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경계에 서있다. 평범함과 특별함,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와 허다한 구별짓기 속에서 저마다 줄타기를 하며 살아간다. 저자는 10만 명 중 하나라는, ‘KT’라 불리는 낯선 이름의 희소 질환을 지니고 태어난 아이의 주 양육자로서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 자체에 의문을 품는다. 또 미국 유학 중인 가정의 구성원으로서 아이를 대하는 서로 다른 사회적 태도와 환경의 경계에서 흔들거린다. 그 경계에서 저자가 되뇌는 다짐은 이렇다. “ 사람들과 함께, 어딜 가나, 10만 명 중 단 하나여도 외롭지 않은, 로봇 다리로 활보해도 괜찮은, 그런 곳을 만들고 싶다.”
타인의 고통이나 필요에 응답하는 것이 책임이고, 그 책임을 공유하려는 것이 인권감수성의 기초이다. 우리 사회에서 이 책임을 무시해 온 대표적 사례가 ‘돌봄 책임’의 회피와 전가이다.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은 뭔가를 대주는 게 아니라 ‘ 사람을 만드는’ 성장에 참여해야 한다. 성장은 아이의 것만이 아니라 기르는 모든 사람의 것이어야 한다.
이 책은 자기에게만 집중하거나 이상적인 모델에 집착하거나 자기와 비슷한 사람들과의 일체감만을 쫓는 삶이 아니라 차이를 존중하며 공존하는 능력, 누군가를 성장시키는 기쁨에 참여하는 삶을 제시한다. 그래서 성장의 기쁨에 참여하라고 초대하는 얘기이지 장애아를 키우는 가정의 극복담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