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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저녁의 말들

흐린 저녁의 말들

반걸음 시인선-6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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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4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180쪽 | 270g | 128*205*12mm
ISBN13 9791196396978
ISBN10 119639697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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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게 하늘을 날아가는 두루미는
모든 힘을 저 가파른 허공에 쏟아붓는다

한 철 집을 떠나며
허겁지겁 밥을 먹는다
두루미 울음이 목에 걸린다
--- 「두루미」


붉나무는
봄에도 붉나무다
푸른 잎 무성한
여름에도 붉나무다

찬 바람 쓸고 가니
붉나무 붉어진다
얼어붙은 붉나무 잎
서릿발도 붉다

붉나무 가지가지
고요히 잠든 벌레들이
죽은지도 모르게 죽고
태어난지도 모르게 태어나고

붉나무 붉은 그늘
멧새가 죽어 있다
홀로 사는 새는
가슴이 붉어져 운다
--- 「붉나무」


내 영정을 들고
내가 걸어가네
석탄가루를 뒤집어쓰고
부르르, 주먹을 쥐었다 펴면
핏빛 햇살 한 줌
저기 떨어진 내 머리
저기 끊어진 내 몸통을
내가 끌고 가네
맑게 빛나는 내 눈이
차갑게 감긴 내 눈을 보네
내 영정에 양복을 입히고
파란 넥타이 꿈을 동여매고
울먹울먹 절하네
스물다섯이 되지 못한
내가 먼저 가네
차마 돌아서지 못한 나를 안고
내가 울며 붙잡고 있네
--- 「청년 김용균」


서울 지하철 스크린도어에는
시인들의 시가
너도나도 적혀 있다

시인이 되지 못한 시민들과 시인이 된 시인들이
스크린도어에 시를 적어 낼 때
스크린도어 하청업체 수리공은 시문(詩門)을 열었다

수리공의 월급이 일백사십만 원이다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컵라면을 가방에 넣고 다닌다
거기 광고판이 연간 20억이다
지하철 시가 스크린도어 게재 작품으로 선정되면
신사임당 지폐 한 장 오만 원을 준다

시 한 편이 스크린도어에서 빛날 때
노동자의 입이 자물쇠 구멍으로 보인다
난간에 선 시가 멈칫거린다
--- 「피의 스크린도어」


30년 전에 야간고 실습생 영국이는 나사를 깎았다.
아침까지 일을 해야 되는 건 영국이뿐이었다.
영국이는 태핑기에 장갑이 끼였다.
손가락이 잘린 채 그대로 죽은 듯이 엎드려 있었다.

30년 후에 특성화고 민호는 기계에 끼여 죽었다.
민호와 영국이는 혼자 작업을 했다.
30년이 가고 다시 30년이 와도 영국이는 엎드려 있다.
30년 후에 민호가 죽어서 엄마의 통곡 앞에 누워 있다.
---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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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노동과 노동으로만 이어지는 매일매일을 견뎌야만 살 수 있는 사람들. “목숨은 멈출 수 있어도 공장은 멈출 수 없는” 과로사를 각오해야만 겨우 살아 있는 사람들. 이 시집은 그런 사람들 “열 시간 동안 컨베이어벨트에 걸려 있다 풀려난” “살 뜻은 모으지 못하고 죽을 뜻만 모으며” 영혼과 미래까지 끌어다 바쳐야만 겨우 살아 있을 수 있는 ‘나의 나인 그대들’과 연대하는 시집이며 그런 사람들의 부르튼 입술, 부서진 발등, 죽은 멍, 피눈물과 ‘찬란한 고통’의 스크럼을 짜고 다 함께 인간 이하도 이상도 아닌 ‘인간으로 가자’고 외치는 노동운동가(歌)이며 한편 우리가 떠나온 고향의 서사를 다시 발굴하고 복원하는 발견기(記)이다. 청년 노동자 전태일이 떠난 지도 50년이 넘었다. 그는 자신이 그렇게 죽을 줄 알았다. 아니 그는 이렇게 살아 있다. ‘내 목숨은 내가 태워 사르리라’는 결기 있고 확고한, 노동자이면서 시인인 임성용의 목소리로.
- 안현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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