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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프롤로그 1장 도둑맞은 나라 수상한 쪽지 친구 가족의 비밀 색동옷 국기 2장 사방이 호랑이 굴 벽장 속의 태극기 충성 맹세 차별 독립군 황제 폐하 독살 사건 3장 돌아올 봄을 향해 미루나무 어떻게 나라를 팔아먹어? 불꽃 다친 마음 옷방의 비밀 대한 독립 만세! 에필로그 |
신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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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다리를 절반 넘게 건넜을 때였다. 스키야마가 불쑥 우리 앞을 가로막았다. 스키야마는 온 동네가 다 아는 일본 헌병대 밀정이다. 누구라도 일본에 반대하는 말을 하면 곧장 일본 순사나 헌병대에 일러바친다. 민식이 삼촌은 스키야마가 없는 죄도 만들어 낼 인간이라고 했다.
--- 「프롤로그-밀정 스키야마」 중에서 “읍내 쪽은 자네가 맡아 주게. 조심하고.” “예, 형님. 걱정 마세요.” 향이 언니는 계속 울먹이면서 보따리 깊숙이 쪽지를 찔러넣었다. 곧이어 방문이 벌컥 열렸다. 하마터면 마룻바닥에 미끄러질 뻔했다. 향이 언니와 엄마가 엉거주춤 서 있는 나를 의아하다는 듯 쳐다봤다. --- 「수상한 쪽지」 중에서 “전부터 수상하다고 말씀드린 한석곤이 집입니다. 뭔가 나올지도 모르지 않겠습니까?” 스키야마가 헌병대장에게 속삭였다. 한석곤은 우리 아버지 이름이다. “샅샅이 뒤져!” 헌병대장의 말 한 마디에 헌병들이 집 안을 마구 뒤지기 시작했다. 비어 있는 방은 물론 부엌이고 헛간이고 안에 있는 물건들은 전부 밖으로 던져졌다. “이건 뭐지?” 마지막으로 헌병이 벽장문을 열어젖히는 순간, 나는 이제 우리가 꼼짝없이 죽었구나 생각했다. --- 「독립군」 중에서 1919년 3월, 첫 번째 장날. 자고 일어나니 해가 머리 꼭대기에 떠 있다. 엄마가 날 깨우지 않아서 늦잠을 잔 것이었다. 옷방은 말끔히 치워져 있고 향이 언니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부엌으로 가 보았다. 상보로 덮어 둔 밥상에 편지가 놓여 있었다. “제이야. 밥이랑 찌개는 아랫목에 있으니 꺼내 먹으렴. 엄마는 금방 돌아오지 못할지도 몰라. 사랑하는 우리 딸! 엄마가 부탁 하나만 할게. 부디 오늘은 아무 데도 가지 말고 집에 있어 주렴. 절대로 엄마 걱정은 하지 말고.” --- 「대한 독립 만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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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비밀을 알게 된 소녀의
슬프고 당찬 성장기 열 살이 된 주인공 제이는 엄마와 함께 살고 있다. 여느 아이들과 같은 평범한 삶을 살던 제이는 독립운동과 관련이 있는 집안의 배경을 알게 되며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보기 시작한다.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의 그늘에 집안과 마을 사람을 비롯한 모두가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제이는 조금씩 성숙해 간다. ‘태극기를 우리나라 국기라고 하지 못하는 비밀, 대한 사람을 대한 사람이라 하지 못하는 비밀. 어쩌다 우린 나라를 잃은 걸까.’ 가슴 속에 품어야 하는 슬픈 비밀이 하나둘씩 늘어나는 건, 나라가 망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제이는 알고 있다. 더불어 엄마가 옷방에서 요릿집 기생 ‘향이 언니’와 대화를 주고받으며 비밀스러운 움직임을 준비하고, 벽장에 태극기를 몰래 숨겨 두는 이유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우친다. ‘우린 어쩌다 나라를 잃은 걸까.’라는 제이의 물음은 ‘고작 꿈틀하다 마는 지렁이가 무슨 수로 일본을 이길 수 있을까.’라는 물음으로 발전해 간다. 나라를 되찾을 방법을 찾아 가던 제이는 새로운 역사를 맞게 된다. 1919년 3월, 장터에 모인 사람들은 어떤 역사를 만들어 낼까? 과연 제이는 희망이 있는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나라를 잃은 현실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 애를 쓰는 제이의 슬프고도 당찬 성장기가 펼쳐진다. 비밀스러운 움직임 끝에 피어난 3월, 그날의 함성 기나긴 겨울 같던 일제 강점기, 우리 민족의 삶은 어땠고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지냈을까?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던 신영란 작가는 역사 속을 살아간 사람들의 모습을 들여다보던 중,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애국지사들을 하나둘 알게 되었다. 그 가운데 ‘김락’ 지사와 ‘김향화’ 열사라는 두 명의 여성 항일운동가에 강한 울림을 받아 이 동화를 써 내려갔다. 김락 지사는 경북 안동의 독립운동가 집안 출신으로, 3.1운동 후 옥고를 치른 끝에 두 눈을 잃고도 평생 가족의 독립운동을 도왔던 분이다. 김락 지사의 삶은 만주에 있는 남편의 독립운동을 뒷바라지했던 제이네 엄마의 모습과 겹쳐 보인다. 한편, 김향화 열사는 경기도 수원에서 기녀들을 이끌고 3.1운동에 참여했던 분으로, 기생의 신분에도 나라를 위해 용감히 태극기를 든 향이 언니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동화 속 인물들은 나라를 잃은 부당한 현실에 저항하는 실제 독립운동가들의 모습과 닮아 있다. 이들이 이토록 올곧은 마음을 지킬 수 있었던 건 오직 하나, 독립이 오리라는 희망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겨울이지만 곧 봄이 올 거야. 좋은 날을 맞이하려면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해.” 용기와 희망이 모여 1919년 3월, 역사의 한 페이지를 만든다. 열 살 제이와 제이의 주변 인물들을 통해 독자들은 불과 약 100년 전, 이 땅에 있었던 일제 강점기 시대 사람들과 독립운동의 풍경을 생생히 느껴 볼 수 있다. 비밀리에 독립운동을 준비한 인물들을 보며 3.1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의 모습을 돌아보고, 독립군의 길을 걸어간 제이의 가족 이야기를 통해 먼 곳에서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애썼던 독립군의 마음을 보다 가까이 느끼는 계기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