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의 세 번째 시집 『감정의 방정식』은 삶의 누추함과 도시 문명의 통증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그리고 서정시가 오래도록 반복해 온 사물의 도구화를 단호히 거부한다. “계 문 강 목 과 속 종”으로 쪼개지길 거부하는 나무, 노동자가 추락한 건설 현장에서 뼈를 세우는 아파트, 자동차를 매달고 벌떡 일어서는 횡단보도의 얼룩말, 그리고 스스로 생리를 앓는 휴대폰에 이르기까지. 이 사물들은 사물-권력으로, 배치의 행위성으로, 혹은 횡단-신체성으로 저마다 다르게 연대하면서, 결국 인간의 지배와 감시가 구축한 격자망에 선연한 균열을 내고 있다. 이효의 시집은 사물을 인간 감정의 도구로 소모해 온 서정시의 오랜 관습에 문제를 제기하며, 사물들의 고통받는 얼굴과 앙상한 골격을 대등한 주체로 선명하게 복권시키는 시적 개성을 확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