨리는 젊은 소설가 이상우의 무한 세계 탐험기 누나를 찾기 위해 이세계로 향한 ‘소년’과 절대자인 ‘신사’가 빚어내는 환상적인 초대, 이곳에서 독자가 알던 보편적 진리는 더 이상 진리가 아니다! “저게 ‘메디아 인피니타스’인가요?” 소년이 묻는다. “그래. 지금 우리가 향하고 있는 빌딩은 도시의 중심에 있지. 한가운데에 말이야.” 소년은 고개를 끄덕이며 눈에 비치는 광경 하나하나를 소중히 살핀다. 나비 떼를 유심히 관찰하던 소년은, 곧 그것이 사실 나비가 아니라 숫자임을 깨닫는다. 검은색 테두리를 지닌 투명한 날개라고 생각되었던 것은 숫자 ‘3’이 두 개 모여 만들어진 날개였고, 나비의 몸통은 가느다란 모양의 숫자 ‘1’이었다. 두 종류, 세 개의 문양으로 형성된 숫자 나비는 양쪽의 ‘3’을 펄럭이며 날아다닌다. 나비 아래로 보이는 도시의 절경은 새하얗다. 햇빛이 반사되어 나오는 그 눈부신 광채에 소년의 눈이 매료된다. “왜 지금까지 이런 걸 감추고 있었어요?” 그는 감탄에 빠져 묻는다. “아니야.” 신사는 그를 돌아본다. “널 감춘 거지.”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