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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운동의 세계사적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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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운동의 세계사적 배경

: [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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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2월 2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536쪽 | 896g | 153*224*35mm
ISBN13 9788946059481
ISBN10 8946059486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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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로의 이행은 기존의 정치체제가 그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자각을 동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 도입된 민주주의적 방식 또한 그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과적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고, 그 결과 민주주의를 뒤틀거나 또는 우회하는 길을 찾는다. 아니면 그리스의 사례에서 나타나듯이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민주주의의 틀 속에서 서로의 기득권을 보장해주면서 정체나 위기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 p.35

대만은 성공적인 민주적 전환과 공고화 과정을 거쳤지만 국내에서 통제할 수 없는 ‘중국 요소(China factor)’가 잠재적인 갈등으로 상존해오고 있다. 또한 중국이 대만에 경제적 지원을 하는 것은 통일을 하기 위한 공산당의 정치적인 계산 때문인데, 이러한 경제적인 지원은 중국에 대한 호감도로 이어지기보다 사회적 갈등과 젊은 세대의 자주적인 대만관을 증폭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향후 대만의 민주주의에서는 ‘중국 요소’가 다시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p.86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 이행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공고화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제도적·절차적 차원의 민주주의뿐만 아니라 이것이 실질적으로 운영되는 과정에서 민주주의라는 ‘게임의 법칙’이 내면화되고 정착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태국은 1992년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 이행 과정의 제도적·절차적 민주주의를 넘어 공고화로 진입하려는 단계에서 민주주의의 위기가 발생했으나, 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2006년 발발한 군부 쿠데타로 인해 민주주의의 퇴보를 경험했다. --- p.139

헌팅턴의 민주적 전환 유형에 따라 필리핀은 야권이 주도해 민주적 전환을 쟁취한 ‘대체’로, 한국은 집권 세력과 야권이 연합해 민주적 전환을 성취한 ‘전환’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민주적 전환 이후 민주주의 이행 과정에서는 유사한 측면과 상이한 측면이 동시에 발견된다. 두 국가 모두 반독재 민주화 투쟁의 과정에서 연합했던 세력들이 민주적 전환 이후에 분열되는 양상을 보였다. 그 결과 민주주의 이행 과정에서 민주 세력이 단일한 목소리를 내는 데 실패했으며, 이는 민주주의 공고화의 길을 험난하게 만들었다. --- p.187

아르헨티나 민주주의 공고화의 문제는 정치권 내 지배적인 세력인 페론주의가 인물 중심의 전근대적인 양상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에 기인한다. 이전 아르헨티나 정치는 큰 그림에서 군부와 노조의 대립으로 설명되었다. 민주주의 전환 이후 아르헨티나는 군부라는 한 축이 무너지면서 극단적인 대립과 사회 갈등, 정치 폭력은 더 이상 사라졌지만 대신 정치적 발전도 어려워졌다. --- p.249

엘리트들을 중심으로 한 타협과 협정은 순탄한 민주주의 경로를 가능하게 하는 필수 요소이긴 하지만 이로 인한 대가도 치러야 한다. 엘리트들 간의 담합과 부패, 불평등으로 인한 경쟁력 저하는 그 대가 중 일부다. 성공적인 새로운 민주주의는 통합을 위해 약한 시민사회와 낮은 시민 참여도라는 대가를 치러야 했음을 스페인의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p.302

그리스의 경우 온건화를 채택한 정치 엘리트들 사이의 정책 수렴은 정치 과정을 상대적으로 안정시킨다는 점에서 한국이 참고할 만한 교훈을 준다. 그러나 안정을 위한 지나친 타협은 기득권 세력의 온존과 부패의 연속으로 이어져 근본적인 개혁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한국도 학연, 지연, 출신을 따지는 문화와 엘리트 동맹이 심각하다는 점에서 그리스 사례를 반드시 참고할 필요가 있다. --- p.349

권위주의적 통치 체제, 국가에 대한 낮은 신뢰, 후견주의적 정치 문화, 총체적 부패, 시민사회의 부재 등은 러시아 민주주의 이행의 비관적 전망을 뒷받침하는 현상들이다. 현재 러시아의 권위주의 체제는 상당히 공고화된 상태이며 더욱이 소비에트 시기부터 뿌리내려왔던 후견주의적 정치 문화는 총체적인 부패의 배경이 되고 있다.

헝가리를 비롯한 비셰그라드 회원국은 전환기 정치·경제·사회의 동시적 체제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행했고 서방의 주요 경제·안보 협력체인 EU와 NATO에 가입했다. 이로써 냉전시대에 한때 공산주의 국가로 불렸던 동유럽 국가는 시장 자본주의와 민주적 공고화를 성공적으로 달성했고 현재는 EU 회원국으로서 다양한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시적인 성과와 달리 최근 서유럽의 정치평론가들은 동유럽의 민주주의가 다시 퇴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 p.455쪽

높은 불가측성을 나타낸 아랍의 봄 혁명과 민주화운동 사례를 비춰볼 때 이슬람 문화주의나 아랍 예외주의 접근법은 오류로 드러났다. 안정적으로 보이던 아랍의 장기 독재 정권이 갑작스럽게 붕괴한 것은 혁명의 우발성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역사적 사례이기 때문이다. 2011년 아랍 세계의 시민들도 1979년 이란의 샤와 1989년 동유럽 공산주의 정권을 무너뜨린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기회 앞에서 정치적 비용과 혁명 성공의 혜택을 저울질하고 민주화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 p.504쪽

하지만 민주주의란 시민의 대표를 자유롭고 공정하게 뽑는 정치적 기재이지 경제를 효과적으로 살릴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 오히려 민주주의는 명령 하달식의 권위주의 체제보다 경기 부흥에 취약하다. 특히 신흥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기대감에 부푼 시민들의 다양한 요구에 귀 기울여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 p.490쪽

이 책이 다룬 여러 나라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저항의 정신만으로는 민주주의 공고화를 이루기 힘들다. 정치적 권위가 사라진 상태에서 느껴지는 도도한 혁명적 해방감에 도취된다면 정치적 자유를 성취하기는 불가능하다. 오늘날 정치사상적 흐름은 대체로 공산주의까지도 자유주의의 한 형태로 이해하고 있다. 둘 다 인간 해방에 목적을 두지 않았는가. 자유주의나 공산주의를 표방하는 나라들은 모두 ‘민주주의’를 내세우지 않았는가. 일견 이념적으로 대단한 차이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였던 정치적 사물들이 사실상 같은 뿌리의 정신으로부터 나왔다는 점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 p.533쪽

현재 한국에서 민주주의의 공고화를 성취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정치적 권위의 수립이다. 저항적 민주주의 운동을 거친 후 3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유독 정치적 권위에 대한 신뢰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지만, 필자는 한 가지만 지적하고자 한다. 한국 정치사에서 자유의 문제는 주로 권리의 문제로 다루어졌다. 권리의 쟁취가 사람들에게 주요한 관심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 p.534쪽
--- p.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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