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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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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4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146쪽 | 204g | 125*187*10mm
ISBN13 9791186557891
ISBN10 1186557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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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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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소의 봄


태풍이 세 차례 훑고 지나가
시장에 상처 없는 과일을 찾기 어렵습니다
홍수에 합천서 떠내려간 황소가
창원 둔덕에서 풀을 뜯고 있습니다
물에 잠긴 지붕 위에서 이틀을 버텨낸 암소는
내려와서 쌍둥이 송아지를 낳았습니다
벼랑 끝으로 내몰린 사람들 검은 마스크 속에서
가까스로 흰 소의 봄입니다
한 해가 강가의 언덕처럼 떨어져 나간 줄 알았더니
어린 송아지 이마를 뚫고
배꽃보다 흰 뿔 솟아오릅니다
――――――――――――――――――――――――

직소直訴


커다란 새장을 들고 날아야 하는 새가 있다

억조창생을 먹여 살리는 새

닭은 왜 날개가 있는데 날지 못합니까

새벽마다 높은 가지에 올라 하늘에 고하는 소리

맨드라미꽃보다 붉은 상소문

새벽이 풀어 내리는 흰 두루마리 위에 선혈 뚝 뚝

저걸 시라고 해야 하나

푸른색 천장을 가진 커다란 새장
――――――――――――――――――――――――

야생


우리가 야생말이 살고 있다는 그 골짜기에 갔을 때

말들은 먼발치에서 도도한 꼬리를 끝끝내 감추어버렸어요

대세를 따르지 않고 대의를 택하는 검객처럼

말을 놓치고

말이 누고 간 똥덩어리 앞에 서서 이런 소릴 들었지요
오지마~ 오지마~ 여긴 ~오지마 우린 구경하는 말 아니야
너희 태우고 관광노역 하는 말 아니야

겨울 초원의 배고픔과 추위를 견딘 대가로
이곳은 자유와 쓰디쓴 자존이
초봄의 땅처럼 늦가을 하늘처럼 쌀쌀하게 살아 있는 곳
삶은 구경거리가 아니잖아

무슨 할 말이 있겠어요

문장의 고삐와 비유의 채찍에 길들지 않은 말

말이 사라진 골짜기에 쪼그리고 앉아 뜨거운 오줌을 누고 있었지요

개미취 꽃 뿌리가 흠씬 젖도록 말이지요
――――――――――――――――――――――――

돈황의 미소


미소만 남고 다 부서져 버린 부처가
앉아 있더라

손가락 발가락이 문드러지고
코도 입도 눈썹도 희미해져 눈알이 뽑혀 나가
눈먼 흙덩이가
아직도 미소 짓고 있더라
미소의 힘으로
사막의 가마솥에 팥죽을 끓이고 있더라

먹고 갈 사람 먹고 가고 놓고 갈 사람 놓고 가고
가져갈 사람 가져가시라
빈 손바닥 치켜들어 펼쳐 보이시더라

낙타를 타고 온 거상들이
금으로 옷을 입히고 눈에는 보물을 심고 갔다는데
세계의 도둑들이 와서 다 뜯어갔다는데

닿을 듯 손 닿지 않는 그 미소만은
아무도 가져가지 못하였더라
--- 본문 중에서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경의 시는 숨은 삶의 진면목에 방점을 두는, 자기 점검의 의지력으로 충일하다. 그의 시가 가진 근원적인 바탕으로서의 원체험은 삶의 불합리를 넘어서 유암柳暗하고 화명花明한 경계를 내다보는 힘이었고, 그것은 다시 단단한 소망의 언어를 시의 문면 위로 밀어 올리는 저력이었다. 모든 삶과 세상사가 제값을 치러야 하는 보응의 세계, 그 깨우침을 공고히 하는 노상路上의 각인, 이 모두를 감싸 안는 내면의 불꽃들이 그의 시에 편만하다.
- 김종회 (문학평론가, 전 경희대학 교수)
그는 소리 높여 어떤 방향이 옳다는 선형적 진술을 경계하면서 혼돈과 깨달음 사이를 오가면서 충분히 낮은 목소리로 생명의 시를 써간다. 이러한 목소리가 우리의 삶에 비상한 활력을 부여하는 것은 타자의 열망이 시 안에 투사되어 시인의 언어와 조우하면서 생기는 창조적 흔적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그녀의 시에 들어가 흔연한 존재론적 소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그녀 시의 독자적이고 아름다운 속성 때문일 것이다. 생명체들의 간절한 운명과 기구祈求를 일러 ‘시’로 등치하는 이경의 시선이 따뜻하고 광활하다.
- 유성호 (문학평론가, 한양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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