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목포에서 태어난 건축가 김영섭은 청소년 시절부터 클래식 기타를 독학으로 배운 후 한국인 최초의 클래식 기타리스트 정세원의 제자였던 고(故) 이성용 선생의 문하에 들어가 연주 기량을 키웠다. 재학 시절 클래식 기타와 현악 사중주 연주단체인 성음회를 창립, 초대회장을 맡았고 한때 자신의 연주용 악기 제작에 몰두한 적도 있었다. 젊은 날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세계의 유수한 교향악단과 많은 명연주자들의 실황공연을 접하는 등 ‘음악’과 ‘소리’에 대한 남다른 체험과 기억들을 쌓아왔다. 그는 수만 장의 레코드 음반을 수집·소장하면서 일상을 음악과 함께하는 고전음악 애호가며, 스스로 말하기를 부인하지만 아날로그 음향에 매료되어 ‘소리의 구원’을 찾아 50년 넘게 음의 세계를 방황하고 편력한 보기 드문 마니아다. 서양 음악사와 미술사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전문가 못지않은 문화사 전반에 대한 식견과 취향은 수준급이며 미술과 음악, 건축과 사진 등 전방위적이다.
그러나 건축가와 교직의 면모가 앞서는 것이 당연한데, 1974년 대학 졸업 후 그는 설계실무를 마치고 1982년 건축문화 설계연구소를 설립해 지금까지 운영해왔다. 2007년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석좌교수로 초빙된 후 2007년 9월부터 2015년 정년 때까지 건축학과 교수 및 같은 대학 디자인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2011년 스페인 마드리드 E.U.M.대학 교환교수직과 2013년부터 성균 건축도시연구원(SKAI) 원장을 겸임했고 도쿄대학과 그라나다대학 등 외국의 여러 유수한 대학에서 초청 강연회를 가졌다. 교수직에서 물러난 후 실무 건축가로 다시 복귀한 김영섭은 2021년 3월부터 서울성공회 대성당 앞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관장 직책을 수행하고 있다. 사회활동으로는 ‘21세기 새로운 도시와 주거’를 주제로 한 제4차 IAA 국제심포지엄 서울 대회 조직위원장, 한강르네상스 마스터 플래너, 서울시 공공디자인위원회 위원장직을 연임한 바 있고 행정개혁시민연합 공동대표, 행정안전부 공공디자인포럼위원회 위원장, 제주특별자치도 경관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준비 시기에는 강릉시장과 도심재생 공동위원장직을 맡아 강릉시 중심부의 ‘월하 거리’를 새로 조성했다. 현재 한국전쟁 기간 중 집단 학살당한 민간인 추모역사공원건립을 추진하는 대전시 곤룡골 ‘진실과 화해의 숲’ 조성 마스아터키 텍트 역할을 맡고 있다.
김영섭은 유럽과 아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심포지엄 발표와 함께 작품 전시를 했으며, ‘동풍(EAST WIND) 2000’ 주제로 열린 일본 도쿄 임해 부도심신도시 계획 초청 도시건축가로, 2001년 후쿠시마현에서 주관한 신일본 행정 수도 구상계획 초대 건축가로, 2003년 중국 선양시 어린이 궁전계획의 지명 건축가로 초대된 바 있다. 2006년 서울 동대문운동장(DDP) 국제설계경기 심사위원과 설계 추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김영섭은 1996년 제7회 김수근 건축상, 두 번의 대한민국 환경문화대상, 네 번의 한국건축문화대상, 건축가협회상, 건축사협회 최우수상, 서울시 건축상과 가톨릭 미술상 등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집은 2003년 오스트레일리아 이미지사(Image Publishing)의 ‘세계 100명의 마스터 건축가 전집’ 시리즈의 제53번째 작가로 선정 출판되면서 대한민국 국적의 건축가로서 해외 출판사 기획에 의한 최초 영문판 건축 작품집이 출간되는 영예도 받았다. 이듬해 2004년 세계 건축가 1000 인명사전에 마스터 아키텍트로 등재되었고, 2007년 일본 건축 전문지 A+U 편집장이 선정하고 일본 Art Design 출판사가 발간한 『세계 건축가 51인의 사상과 작품집 II』에 수록되었다. 음악 분야의 활동으로는 1983~85 명동대성당 성음악 위원회 위원장과 성미술 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한 바 있고, 1990년 MBC FM 라디오 생방송 프로그램 〈나의 음악실〉에서 ‘서양음악의 순례’ 해설을 진행했으며 KBS 21세기 교양인을 위한 음악 프로그램 편성자문위원, 기독교 방송의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음악과 예술〉 등에 출연했다. 또한 중세 이전 음악 및 교회음악과 관련하여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등에서 서양음악사 특강을 진행했다. 틈틈이 『음악동아』와 『객석』의 음악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과 토탈미술관 아카데미, 하나클래식 아카데미 등에서 미술과 음악 강좌를 맡았고, 1996년부터 2001년, 2010년부터 2016년까지 가톨릭대학교 부설 사제 평생교육원에서 교회건축과 미술, 교회음악 등을 강의했다. 김영섭은 바흐의 마태수난곡 전곡을 한국어 가사로 번역해 1985년 수난 주일에 명동대성당에서 최초의 공동번역 성경을 토대로 만든 마태수난곡 전곡 공연(KBS 교향악단과 명동 가톨릭합창단 협연/지휘 최병철)을 기획 실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