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아우름. 저자가 일궈온 ‘비평적 영토’의 풍경이다. 이 책은 문학·철학·정신분석·심리학·뇌과학·대중문화를 아우르는 인문학 에세이다. 가령 김소월, 프로스트, 워즈워스의 시詩, 헨리 제임스의 소설이 윌리엄 제임스, 라캉, 영화 몇 편 그리고 저자 자신의 경험과 만난다. 이러한 아우름이 난삽하지 않고 요령要領을 충분히 득得했다는 점이 큰 미덕. 우리의 일상과 삶을 음미하도록 돕는 통찰이 책 곳곳에 스며 있기 때문이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고독, 착각, 후회, 집착, 공감, 행동, 윤리의 문제까지 인간의 자기 이해를 성찰한다는 점에서 명실상부 ‘인문학’이다. 게다가 그 자기 이해의 논쟁적 최전선, 인공지능이 결론에 나온다. 이 책의 시효가 매우 길 것이며 새로운 통찰의 출발이 될 것이라고 감히 말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