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노동은 성별을 ‘넘어선’ 인간의 조건이다. 이 책은 왜 인간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일을 여성이 전담하고 있는지를 섬세하고 날카롭게 분석한다. 가전제품의 발달과 예전보다 ‘가사에 참여하는 남성들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왜 여성에게 요구되는 일은 줄지 않을까. 왜 여성들은 끝이 없고 보이지 않는 노동에 “차라리 내가 하는 게 낫다”며 좌절하고 분투하고 있을까.
저자가 제안하는 ‘기획 노동’ 개념은 여성들의 노동 시장에서의 첫 번째 노동, 퇴근 후의 가사와 육아 그리고 이 모든 노동을 24시간 머릿속에서 기획하고 조정해야 하는 세 번째 노동을 설명해 준다.
이 책은 거시적 접근과 미시적 시각의 이분법에 도전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왜 한 사회의 지속과 국가 정책의 의제인지를 명확히 한다. 가사 노동과 육아에 대한 남편들의 ‘무기화된 무능력’과 ‘의도된 부주의’는 여성의 비혼과 저출생률을 높이는 주된 원인이다.
자신의 일에 부담과 혼란을 느끼는 여성, ‘사랑하는 아내’를 착취하면서 자신을 해방시키지 못하는 남성, 저출생이 문제라고 강조하지만 정작 문제의 본질을 여전히 모르는 정치 종사자들의 필독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