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증권, 보험과 자산운용까지 한국 금융의 웬만한 자리는 다 거쳐 봤다. 이겨도 봤고, 져도 봤다. 젊어서는 공격적이라는 평을 들었는데 그때는 그게 칭찬인 줄 알았다. 시장이 자신만만한 사람을 먼저 시험한다는 것을, 나는 한참 뒤에야 알았다. 남는 사람은 가장 잘 맞힌 사람이 아니라 끝까지 남은 사람이다.
나는 이 책의 저자를 얼마 전에야 처음 만났다. 삼성증권 사장이던 시절의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하필 그 시절이다. 자신만만하던 그 무렵의 내가 누군가에게 기억될 줄은 몰랐다. 반갑기보다는 나를 다시금 돌아보게 됐다.
저자는 나보다 조심스러운 사람이다. 스무 해 넘게 세계 시장에서 남의 돈을 굴린 사람치고는 목소리가 크지 않다. 이 책에서도 그렇다.
이 책은 저자의 실제 이야기다. 남의 이론을 빌려 온 책이 아니라, 자기 손으로 내린 판단을 하나씩 적은 책이다. 그래서 드물고, 한 번 읽고 덮을 책이 아니다. 특히 젊은 투자자들이 두고두고 읽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