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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린 9

멀린 9

: 아발론의 위대한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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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4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532쪽 | 666g | 140*205*32mm
ISBN13 9788950993825
ISBN10 8950993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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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독수리 사내 몸이 희미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커다란 날개가 사라지고 작아져 팔이 되었다. 가슴 깃털은 빠르게 녹아 없어졌다. 독수리 소년은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고, 여자는 놀란 눈을 크게 떴다.
이제 두 사람 앞에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아주 늙은 노인이었다. 헝클어진 흰 수염이 허리 아래까지 내려왔다. 세월이 느껴지는 눈은 웃는 동시에 우는 듯 보였다. 코는 독수리 부리처럼 휘어 있었다. 기다란 하늘색 옷에는 룬 문자가 드문드문 새겨져 아침 햇살 속 안개처럼 희미
하게 빛나고 있었다. 머리 위에는 반쯤 찌그러진 초라한 모자가 뾰족한 끝을 한쪽으로 기울인 채 얹혀 있었다.
여자는 숨을 헉 들이쉬며 손을 입으로 가져다 댔다.
“당신이 누군지 알아요. 당신은…….”
--- p.32

지팡이 빛이 희미해졌다. 스크리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내저었다.
“그럼 왜 동굴을 떠나라는 것처럼 빛났던 거야?” 그때 문득 한쪽 눈 끝으로 달라진 밤하늘이 들어왔다. 밝은 별 하나가 갑자기 빛을 잃었다. 순식간이었다. 그냥 두꺼운 연기구름에 가려진
거겠지.
하지만 그건 아니었다. 그 자리는 평소보다 연기가 자욱하지는 않았다. 스크리는 턱을 문지르며 하늘을 노려보았다.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별 하나가 어두워진 것이었다. 마법사의 지팡이 별 하나가.
--- p.220

스크리는 들쭉날쭉한 분화구 가장자리로 다가갔다. 그곳이 스크리의 집이었다. 그때 저 아래에서 어떤 움직임이 보였다. 두 개의 형체가 바위투성이 절벽을 오르고 있었다. 키가 크고 호리호리한 형체가 바위 위로 민첩하게 움직이는 반면, 키가 아주 작고 비율이 이상한 형체는 어딘가 어설퍼 보였다. 어찌 됐든 중요한 건 두 발 달린 형체들이 스크리의 동굴을 향해 올라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침입자였다!
독수리 같기도 하고 인간 같기도 한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절벽을 따라 메아리쳤다. 스크리는 커다란 날개를 끌어당겨 몸통에 찰싹 붙였다. 그러고는 죽이기 위해 아래로 돌진했다.
--- p.332

탬윈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엘리를 돌아봤다.
“호수 여인님이 누구인지 안다고?”
엘리는 탬윈을 무시했다. 나무 옹이구멍으로 들어온 별빛 줄기가 엘리 얼굴로 떨어지자 녹갈색 눈이 반짝였다. 다른 이유로 반짝이는 것 같기도 했다. 엘리는 호수 여인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백발 여인은 두꺼운 숄의 주름 장식을 만지작거리며 한참 동안 엘리를 관찰했다. 그러고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마침내 입을 열었다.
“맞아. 제대로 추측했구나. 수 세기 동안 내 정체를 알아맞힌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
--- p.380

스크리가 땅으로 내려오려는 순간 바로 뒤에서 흐릿하고 불그스름한 형체가 나타났다. 탬윈이 형체를 알아챘을 때는 이미 너무 늦었다!
또 다른 구울라카 두 마리가 분노에 찬 비명을 내지르며 스크리의 등을 쾅 들이받았다. 스크리는 통제력을 잃고 허공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치명적인 부리와 발톱들이 스크리를 향해 돌진했다. 스크리는 격렬하게 날개를 퍼덕이며 균형을 잡으려 애썼다. 하지만 시간이 없었다.
탬윈은 돌덩어리 하나를 집어 들고 구울라카에게 던졌다. 하지만 돌은 빗나갔다. 그사이 킬러 새들은 공중에서 일제히 스크리에게 달려들었다. 수많은 발톱이 스크리의 얼굴을 베고 노란색 테두리가 쳐진 눈을 찔러댔다. 구울라카 한 마리가 뒤로 물러서더니, 스크리 가슴에 부리를
박아 심장을 뜯어낼 준비를 했다.
--- p.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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