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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김동식 - 흰옷: 독립운동의 정신적 지도자, 김구 소 향 - 먹墨: 893명의 수감자를 남긴 3·1운동 정명섭 - 한양으로 가는 길: 가장 큰 규모의 의병 조직, 13도 창의군 차무진 - 귀곡: 비밀조직 대한광복회 총사령, 박상진 주원규 - 단 하나의 후회: 간도 15만 원 탈취 사건의 주역, 윤준희 송호근 - 만주에 뜬 별: 독립군을 통합한 대한통의부 총사령관, 신팔균 백희성 - 이름 없는 나무: 대한통의부 현장 지휘관, 채찬 조영주 - 가짜 여학생: 여성 독립운동 단체, 근우회 김의경 - 철야: 글 쓰는 여성 무장투쟁가, 박차정 이승우 - 조선 여자 남자현: 손가락을 끊어 피로 쓴 독립 염원 김유담 - 내 이름은 민지사, 조선 여인들을 돕지요: 여성 교육으로 항일정신을 일깨운 이사벨라 멘지스 서유미 - 기쁜 마음: 독립운동을 해외에 알린 앨버트와 메리 테일러 한은형 - 슈퍼스타 K: 일장기를 단 조선의 마라토너 손기정 정진영 - 1936년 8월 24일, 태풍, 경성에서: 손기정의 가슴에서 일장기를 지우다, 일장기 말소사건 반수연 - 한 알의 오렌지라도: 미국 한인사회의 독립운동 계승자, 이하전 김별아 - 나는, 돌아왔다: 한미 합작 특수훈련 전사, 오성규 최유안 - 손주에게: 호남의 항일운동가, 이석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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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는 가슴을 활짝 펼쳤다. 그 당당한 기세에 놀란 안두희에게 김구는 말했다.
“가슴 중앙을 쏘게.” 상상도 못한 그 말에 안두희의 눈동자가 흔들렸고, 김구는 담담히 가슴을 내주었다. --- p.22 조금 전 떨어낸 구더기를 입안으로 밀어 넣었다. 바짝 마른 혀 위에서 살진 구더기가 꿈틀거렸다. 토도독 터진 구더기의 살과 즙을 삼키며 눈을 감았다. --- p.37 그와 이동석의 소총이 거의 동시에 불을 뿜으면서 말을 탄 일본군 지휘관과 기관포 옆에서 걷던 병사가 동시에 꼬꾸라졌다. 총소리에 놀란 새들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가운데 허위가 있는 힘껏 외쳤다. “쏴라! 한 놈도 살려두지 마라!” --- p.48 벽에서 꺽꺽대는 헐겁고 기괴한 소리가 나고 있었다. 소리는 울음이었고 귀곡鬼哭이었다. 대구 감옥에서는 밤마다 귀신이 울었다. --- pp.53-54 “후회하지 않는가?” 차갑고 습한 기운이 스며든 심문실, 수의 차림의 윤준희의 퀭한 눈빛, 보기만 해도 바스러질 것만 같은 파리해진 몸을 훑던 한 일본인 법관이 물었다. 윤준희는 법관의 눈빛과 표정에서 두려움을 읽었다. --- pp.70-72 “대장님, 대장님, 정신 차리세요!” 부관이 울부짖는 소리가 감미롭게 들렸다. 흐려지는 의식 속에서 조부가 나타났다 사라지고 아내와 아이들 영상이 몽롱하게 스쳤다. 동천은 독립을 보고서야 눈을 감겠다는 삼천맹약은 지킬 수 없음을 알았다. --- p.86 귀신일까? 이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아이가 올 리가 없었다. 그러나 다시 한번, 아이의 목소리가 밤의 습한 공기 중에 선명하게 울려 퍼졌다. “아…바…이…… 저 왔어요……” --- p.92 “헬렌 양, 본명 아니죠?” “네, 네? 아, 아닙니다, 저 서헬렌이에요!” “하지만 이름표에는 이명자라고 적혀 있는걸.” --- p.110 “힘이 있다 해도 사람들에게 닿으려면 시간이 걸릴 거 같아. 그래서 박차정 의사의 선택이 이해가 돼. 나라도 나라를 빼앗긴 상황에서 오빠가 독립운동을 하다가 잡혀가면 혼자 방 안에서 글만 쓰고 있을 순 없을 것 같거든.” --- p.121 나는 혼란스러웠지만 봉투를 열어 그 안에 든 것을 확인했습니다. 피처럼 붉은 글씨가 적힌 수건이 한 장, 그리고 헝겊에 싸인 손가락 한 마디가 나왔습니다. 세상에! 진짜 사람의 손가락 마디였어요. --- p.135 “이사베루르…… 메누지스…… 당신 이름이 이거 맞습니까? 이름이 왜 이리 어렵소?” “이사벨라 멘지스, 그 발음이 어렵다면 민지사로 불러주시오. 내 조선 이름이 민지사요.” --- p.148 “할머니. 만약에 우리가 그때 거기 있었다면 독립선언서를 침대 밑에 숨겼을까? 몰래 가지고 나가서 기사로 썼을까요?” --- p.164 “베를린올림픽 시상식에서 기테이 손이라고 호명되잖아. Kitei Son. 완전 슈퍼스타 K의 탄생인 거지.” --- p.173 서용호는 사진제판을 하며 청산가리 용액을 이용해 일장기의 흔적을 지웠다. 서용호는 맹독인 청산가리 용액이 아연판에 돌출된 손 선수의 사진과 반응해 연기를 내며 일장기를 지우는 모습을 보고 두려움보다 희열을 느꼈다. --- p.186 평양 경찰서는 독립운동가 색출을 위해 학교에까지 프락치를 심어두었다. 그들 중 누군가가 밀고라도 한 걸까? 순사에게 놓여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나는 몇몇 의심 가는 얼굴들을 떠올리며 입술을 깨물었다. --- pp.198-199 100살을 목전에 두고 돌연 결정한 귀국을 두고 누군가는 ‘영웅의 귀환’이라고 했지만, 나는 다만 내 나라에서 살다 죽는 평범한 행복을 찾았을 뿐이다. 청춘의 투쟁도, 이방의 고독도, 결국은 이 순간을 위한 과정이었을지 모른다. --- p.216 복도 끝 작은 방 앞에 서자 철도역 사건을 알려주던 그 교우가 우리를 위해 문을 열어주었어. 그곳이 ‘무등독서회’라는 이름을 가진 비밀 조직으로 가는 길이라는 걸 나는 그때 알았지. --- p.2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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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광복,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기까지
일제강점기 어둠을 깬 17개의 이름과 사건을 ‘초단편’ 형식으로 되살린 최초의 소설! · 흰옷을 입은 채 암살된 #김구 선생의 말 못 할 비밀 · #3·1운동 당시 구더기가 들끓는 서대문형무소의 처절한 ‘먹墨방’ · 영화 〈암살〉의 주인공 #남자현이 손가락을 끊어 쓴 혈서 · 간도 15만 원 탈취 사건의 주역 #윤준희 · 조선의 마라토너 손기정의 가슴에서 일장기를 지운 #일장기 말소사건 · 여성 독립운동 단체 #근우회와 가짜 여학생 이야기 · 갓 태어난 아들의 침상에 독립선언서를 숨긴 #테일러 부부 · 남자보다 총을 더 잘 쏜 여성 독립운동가 #박차정 1945년 광복은 하루아침에 도래한 사건이 아니다.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기 위해 수많은 이름과 사건이 축적된 끝에 도달한 역사적 결과였다. 『1945: 이 세계가 사라지기 전에』는 독립운동을 다룬 문학에서 지금껏 없었던 ‘초단편소설’이라는 형식으로 역사를 다시 불러낸 최초의 시도다. 독립운동의 정신적 지주 김구의 신념과 고독, 일장기를 단 조선의 마라토너 손기정의 침묵 속 저항, 영화 〈암살〉의 주인공 안옥윤(전지현 분)의 모델이었던 남자현의 결단과 실천, 그리고 근우회로 상징되는 여성들의 조직적 각성을 비롯해, 서로 다른 위치에서 시대에 맞섰던 17개의 이름과 사건이 짧지만 강렬한 서사로 펼쳐진다. 이 책에 참여한 17인의 소설가는 국가보훈부의 자문을 통해 각자 기려야 한다고 판단한 인물 혹은 사건을 선정하고, 각기 다른 문체와 감각으로 독립운동의 장면들을 생생히 되살려낸다. 이러한 구성은 독립운동을 어느 한 시기, 한 인물의 영웅적 성취로 고정하지 않는다. 김구, 3·1운동, 일장기 말소 사건, 손기정처럼 널리 알려진 인물과 사건은 물론, 생존 애국지사 이하전, 오성규, 이석규, 이름 없는 수감자와 남겨진 가족들까지 기록의 가장자리에 머물렀던 사람과 사건들이 같은 무게로 놓인다. 유명한 역사와 잊힌 역사가 나란히 이어지며, 독립운동은 특정 인물의 업적이 아니라 수많은 선택과 희생이 누적된 시간으로 드러난다. 이 책은 한국인이라면 반드시 새겨야 할 독립운동의 가장 뜨겁고도 복합적인 얼굴을 몰입도 높은 초단편소설이라는 형식을 통해 되살려놓는다. “당신이라면 그때 무엇을 했겠는가?” 청소년이 반드시 새겨야 할 뜨거운 역사이자 삶의 태도를 알려주는 살아 있는 서사 『1945: 이 세계가 사라지기 전에』는 “당신이라면 그때 무엇을 했겠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독립운동을 단순한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개인의 선택과 책임의 문제로 전환한다. 총성이 울리기 직전의 고요(신팔균 대한통의부 총사령관), 고문과 고문 사이의 숨 고르기(윤준희와 간도 15만 원 탈취 사건), 사형을 앞둔 밤의 결심(박상진 대한광복회 총사령),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던 해방 이후의 시간(오성규 한미 합작 특수훈련 전사)…… 일제강점기라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마주해야 했던 갈림길의 순간들을 따라가며 흔들리는 인간의 내면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이를 통해 독립운동을 ‘위대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나 맞닥뜨릴 수 있었던 윤리적 선택의 연속으로 인식하게 된다. 등장인물들의 두려움과 갈등, 그들이 내리는 작지만 결정적인 선택은 오늘을 살아가는 청소년에게도 유효한 질문으로 확장된다. 내가 그때, 그 순간, 그 자리에 섰었더라면 나는 어떤 선택을 했겠는가? 초단편이라는 형식은 이러한 질문을 가장 날것의 상태로 드러낸다. 설명을 덜어낸 자리에는 장면이 남고, 장면은 독자를 그 순간으로 끌어들인다. 독자는 이 인물들을 평가하기보다, 그들과 같은 자리에 서서 그 시대를 살았던 개인들의 삶과 책임을 보다 입체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1945: 이 세계가 사라지기 전에』는 지금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되묻는 살아 숨 쉬는 서사로서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역사 교육과 문학 읽기를 동시에! 교과서로 배운 역사, 이야기로 다시 읽다 『1945: 이 세계가 사라지기 전에』는 피 튀기는 무장투쟁과 암흑 같은 옥중의 시간, 일제강점기의 치욕적인 일상을 오가며, 1945년 광복에 이르는 저항의 연대기를 촘촘히 엮어낸다. 한 편 한 편은 독립된 이야기이지만, 함께 읽을 때는 역사적 사건과 사건 사이를 오가며 스스로 의미를 연결하는 과정을 통해 역사 교육과 문학 읽기를 동시에 성립시키는 드문 성과를 보여준다. 이러한 방식으로 이 책은 중고등학교 역사 및 국어 교과서와 함께 활용할 때 그 의미가 더욱 확장된다. ① 중·고등학교 역사 및 국어 수업 연계 이 책은 특히 한국사 수업에서 다루는 일제강점기, 3·1운동, 무장 독립운동, 광복 전후의 혼란을 문학 텍스트로 확장해 읽을 수 있다. 나아가 만주와 미주 지역을 무대로 한 해외 독립운동과 국제 연대의 장면들을 통해 세계사 수업과도 연계가 가능하다. 국어 교과에서는 서사 분석, 인물의 선택과 시점, 역사적 사건을 문학적으로 재현하는 방식 등을 살펴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② 수업 시간에 한 편을 읽을 수 있는 짧은 분량 초단편소설 형식은 수업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한 편의 이야기를 한 차시 안에 충분히 읽을 수 있어, 교과서의 역사 서술과 비교하거나 특정 인물과 사건을 중심으로 토론 수업으로 이어가기에 적합하다. 또한 각 작품의 제목에서 역사적 배경과 핵심 주제가 명확히 제시되어, 학생들이 이야기의 맥락을 빠르게 파악하고 독립운동의 흐름을 구조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③ 역사의 흐름을 꿰뚫는 연대기적 구성 처음 수록된 두 작품 〈흰옷〉과 〈먹〉은 독립운동의 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 인물(김구)과 사건(3·1운동)을 다루고 있어 초반부에 배치되었다. 그 뒤를 잇는 15편의 작품은, 작품 속 사건이 실제로 일어난 연대순으로 배열되었다. 이야기를 순서대로 따라 읽는 것만으로도 의병 활동에서 비밀결사와 무장투쟁으로, 해방 전후의 혼란으로 이어지는 일제강점기 35년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체감할 수 있다. ④ 각 작품 마지막에 주요 인물 및 사건 요약 각 작품 마지막에는 해당 작품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과 사건을 정리한 해설 페이지를 수록했다. 소설로 재구성된 인물과 사건을 읽은 뒤, 실제 역사 속 인물과 사건을 간결하게 짚어줌으로써 허구와 사실, 상상과 기록을 오가며 독립운동의 맥락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특히 청소년 독자에게는 ‘이야기로 읽고, 정리로 남기는’ 새로운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 ⑤ 작품 이해를 돕는 17장의 삽화 17편의 작품에는 각각 한 장씩 삽화를 수록했다. 고통과 공포, 고립과 절망, 망설임과 행동, 결단과 선택 직전의 분위기를 다이내믹한 검은 선과 여백으로 그려내며, 독자가 텍스트를 읽기 전에 이미 하나의 질문 앞에 서도록 이끈다. 이 삽화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각 작품의 세계관을 확장하는 또 하나의 서사 장치로 기능하며, 독립운동을 생생하게 ‘체감되는 이야기’로 경험하게 만든다. 해방 80년이 막 지난 지금, 이 책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고 믿어온 역사를 다른 감각으로 다시 마주하게 한다. 역사적 사실과 연표로는 실감하기는 어려웠던 독립운동의 시간을 문학으로 다시 만날 때, 단순히 머리로 아는 것을 넘어 경험으로 체화하고 온전히 흡수하게 된다. 이 책은 우리가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어떤 방식으로 서술하며, 그것을 현재의 삶과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를 탐색하는 새로운 문학적 가능성을 제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