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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변신

여왕의 변신

[ 문고판, 개정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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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4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260g | 113*188*15mm
ISBN13 9791196595296
ISBN10 1196595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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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인귀의 아내는 살코기 요리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정확하게 말해 동화들 속에서 여자들에 대해(물론 남자들에 대해서도) 말할 때, 그것이 전혀 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이 생각은 분노, 경악, 의문들과 함께 보다 복잡한 온갖 종류의 다른 생각들로 이어졌고, 그러자 그 동화들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살아나기 시작했다.
--- p.8

식인귀의 아내는 살코기 요리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는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 살 냄새가 집안을 가득 채우면, 더는 숨 쉴 맑은 공기가 없으면 그녀는 속이 답답해서 견딜 수가 없다.
--- p.17

이튿날, 여자는 다시 벽장을 열고 장화를 꺼내 그 안에 자기 발을 넣어본다. 실은 요정들인 그 장화는 곧 그녀의 발가락, 발뒤꿈치, 발목을 따라 더듬거리며 그녀의 피부로 점점 다가오더니 새로운 발, 식인귀 아내의 발 윤곽에 맞춰 움직임을 멈춘다. 그녀가 바깥으로 나간다. 그녀가 한 걸음 내딛자 벌써 정원 건너편에 와 있다. 또 한 걸음을 내딛자 숲 가장자리에 도착해 있다. 그러자 식인귀의 아내는 크게 심호흡을 하고, 움추렸던 어깨를 활짝 펴고, 가느다란 허벅지를 똑바로 편다. 그녀가 갑자기 펄쩍 뛰어 숲 위로 날아오른다. 그녀가 난다 한 걸음에 십 리를 가는 장화를 신고 숲 위를 날아간다.
--- p.48

“젊은이.” 왕비가 두 형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말했다. “내 당신에게 내 딸을 주겠소. 당신이라면 내 딸을 교육시키고 내 왕국을 구할 수 있을 거요.” “왕비님, 저는 따님과 결혼하지 않을 겁니다. 공주님의 마음은 유리장신구인 반면, 제 마음은 납처럼 무거우니까요.” “왕국은 넓고 깊은 바다와 같아요. 거기서 나아가기 위해서는 마음 따윈 코르크 마개 이상의 가치도 없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왕비님. 마음은 결코 부서지지 않는 유일한 방향타입니다.”“젊은이, 당신은 지금 왕국을 거절하고 있어요.”
--- pp.82-83

왕비가 어린 딸을 요람에서 들어 올려 품에 꼭 안고는 마녀를 향해 돌아서서 외쳤다. “당신의 예언은 옛날 거예요. 내가 백 년 동안 잤으니 그걸로 됐어요. 가세요, 당신하고는 더 이상 볼일이 없으니.” 그러고는 조정을 향해 돌아서서 웃으며 말했다. “바늘에 손이 찔린다고 해서 잠이 들지도 않고 왕자를 본다고 해서 깨어나지도 않아요. 반면에 왕자를 보는 바람에 바늘로 자기 손을 찔러 백 년 동안 잠이 들 위험은 분명히 있죠.”
--- p.103

왕과 왕비, 그리고 그들의 딸은 변두리 임대아파트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나는 최근에 그들이 이 마지막 거주지마저 버리고 거리를 떠돌아다니며 방랑자로 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들이 매일 서로 사랑하고, 해가 작은 지방도로 위로 뉘엿뉘엿 내려오는 저녁이면 황금빛 들판이나 파도가 치는 절벽 가장자리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그 옆에 앉아 그들의 삶을 장식한 이상한 사건들을 떠올리며, 그 길고 설명할 수 없는 몽환을 떠올리며 재미있어한다는 것을.
--- pp.103-104

빨간 바지는 성장하면서 힘도 세지고 지혜도 많아졌다. 어머니는 빨간 바지가 새벽녘의 어둑어둑한 오솔길도, 해 질 녘이면 이상한 유령들을 끌고 다니는 안개도, 무시무시한 광기로 울부짖는 바람도, 너무나 슬퍼 가슴을 찢어 놓는 비도, 모든 것의 종말을 이야기하는 폭풍도 무서워하지 않게 가르쳤다. 빨간 바지는 소용돌이치는 물과 폭포 속으로 뛰어들었고, 높디높은 나무 꼭대기로 기어올랐다. 곧 강하고 튼튼한 여자였던 어머니처럼 능숙하게 세월이 망가뜨린 지붕을 고쳤고, 서리나 뙤약볕이 황폐화시킨 밭을 일궜으며, 담을 어찌나 단단하게 쌓는지 그 무엇도 그것을 넘어뜨릴 수 없었다.
--- p.109

“사실대로 말해야지. 아주 오랫동안 지하 벽장에 갇혀 있다보니 우리 자신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고, 여자들이 행복하기 위해 남자 따위는 전혀 필요 없다고.”
--- p.137

갑자기 왕비가 사냥꾼의 품에서 빠져나와 첫 번째 거울을 향해 몸을 내던졌다. 그러고는 흐느껴 울며 맨주먹으로 거울을 치기 시작했다. 어찌나 세게 쳤는지 손의 감각을 거의 잃을 지경이었지만 거울에는 금조차 가지 않았다. “부인, 저것들은 마술거울이에요. 힘으로는 어쩔 수 없을 겁니다.”
--- p.178

소문 하나가 뜰과 아래 뜰들을 떠돈다. 그것은 성을 둥글게 에워싸는 벽, 굳게 닫힌 십자형 유리창, 수군거림이 들려오는 문들을 넘는다. 그것은 뜰 한구석에 덩그러니 놓인 검고 큰 통을 넘고, 두꺼비와 뱀이 숨어 있는 수풀과 돌들을 뒤흔든다. 복도를 돌아다니는 하녀들은 깜짝 놀라 귀를 쫑긋 세운다. 하인들도 마찬가지다. 수군거림이 두려움에 떠밀러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왕비는 식인귀래, 궁궐 사람들은 말한다. 왕은 좋은 사람이고, 이렇게도 말한다.
--- p.185

바람아, 불어라. 세차게 불어서 왕비를 그 성벽에서 날려버려라. 난간 모서리를 붙들고 매달리는 그녀의 두 손을, 꺼칠꺼칠한 돌에 들러붙은 그녀의 가슴과 배를 떼어내 버려라. 추워서 시퍼렇게 질린 그 아이들을 돌려보내 버려라. 그녀의 머릿속으로도 마구 불어라. 그녀의 두 발을 단번에 잡아 그 벽들에서 먼 곳으로, 갈래갈래 굽이굽이 이어진 길 위로 실어가라. 그녀의 가벼운 머리가 그녀를 데려가기를,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몸도 함께 가기를, 그래서 가장 높은 성벽에 올라가도 보이지 않는 길 끝까지, 지평선까지 움직이는 모든 것에 가닿기를.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그토록 큰 희망을 걸었던 왕비를 절대 놓지 말기를.
--- p.196

‘분명해, 이게 내 삶이야.’ 그려는 속으로 이렇게 말한다.
---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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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유년기 독서를 통해 동화의 주인공들과 만나고 ‘이야기와 나’의 관계를 다진다. 고생 끝에 낙이 오리라는 근거없는 낙관, 결국 선량함이 우리를 구원하리라는 순진한 믿음 같은 것들. 피에레트 플뢰티오의 표현을 빌리면 그것은 ‘위로하기’와 ‘인도하기’의 기능이다. 위로하고 인도한다는 가치는 때로 ‘달래기’의 역할을 하는데, 현실이 아닌 책에서 모험할 수 있었던 소녀들에게 구원이 결혼으로 고난에서 탈출한다는 식의 신화를 주입하기도 했다. 그러니 ‘동화 다시 쓰기’ 작업이 현대에 이르러 많은 여성 작가들의 숙원사업이 된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그리운 마음으로 동화를 다시 읽어보면 ‘어라?’ 싶은 순간이 여럿이다. 여성의 역할과 태도에 대한 구세계적 고정관념이 전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피에레트 플뢰티오는 『여왕의 변신』에서 샤를 페로의 동화를 중심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동화를 재해석한다.

나는 이 책에 수록된 「식인귀의 아내」를 좋아한다. 첫 두 문장을 특히. “식인귀의 아내는 살코기 요리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는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 남자를 돌보는 ‘여자의 일’이라는 것은 적성이나 기호를 따지지 않는다. 그저 해야 하는 일로 주어졌을 뿐이다. 삶을 떨쳐버릴 수 없으므로, 아무것도 믿지 않고 바라지 않고 살아간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때로 동화 몇 편의 혼합형으로, 때로는 원작보다 더 큰 분노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 책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동화의 은유를 통해 피에레트 플뢰티오가 답습하는 대신 창조하는 세계 그 자체다.
- 이다혜 (『출근길의 주문』작가 , 씨네 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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