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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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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남
국내작가 번역가
한국과학기술원 화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환경 정책을 공부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 편집팀장을 지냈고, 지금은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제2회 롯데출판문화상 번역 부문상 수상,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로 제55회 한국출판문화상 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경험 수집가의 여행』 『비커밍』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면역에 관하여』 『틀리지 않는 법』 『지상 최대의 쇼』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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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추천

  • 내게 김영준 편집자는 출판과 독서에 관한 어떤 주제에도 지혜로운 답을 구할 수 있는 백과사전이다. 가장 좋은 것은 그가 통달한 고전 작가들의 것처럼 단정하고 위트 있는 그의 글이다. 책을 읽고 만들고 파는 그 모든 세계의 이야기가 관록 있으면서도 충격적으로 신선한 관점으로 전개된다. 마치 나만 비밀리에 알던 보물함을 공개하는 듯한 심정으로, 나의 독서 친구들에게 동지애로 권한다.
  • 내가 환경 정책을 배우려고 들어간 대학원에서 가장 놀란 점은 그곳 사람들이 자연보다 인공 구조물을 들여다보는 데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쓴다는 점이었다. 댐, 송전탑, 발전소, 하천보… 어쩌면 당연하다. 대형 인공 구조물만큼 환경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또 없다. 그중에서도 제일은 도로다. 도로는 이제 인간이 있는 곳 어디에나 있다. 그러나 인간을 잇는 도로가 야생동물에게는 단절이다. 도로를 건너지 못해 서식지가 파편화하면 고립되어 죽고, 용감하게 도로를 건너려고 하면 차에 치여 죽는다. 누가 이 문제도 들여다봐야 하지 않을까? 정말로 그런 사람들이 있다. 도로가 어떻게 야생을 찢어놓는지 조사로 확인하고, 동물이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을 발명하여 설치하고, 나아가 더 생태적인 도로망의 필요성을 알리려고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 《크로싱》은 그들의 이야기, 즉 도로생태학의 이야기다. 1920년대 한 생물학자 부부가 자동차 여행길에 본 동물 사체의 수와 종류를 세어 학술지에 보고한 것이 소박한 시초였던 도로생태학은 이제 곰을 위한 육교와 거북을 위한 터널을 짓고, 쓸모없는 도로를 해체하여 자연으로 되돌린다. 그 놀라운 사례들을 읽다 보면, 비 오는 밤마다 두꺼비들이 안전하게 길을 건너도록 양동이에 퍼 담아 옮겨주는 자원봉사자들의 마음이 그 어떤 최첨단 기술보다도 도로생태학의 핵심에 가까움을 알게 된다. 어쩌다 도로에 나와 꿈틀거리는 지렁이를 흙으로 옮겨준 적 있는 사람, 도로 방음벽에 부딪혀 죽은 새를 본 적 있는 사람, 인간이 기어이 전 지구를 도로로 덮을 것이라면 생태통로라도 반드시 함께 지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한다. 왜 굳이 그래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더욱더 강하게 권한다. 저자의 성실한 취재, 뛰어난 글솜씨와 유머, 그리고 훌륭한 번역이 갖춰진 이 책이 후자의 독자마저도 설득하리라는 데 나는 무엇이든 걸 수 있다. 그리고 그 모든 독자가 이 책을 읽은 후에는 도로를 운전자의 눈이 아니라 그 앞에서 서성이는 동물의 눈으로 보게 되리라.

작품 밑줄긋기

p.87
<여성의 《교양》으로서의 피아노>라는 장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스스로도 육체노동을 하지 않았던 신사들 사이에서는 한때 한가롭게 지내는 아내와 딸들을 두는 것이 계급과 위신의 표시였다. 그러나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무언가 쓸모없지만 예쁜 일을 하는 것이 더 숙녀답다고 여겨졌다>. 그래서 <18세기와 19세기에 영국은 물론이고 유럽 전역에서 젊은 상류층 여성들의 한가로운 시간은 주로 순수 예술과 피상적으로 관련된 각종 사소한 소일거리로 채워졌다. 그리고 그런 활동은 《교양》*이라고 불렸다>. 예술과 여성은 둘 다 <쓸모없지만 예쁘>고 <사소한> 것으로 치부되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내가 마음에 걸리는 단어는 <교양>이다. 나는 그것과 무관하게 살고 싶 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나는 그것을 추구한다. 다만 피아노는 예외로서, 내가 피아노에서 무언가를 성취한다는 것은 턱없는 소리다. 나는 남에게 연주를 들려줄 수가 없다. 낮은음자리표를 익히는 데 실패했고, 메트로놈 소리를 들으면 마비된다. 악보를 읽는 것만으로도 안간힘을 써야 하며, 동물 흉내 여덟 마디를 치고 나면 무너진다. 하지만 바로 그때, 그 무너짐 속에 음악과 내가 교감하는 순간이 있다. 이것은 연습이다. 그리고 내가 예술에서 원하는 것은 오직 연습뿐이다.* 여기서 <교양>이라고 옮긴 단어는 <accomplishment> 로, 오늘날은 주로 <성취> 혹은 <업적>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하지만 이 맥락에서는 <(상류 사회의) 사교를 위해 갖추어야 할 재예>라는 뜻이었다. 1부 소비 87무언가 쓸모없지만 예쁜 일예술과 여성은 둘 다 <쓸모없지만 예쁘>고 <사소한> 것으로 치부되었다.#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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