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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오후
우리들의 여덟 살, 열두 살 선감학원 첫 번째 이야기 겹치는 말 아빠는 몰랐어 선감학원 두 번째 이야기 할아버지 위인전 흔들리는 내 마음 학원 출신 선감학원 세 번째 이야기 왕따 바이러스 친절한 편 노래방에서 친구 되기 푸름이는 우리 모둠 일흔두 번째 접수자 함께 비밀은 이제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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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뱀 있다.”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들었제. 징그러워 피하는 게 아니라 여덟 살, 열 살 먹은 아이들이 뱀을 잡아 구워 먹으려고 모인 거야. 배가 고파서 견딜 수가 없었어. 흙 속에 묻힌 거라면 뭐든지 몰래 뜯어 먹고 캐 먹었어. 심지어 쥐도 잡아먹었제. 칡뿌리든 냉이든 들키지 않게 몰래몰래 먹었어. 먹다가 걸리기라도 하는 날이면 옴팡 두들겨 맞고 죽을 수도 있었으니께. 별거 아닌 일로 몽둥이 타작이 벌어지고는 했지. --- 「선감학원 첫 번째 이야기」 중에서 “난, 고아잖아.” 낮은 푸름이의 목소리가 컴컴한 건물 안에서 커다랗게 울렸다. 푸름이 목소리는 내 몸 안에서도 가득 울렸다. 심장이 떨리며 쿵 내려앉았다. 우리 할아버지도 푸름이처럼 고아였는데……. --- 「겹치는 말」 중에서 “너 무슨 일이 있어도 내 손은 꼭 잡고 있어야 돼. 내 손 놓지 말어. 알았지?” 바이킹이 내 손에 단단히 깍지를 끼었어. “우리 둘이서 꼭 살아서 나가자. 연습한 대로 계속 헤엄쳐서 반대편 육지로 가는 거야.” 바이킹의 말에 나도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어. 꼭 살아서 나가자고 마음먹었지. --- 「선감학원 두 번째 이야기」 중에서 “네가 갸 편을 들어 줘. 할애비 생각해서.” 할아버지가 하지 않은 말도 다 짐작할 수 있다. 나는 이 편도 아니고 저 편도 하기 싫고 중간이 딱 좋은 자리인데. “봐라, 할애비도 그때 그 낚시꾼과 할머니가 아니었으면 죽은 목숨이었다니께. 힘든 사람이 보이면 도와줘야 혀. 친절한 편에 서.” --- 「선감학원 세 번째 이야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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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학교는 못 댕기고 학원만 댕긴 사람이여.”
한숨처럼 토해 낸 할아버지의 열 살 적 이야기. 열 살 남짓 소년들이 모인 외딴섬의 ‘학원’에서는 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 할아버지의 오랜 상처를 마주하면서 시은이의 마음에도 작은 변화가 일어나는데……. “왕눈아, 탈출하자.” 바이킹이 말했어. “여기서 맞아 죽느니 탈출하다 죽자.” “나는 학교는 못 댕기고 학원만 댕긴 사람이여.” 한숨처럼 토해 낸 할아버지의 열 살 적 이야기 『선감학원의 비밀』은 역사를 기반으로 한 동화입니다. 오혜원 작가님은 실제로 선감학원에서 탈출하여 생존하신 분을 인터뷰하여 이야기를 재구성하였고, 흑백사진 속 박제된 역사가 아닌 살아 숨 쉬는 역사로 우리 앞에 꺼내 놓습니다. 시은이 할아버지는 마음에 돌덩이를 얹고 살아오면서도 선감학원 이야기를 아무에게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누가 안다고 달라질 것이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시은이는 할아버지의 열 살 적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릅니다. 그러면 할아버지 마음속 돌덩이가 좀 가벼워질까 싶어서요. 할아버지는 주저하며 어렵게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그 용기로부터 변화는 조금씩 시작되지요. 어쩌면 상처를 드러내고 마주하는 것이 치유의 시작인지도 모릅니다. 할아버지의 아픔은 덮어 두어야 할 ‘흑역사’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아 삶을 굳건히 꾸려 온 ‘용기의 역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선감학원의 진실에 귀 기울인다면, 열 살 ‘왕눈이’는 ‘김대수’라는 진짜 이름을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푸름이에게 이런 친구가 한 명만 있어도 좋을 텐데. 그게 나일 수도 있지 않을까?’ 아픈 역사의 진실과 마주하며 시은이의 마음에 일어난 작은 변화 선감학원은 1940~1980년대까지 국가가 운영했던 부랑아 수용소입니다. 선감학원 폐쇄 후에도 오랫동안 공식적인 사과나 피해자 보상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국가는 그저 침묵했고, 수많은 희생자와 얼마 남지 않은 생존자들은 기억에서 잊혀 갔지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시은이는 왕따를 당하는 같은 반 아이 푸름이가 왠지 할아버지와 겹쳐 보입니다. 모두가 침묵하는 동안 할아버지의 몸과 마음에는 고통스런 시간이 박혔고, 지금 푸름이에게도 그 시간이 새겨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네가 갸 편을 들어 줘. 할애비 생각해서.” 이 편도 저 편도 아니고 딱 중간에 있고 싶었던 시은이는 할아버지의 한마디에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푸름이를 험담하고 괴롭히는 사람은 따로 있고, 자신은 그저 지켜보기만 할 뿐이라고 생각했던 시은이의 마음에 작은 변화가 시작되지요. ‘내가 푸름이 편이 되어 줄 수 있지 않을까?’ 사랑하는 할아버지를 통해 아픈 역사의 진실과 마주하며 시은이는 한 뼘 더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할아버지는 시은이에게 이야기를 털어놓음으로써, 잃어버린 열 살을 되찾는 첫걸음을 시작합니다. 때마침 선감학원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라 진상 규명의 길이 열립니다. 실제로 2020년 4월 경기도에 ‘선감학원 피해자 신고센터’가 생겼고, 2023년 2월에는 ‘선감학원 피해자 지원센터’로 이름이 변경되었어요. 단순한 신고 접수 기능에서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과 명예 회복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한 것입니다. 피해자들이 진실을 말할 수 있고 그 말을 들어 주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상황은 차츰 나아질 수 있을 거예요. 할아버지의 고백이 서먹했던 할아버지와 아빠 사이 관계 회복의 실마리가 된 것처럼 말이지요. 픽션과 논픽션의 교차, 액자 구조로 완성한 선감학원 이야기 탄탄한 이야기 구조로 메시지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 내다 『선감학원의 비밀』은 시은이의 1인칭 화자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할아버지의 시점으로 선감학원 이야기를 풀어 나가지요. ‘이야기 속 이야기’ 즉 ‘액자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또한 논픽션인 선감학원 이야기와 픽션인 시은이 이야기가 교차하며, 독자의 감정 이입을 이끌어 냅니다. 시은이가 선감학원의 진실에 조금씩 다가갈수록 푸름이와의 관계에 변화가 찾아오고, 이것이 이야기의 메시지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오혜원 작가님은 이러한 탄탄한 이야기 구조를 통해, 자칫 흑백사진처럼 평면적일 수 있는 과거 이야기를 생생하고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또한 신진호 작가님의 따스한 삽화는 등장인물들에 대한 애정이 담뿍 담겨 있습니다. 극적이고 강렬한 내용을 부드러우면서도 처연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장면으로 연출하여, 등장인물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담아냈답니다. 선감학원의 비극은 실재하는 역사입니다. 지난 일로 묻어 버릴 것이 아니라 많은 이들이 진상을 명확히 알아야 이런 비극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겠지요. 또한 우리가 선감학원의 진실에 귀를 기울인다면, 희생된 소년들의 넋과 생존자들의 아픔에 작은 위로가 되지 않을까요? 초등 교과 연계 5학년 1학기 국어 〈독서 단원. 책을 읽고 생각을 넓혀요〉 6학년 1학기 국어 〈6. 내용을 추론해요〉 5학년 1학기 사회 〈2. 인권 존중과 정의로운 사회〉 6학년 1학기 사회 〈1. 사회의 새로운 변화와 오늘날의 우리〉 5학년 도덕 〈우리가 만드는 도덕 수업 2. 다 같이 행복한 우리들 세상〉 6학년 도덕 〈우리가 만드는 도덕 수업 2. 평화로운 세상을 향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