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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엄마
뜻밖의 제안 오해 동화 선생님의 이야기 시각장애인의 사진여행 풀밭을 지나는 바람 같은 말 잃어버린 신발 돌배나무의 꽃말 귀에 대고 찍은 사진 어둠 속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기차역 |
李舜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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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소재와 주제가 그런 만큼 글을 쓰면서도 많은 부분이 조심스러웠습니다. 혹 저의 글이 누구를 아프게 하지는 않을까, 또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부분은 없을까 여전히 조심스럽지만, 장애인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생각과 시선이 보다 따뜻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썼습니다.
우리는 어떤 일이든 함께 바라보고, 함께 듣고, 함께 걸어서 함께 앞으로 나가는 세상을 꿈꿉니다. 이 책은 그런 세상을 꿈꾸는 아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아니, 우리들의 이야기입니다. 마음으로 더 밝고 더 환한 세상 속으로 우리가 탄 푸른 기차가 달려갔으면 좋겠습니다. ---「저자의 말」중에서 누나가 주워 오라는 것이 바다 속에 살아 있는 조개가 아니라는 걸, 그러니까 엄마가 생각하는 것처럼 위험하게 바닷속에 들어가 줍는 것이 아니라 바다 바깥으로 밀려나온 죽은 조개의 껍질이라는 걸 제대로 설명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바닷물이 있는 곳엔 안 들어가. 파도가 밀려오지 않는 바다 바깥 모래밭에서 살아 있는 조개가 아니라 죽은 조개껍질을 줍는 거야.” 준호도 부모님을 위해 수화를 조금 익히기는 했지만 이 말을 엄마에게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었다. 이야기를 하며 엄마도 답답해하고 준호도 답답해했다. ---「괜찮아, 엄마」중에서 아버지의 트럭 뒤에는 ‘청각장애인 운전차량’이란 표시가 붙어 있다. 아버지는 뒤에 오는 자동차가 멀리서도 그것을 볼 수 있게 큰 글씨로 ‘청각장애인 운전차량’ 표시를 붙여 놓았다. 그러면 뒤차가 빵빵거리지 않고 소리 대신 불빛으로 신호한다. “벙어리인 게 무슨 자랑이라고 저런 걸 붙이고 다녀?” 사람들의 오해는 정말 끝이 없다. 자랑이어서 그걸 붙이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길 위에서 서로 안전하게 운전하기 위해 붙이는 것이라는 걸 아이들도 아는데 어른들은 일부러 외면하는 것 같다. ---「동화 선생님의 이야기」중에서 준호는 영수와 함께 돌배나무의 잎과, 잎처럼 아직 초록색을 지닌 돌배 열매를 만져보았다. 크기가 동네 공원에 있는 아기사과만 했다. 준호는 그냥 한 번 만져보고 말았지만 영수는 나뭇가지를 잡고 큼큼 냄새를 맡다가 귀 가까이에 대었다떼었다 반복했다. “무슨 냄새가 나니?” “여름이니까 여름냄새, 오랜 나무냄새, 그리고 잎냄새…….” “소리는?” “뭐라고 말하는데 못 들었어.” ---「돌배나무의 꽃말」중에서 “오늘 처음 사진을 찍는데 좀 못 찍으면 어때요? 친구 얼굴이 반만 찍히고, 나무가 중간에 잘리고, 여기 집들의 지붕이 절반만 나오면 어때요? 그런다고 세상이 무너지나요? 망설이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지만 용기를 가지고 찍으면 친구의 반쪽 얼굴이라도 얻을 수 있는 거예요. 그리고 사진을 꼭 눈으로 보고 찍어야 할 이유도 없어요. 가슴 부분에 놓고 찍을 수도 있고, 바닥에 놓고 찍을 수도 있어요. 여러분 마음대로, 여러분이 제일 편한 자세로 찍는 겁니다. 알았지요?” ---「귀에 대고 찍은 사진」중에서 |
장애인이 겪어야만 하는 어려운 상황들, 그리고 시선들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청각장애인 부모님을 둔 준호는 백일장에 나가 ‘오해’라는 주제로 글을 씁니다. 장애인 가족이 겪어야 하는 불편한 상황들, 그런 가족을 바라보는 세상의 차가운 편견과 오해… 어린아이의 눈으로 담담하게 풀어내기에 더 큰 슬픔으로 다가오는 그들의 삶이 많은 독자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시각장애인의 사진여행 백일장을 통해 인연을 맺게 된 동화작가 선생님의 제안으로 준호는 아주 특별한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바로 ‘시각장애인의 사진여행’ 도우미로 참가하게 된 것인데요. 대체 눈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이 어떻게 사진을 찍는다는 건지, 준호는 어리둥절할 뿐입니다. 부모님의 장애와는 또 다른 어려움을 겪는 영수를 만난 준호는 마음으로 우정을 나누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사회적 약자의 삶에서 묻어나오는 깊은 여운과 울림 사회적 약자를 향한 세상의 시선, 삶 전체에서 묻어나는 암담한 장애인의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더욱 의미 있는 책입니다. 덤덤한 문체와 서정적인 일러스트가 독자로 하여금 작품에 온전히 빠져들게 만들고,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의 마음에까지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책 표지에 아무도 모르게 새겨진 점자의 비밀을 알게 된다면, 바다로 가는 푸른 기차가 빠앙-하고 울리는 경적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