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오가던 길에서 전동 휠체어에 기대어 밝은 미소로 인사를 건네던 신구 오빠를 기억합니다. “스무 살을 넘기기 어렵다”라는 진단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오빠의 그 복스러운 미소가 반갑고 좋으면서도, 참 역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빠는 그 미소 그대로 스무 살도 넘기고, 마흔 살도 넘겼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에 두세 번 오빠가 보내 주는 오빠의 동행 일기를 받을 때마다, ‘크게 이기는 법’이 아닌 ‘작게 행복해지는 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오빠가 마주한 삶의 무게도, 그로 인해 감내해야 했던 고통의 깊이도 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깊었지만, 페이지 곳곳에서 비슷한 힘과 감사를 느낍니다. 희귀 난치병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오빠가 쏟아낸 솔직한 고백과 그 벽을 넘어 발견한 눈부신 평안을 읽어 내려가며, 오빠의 남다른 단단함과 깊은 신앙에 힘입어 저의 지나온 시간과 지금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기관 절개로 목소리를 잃은 침묵의 자리마저 주님과의 친밀한 대화로 소화해 내는 오빠의 삶의 태도가 이 책을 통해 온전히 전해집니다. 복덩이 신구 오빠의 이 치열하지만 담담한 동행의 기록은 삶에서 길을 잃거나 무엇이 진정한 복인지 헷갈리는 모든 이들에게 건네고 싶은 귀한 선물입니다. 저자의 고백처럼 우리 모두가 이 책을 통해 ‘살아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고 은혜’임을 깨닫고서, 자신만의 행복한 동행 일기를 써 내려갈 용기를 얻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