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에 있어 차경이란 경치를 빌리는 일종의 심상(心象)의 프레임인데, 그러한 심상의 프레임을 다시 카메라 렌즈의 프레임으로 포착한 것이니, 차경 사진은 이중의 프레임의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것은 중첩된 풍경, 중경(重景)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이동춘의 차경 사진을 보면 좀 다른 점이 있다. 차경 사진이라고 하지만, 정작 차경이 아주 강조되지는 않는다. 차경이 주인공이라기보다는, 여전히 한옥의 내경(內景)이 주인공이고 외경(外景)으로서의 풍경은 조연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차경이 외경을 내부로 끌어들인 것인 만큼, 그것이 내경의 일부를 이룬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그러나 대부분 차경을 주제로 삼는 사진은 차경이 전경(前景)이 되고 내경은 배경(背景)으로서 조연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동춘의 사진에서는 차경 사진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주인공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한옥 구조의 일부로서 조연이라는 느낌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