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소위 한국 교회의 영성인 “주여, 삼창”과 통성기도, 큐티(QT)와 성경 공부로 성장한 사람입니다. 오랜 세월 이들 방법론을 수행하며 커다란 유익을 경험했지만, 이것이 기독교 영성의 전부는 아니지요.
40년 가까이 정신과 의사 경험을 쌓고 20년 넘게 정신의학과 영성의 만남을 추구한 채정호 교수님의 노작 『영성챙김』은 명상과 침묵의 수평선으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본서는 기독교 명상이 무(無)와 공허의 추구가 아니라 그분의 숨결로 충만한 비움임을, 자아를 신격화하는 술수가 아니라 나라는 존재의 원형과 밑절미를 찾아가는 경건한 탐색임을, 혼합주의의 산물이나 시류에 영합하는 상술이 아니라 본디 기독교가 받아 누린 유구한 영적 자산이요 오늘날 재발굴하고 후대로 계승해야 할 영적 유산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노파심에 꺼내는 말씀입니다만, 내게 익숙한 것만 옳다고 고집하면서 나머지를 정죄한다면 하나님이 선물하시려는 풍성함을 걷어차서 자기 빈곤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우주보다 크신 분을 세상 편협한 존재로 격하하는 죄를 범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평소 교회가 말이 많고 시끄럽다고 느낀 분, 기독교에 고요와 침잠이란 영양소가 결핍됐다고 느낀 분이라면, 본서야말로 명상의 성서적·교회사적 근거부터 시작해 당장 실행 가능한 13가지 활용법까지, 이론과 실제를 아우르는 훌륭한 처방전을 제시해 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