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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머리에_05
· 2011년 제35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_공지영 문학에 새겨진 공지영이라는 작가_문학평론가 안서현_15 · 2017년 제41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_구효서 이 좋은 날의 품앗이, 혹은 빚 갚기_소설가 이순원_33 · 2008년 제32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_권여선 우리 시대의 진정한 탐사자_문학평론가 차미령_45 · 2002년 제26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_권지예 내면으로 감춰진 삶의 표정_문학평론가 이현식_67 · 2016년 제40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_김경욱 김경욱은 늙지 않는다_소설가 윤성희_79 · 2015년 제39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_김숨 선량한 사람이 좋다고 말하는 선량한 사람_시인 장승리_89 · 1977년 제1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_김승옥 하나의 세계를 뒷전에 거느린 작가_소설가 송영_97 · 2009년 제33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_김연수 소통의 가치와 글쓰기의 윤리_문학평론가 손정수_107 · 2012년 제36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_김영하 마음을 설명한다는 것_소설가 염승숙_125 · 2003년 제27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_김인숙 바다를 건너가는 나비의 날갯짓처럼_문학평론가 정홍수_141 · 1997년 제21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_김지원 투명하고 아름답고 유현하고 신비로운 사람_소설가 서영은_151 · 2004년 제28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_김훈 꽃밭에 뛰어든 맹수의 포효_문학평론가 박철화_159 · 2010년 제34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_박민규 초라한 현실을 넘고, 다시 판타지도 넘어서_문학평론가 김종욱_169 · 1999년 제23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_박상우 샤갈의 마을에서 옥탑방에 이르는 길_문학평론가 하응백_185 · 2018년 제42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_손홍규 몰두하면 사랑하게 된다_소설가 최은미_201 · 2001년 제25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_신경숙 ‘시작’되지 않는 신경숙론의 ‘시작’을 위하여_문학평론가 우찬제_213 · 1996년 제20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_윤대녕 영혼의 부활을 꿈꾸는 사람_문학평론가 최성실_237 · 2019년 제43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_윤이형 검은 숲의 헤드 랜턴과 레일라의 선물_시인 유형진_249 · 1998년 제22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_은희경 바라보는 그녀와 보여지는 그녀_문학평론가 김미현_261 · 1978년 제2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_이청준 그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_수필가 심정섭_279 · 2007년 제31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_전경린 자기에게 돌아오는 머나먼 모험_문학평론가 김종욱_289 · 2006년 제30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_정미경 문학, 절규의 방_문학평론가 김미현_3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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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거실 탁자에 구효서의 산문집 『인생은 지나간다』가 딱 놓여 있었다. 그 산문집에 지금도 네이버에 검색되는 ‘이순원의 폭탄주’ 얘기가 나온다. 그 일을 강릉에 계시는 아버지까지 알게 되어 야단을 들었다. 비겁하게 그걸 글로 쓰다니. 이 친구는 받으면 꼭 받은 것만큼 언젠가는 그렇게 되갚음을 한다.
--- p.40 아, 생각해보니 나는 단 한 번도 경욱 선배가 화를 낸 걸 본 적이 없다. 그가 울분에 찬 것도 본 적이 없다. 또 생각해보니 나는 단 한 번도 그가 깔깔거리며 큰 소리로 웃는 것도 본 적이 없다. 그는 늘 이가 보일 정도의 미소만 지었다. 그에게는 늘 똑같은 주파수를 유지하는 능력이라도 있는 것일까. 이 대단한 평정심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 p.82 좋다, 옳다, 마땅하다, 아름답다고, 말해야만 전달되는 마음이란 것도 있는 법입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또 한 가지를 깨닫게 됩니다. 상대를 좋아하는 마음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나의 이야기도 해야만 한다, 라는 것을요. --- p.129 모자를 쓰고 외출했던 어느 날, 바람이 모자를 휘감아 날려 보냈다. 어떤 사람이 그 모자를 주워서 가져가버리는 것을 보고도, 그녀는 오히려 자신이 어쩔 줄 몰라 했다. “그거 내 모잔데 주세요”라고 말하기가 너무 벅차서, 자기 모자를 남이 가져가버리는 것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 p.153 그는 정해진 속도와 보폭으로 자기의 영역을 걷고 있었다. 마치 고요한 긴장이 흐르고 있는 전선을 순찰 중인 병사처럼 보였다. 아니, 침묵 속에 잠겨 걸으며 작전을 짜고 있는 장수였다. 모든 것을 왜소하고 거칠게 만드는 우리의 옹색하고도 비루한 삶에 대한 선전포고를 앞두고 있는 장수 말이다. --- p.167 선배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지 40분이 지나고부터 나는 노래방 기계의 남은 시간을 보기 시작했는데 시간이 다 되면 주인이 10분을 더 넣어주고, 10분 이 지나면 다시 10분을 더 넣어주고, 또 10분을 넣어주고. 그때 정말 힘들었다. --- p.208 그는 음모를 꾸미기를 좋아한다. 음모라고 하면 컴컴한 구석이 연상되지만, 그가 주로 생각해서 만들어내는 일은 저녁을 집에서 먹을 것인가, 밖에서 먹을 것인가, 주말에는 남한산성이라도 한번 올라가 볼 것인가, 누구를 꾀어내어 술이라도 빼앗아 먹을 것인가 하는 하찮은 일들이다. 그러느라고 머리카락이 은빛이 되었다고 한다. --- p.285 정미경의 소설은 수채화보다는 유화에 더 가깝다. 수채화처럼 붓질 혹은 덧칠한 흔적까지도 그대로 드러내기보다는 유화처럼 밑그림은 드러나지 않은 채 마치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완성된 그림 그 자체를 일시에 보여주는 쪽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맑은 물이 아닌 탁한 기름에 물감을 풀어 그린 그림처럼 투명한 느낌이 아니라 불투명한 여운을 남기는 쪽이기에 더 그렇다. --- p.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