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파리8대학에서 석사를, 파리10대학에 서 박사과정DEA을 마쳤다. 1989년 월간 《현대문학》에 평론을 발표하며 평 론가로 등단하여 『감각의 실존』, 『관계의 언어』, 『문학적 지성』, 『관계의 시학』 등의 평론집을 냈다. 중앙대학교에서 문학이론과 평론을 가르쳤다. 요즘은 주로 바이크 라이딩과 트레일 러닝을 하고 있다.
격변의 현대사에 휩쓸린 사람들의 비극적 삶, 전통적 가치관과 현대와의 충돌, 집단의 힘에 상처받는 개인, 안온해 보이는 일상의 뒤편에 그림자처럼 똬리를 튼 폭력 등등 그의 작품은 곧 우리가 직면해야 했던 고단한 삶의 일람표나 마찬가지다. 우리는 그의 언어를 통해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박혀 있는 고통을 명료하게 인식하고, 또 우리가 꿈꾸는 행복의 표정이 어떠한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었다.
이치은의 새로운 소설은 기존 소설의 하위 장르를 뒤섞어가며 새로운 형식을 선보이고 있다. 빠른 속도의 이야기 전개, 퍼즐을 맞추는 듯한 섬세하고 정교한 구성, 그것을 통해 드러나는 덧없는 인간의 세계와 또한 말.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을 수 없이 쏟아져 나오는 질문들. 그 질문들을 만드는 빈 공간의 공명을 통해 오래간만에 현실과 말 사이의 역동적 긴장이라는 소설의 존재 이유가 밝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