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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크래프트: 세상에 맞서, 삶에 맞서

러브크래프트: 세상에 맞서, 삶에 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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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4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204쪽 | 142*213*20mm
ISBN13 9791157832125
ISBN10 1157832121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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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고통스럽고 실망스러운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리얼리즘 소설을 쓴다는 것은 쓸모없는 짓이다. 우리는 이미 보통의 현실에 대해서는 훤히 꿰뚫어 보고 있어서 무언가를 더 알아내고 싶은 마음이 거의 들지 않는다.
---p.43

“나는 인류와 세상에 진저리가 난 나머지, 페이지마다 두 건의 살인 사건이 있거나 외계의 무언가가 우리를 음흉하게 내려다보는 듯한, 차마 말로는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기이한 공포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면 그 무엇도 흥미롭게 느껴지지 않네.”
---p.44

삶을 사랑하는 사람은 책을 읽지 않는다. 하기야 영화관에도 거의 가지 않는다. 어쨌거나 누가 뭐라고 하든지 예술의 세계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은 인생을 사는 게 조금은 지겨운 사람들에게만 어느 정도 주어지는 것이다.
---p.44

그가 비단 인문학에서만 그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러브크래프트는 가장 이론적이면서도 문학의 세계에서 선험적으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자연과학”의 영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공격을 서슴지 않았다.
---p.127

기존의 전통적인 소설은 마치 낡은 튜브 하나가 공기가 다 빠져버린 채로 물에 떠다니는 모습에 비유한다면 적절할 것이다. 그런 소설에서는 몸 안에 곪아 있던 진물이 아주 가느다란 줄기로 사방에 흐르다가 결국에는 어수선하고 터무니없는 무無의 상태로 귀결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p.105

프루스트의 작품 세계를 이어나가겠다고 진지하게 생각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러브크래프트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오마주나 패러디라는 명목하에 제2의 새로운 작품을 쓰는 것이 아니라, 소설의 뒷이야기를 정말로 이어나가는 방식이다. 현대문학사에서 러브크래프트가 유일한 사례다.
---p.67

러브크래프트의 죽음 이후, 우리 사회는 그가 더욱 싫어하는 방향으로 끊임없이 발전해나가고 있다. 그가 온몸으로 애착을 느꼈던 삶의 방식은 기계화와 현대화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파괴당하고 있다. (한편, 러브크래프트는 과연 인간으로서 세상에 일어나는 사건을 통제하는 것이 가능한가에 관해서는 조금의 언급도 하지 않았다. 그저 어떤 한 편지에서 이렇게 적었다. “현대 사회의 모든 존재는 한낱 대량의 전기 에너지와 증기를 활용하는 방안의 발견으로 생겨난 절대적이고도 직접적인 결과에 지나지 않네.”)
---pp.188,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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