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이자 건축디자이너. 장 누벨 건축사무소를 비롯해 프랑스에서 10여 년간 건축가로 활약하였으며, 현재 KEAB 건축 대표이다. ‘기억을 담은 건축’을 모티브로 하여 사람들의 추억과 사랑으로 완성되는 공간을 만들고 있다.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 『빛이 이끄는 곳으로』와 에세이 『쓰는 사람』, 『환상적 생각』이 있다.
14. 노엘의 마음 나는 비록 사람의 얼굴을 구분하지 못하지만, 세상에는 보이지 않아도 분명히 존재하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옷이 엄마를 잊지 않게 해주었고, 침대가 아버지를 다시 만나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 카미로 살아온 주인공이 이제는 노엘의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려 함
13. 돌아온 파리 나는 숨이 막혀와 두 손으로 목덜미를 콱 움켜쥐었다. 세상에서 가장 열렬히 사랑했던 여인의 죽음을, 길거리 이방인의 입을 통해 처음으로 전해 들어야 했던 아버지. 망가진 뇌는 그 잔혹한 진실을 처리하지 못해, 노숙자의 말이 그저 미치광이 헛소리라고 맹렬하게 거부하고 있었다. : 파리로 돌아와서 점차 기억을 회복하려 노력하는 레옹.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12. 사라진 기억 그의 아프고도 따뜻한 회상을 듣는 동안, 내 심장은 터질듯이 요동치고 있었다. 고모가 파리로 보냈던 대필 편지, 나를 안고 병원을 찾아왔으나 끝내 그의 병실 문을 열지 못했던 어머니, 그리고 영영 사라져 버린 아기. 거친 톱니바퀴처럼 어긋난 그 시간들을 하나씩 맞추어 보던 나는 숨이 막혀 오는 것을 느꼈다. : 우리 가족과의 시간을 잃어버린 레옹과 그 기억
11. 오래된 기억 직감적으로 죽음의 그림자가 목을 조여오는 것을 느낀 그는, 파피루스처럼 바싹 말라붙어 가는 손끝을 간신히 움직였다. 마지막으로 해야 할 단 하나의 일, 바다 건너에 두고 온 나의 어머니, 클레르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본능이었다. : 런던에서 테러사건의 피해자가 된 레옹. 그리고 클레르와의 러브 스토리.
10. 새로운 사실 커튼과 젖은 침대보는 나의 어린 시절 그 순간을 기억해 준 것이었다. 이제야 왜 그가 이 커튼 직물로 옷을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았다. 그건 그녀를, 아니 엄마를 가슴에 품고 간직하고 싶었던 마음 아니었을까. 그리고 아이와 엄마를 만나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 부르를 만졌을때 따뜻한 느낌이 들었던 이유는 감각 속에 존재하던 엄마와 아이의 포
9. 가구의 비밀 무작정 엄마의 향을 맡게 해주어야 한다는 일념에 내가 아이를 만나겠다며 집에 들어가려고 하자, 겁에 질린 셀린이 나를 향해 총을 겨눴어. 그리고 나에게 발사했지. 하지만 그녀를 막아서려던 세바스티안이 대신 총에 맞고 말았단다. 그 자리에서 그대로 주저앉았지. 셀린은 비명을 지르면서 자리 머리에 총구를 겨누었고... : 아버지(레옹, 거꾸로 하면 노엘), 셀린
8. 진짜 주인 "여보, 노엘은 잘 크고 있어요.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옆에서 잘 지켜보고 있어요. 다시 만나는 날까지 온 힘을 다해 아이를 지킬게요. 사랑해요, 여보. 당신이 너무 그리워요." 이어지는 그의 고백에 나는 숨이 막혔다. "그리고 모든 죗값은 반드시 치르게 될 거예요. 그때까지 내가 반드시...." : 아기 침대의 진짜 주인일지도 모르는 레옹 아저씨
6. 직물 추적 부드러움이 빠져 있었다. 따뜻하고 포근한 향기도 빠져 있었다. 그 두 가지를 빼면, 드디어 가장 근접한 직물을 찾은 것이다. 수년 동안 비슷반 직물 근처에도 접근하지 못한 내게 이 순간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 알랑 교수님의 도움으로 검은 실루엣의 옷감과 가장 비슷한 부르(bure)를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