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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승우가 선보이는 이 시대의 고전] 이승우 소설가의 대표작이자 제1회 대산문학상 수상작 『생의 이면』. 작가 ‘박부길’의 평전을 청탁 받은 주인공이 작업을 통해 화자-작가, 작가-독자, 실제-이야기 등 메타픽션이 어떻게 쓰이는지를 보여준다. 30여년이 지났음에도 불하고, 여전히 곱씹게 되는 불멸의 문장들로 가득하다. - 소설/시 PD 김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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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이해하기 위하여 _007
연보를 완성하기 위하여 1 _089 지상의 양식 _124 낯익은 결말 _213 연보를 완성하기 위하여 2 _345 해설|김화영(문학평론가) ‘나’를 찾아가다가 신화를 만나다 _353 초판 작가의 말 _385 개정판 작가의 말 _388 |
Lee Seung Woo,李承雨
이승우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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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는 소설을 쓰기 전에 이미 한 편의 소설을 가지고 있었다고 시작하면 어떨까.
--- p.12 “그러면 이제 안녕, 내 치욕의 시간들아. 다시는 너에게 돌아가지 않으리.” --- p.88 문제가 되는 것은 사랑의 정도, 또는 있고 없음이 아니라 그 방향이다. --- p.103 모든 과거는 기억된 과거일 뿐이며, 모든 기억은 검열된, 또는 취사선택된 기억일 뿐이다. 시간은 독하고, 나의 자아는 너무 많은 층으로 둘러싸인 거대한-작은 우주다. 층마다 진실이 있고, 그 진실은 그 층에서만 진실이다. --- p.128 우리는 운명을 보여줄 수 없다. 그러나 운명적인 것은 얼마든지 보여줄 수 있다. 운명은 여기 있거나 저기 있는 것이 아니라, 운명이라고 발음하는 그 자리에 있다. --- p.174 하지만 작품과 작가의 삶이 겹치는 부분을 만날 때 독자들은 당연히 호기심을 느낀다. 물론 작가는 자신의 삶을 사실 그대로 베끼지는 않는다. 그러려고 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럴 수도 없다. (…) 사실 그대로 쓴다고? 누가 그럴 수 있을까? 기억되거나 말해진 사실은 결국 발췌된 사실일 뿐이다. 선택과 배제를 통해 ‘사실’이 구성된다. 거기에 굴절과 왜곡이 끼어든다. 그것이 작품이다. --- pp.218~219 삶, 즉 사실이 없으면 소설도 없다. 따라서 소설 속에서 우리가 발견해야 하는 것은, 파편들 속에 감추어둔 작가의 내밀한 음성이지 파편들을 꿰맞춘 사실들의 복원이 아니다. 그러나 독자는 책 밖에 있고, 작가가 쓴 글들은 책 속에 갇혀 있다. 독자는 작가를 만나기 위해 책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독자는 한 작가가 써놓은 소설들을 읽음으로써, 그 각각의 소설들에 드러나 있거나 감춰져 있는 파편들을 찾아내어 자기의 경험과 상상력에 의존하여 조합함으로써 나름대로 한 작가를 만든다. 그런 뜻에서 소설이 없으면 삶, 즉 사실도 없다. --- pp.220~221 사랑이 아니라면 무엇이 사사로움에 의미를 부여하겠는가. 사랑이 아니라면 무엇이 상상할 수도 없는 뜻밖의 감격을 우리에게 선물할 수 있겠는가. --- p.248 사랑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술들을 배우고 익혀야 한다면, 사랑이야말로 그래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사랑보다 더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사랑을 배우지 않을 때, 종종 사랑은 흉기가 되어 사람을 상하게 한다. --- p.303 그의 글쓰기는, 그러니까 기도와 같은 것이었다. --- p.3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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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아닌 곳에 길을 내며 걸어가는 자는 얼마나 숨이 가쁘겠는가.”
표면에서 이면으로, 마침내 전면(全面)으로 가닿는 하나의 生/소설 이승우의 소설은 다중성, 아니 그것도 그냥 다중성이 아니라 뫼비우스의 띠처럼 앞뒤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로를 비추며 생동하는 겹겹의 거울 같은 다중성의 세계다. 그래서 독자는 종종 그 미로에서 길을 잃기 쉽다. 미로라는 표현은 너무 간결하다. 책 말미의 ‘작가의 말’에서 반복되는 표현을 빌려, 어쩌면 ‘수렁’이라고 해야 마땅할지도 모른다. 이 소설을 읽는 독자는 점차 어떤 수렁 속에 빠져들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서사의 다중성 때문이다. (…) 어둠이 뿜어내는 빛, 아마도 작가 이승우가 들어선 ‘이면’의 길은 이 ‘빛보다 더 아름다운’ 어둠의 빛일 것이다. _김화영(문학평론가) 그렇게 이 책을 타고 건너편으로 겨우 건너올 수 있었습니다. 쓰기를 계속할 힘을 얻었습니다. 나를 건지기 위해 구사한 이 책의 ‘기교’에 공감하는 이들이 꽤 있다는 사실이 그래서 처음에는 좀 얼떨떨했습니다. 그러나 곧 누구에게나 나름의 수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어떤 이들이 나의 이 어설픈 기교를, 내가 그런 것처럼 자신의 고유한 수렁을 건너가는 방편으로 삼기도 한다는 사실을 느리게 받아들이면서 나는 조금 덜 외롭게 되었습니다. 한 책의 독자가 된다는 것은 동지가 되는 것과 같습니다. ‘혼돈과 공허와 흑암’ 속으로 손을 맞잡고, 조심스럽게, 최선을 다한 세심함으로 걸어들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손을 잡아준 이들에게 애틋함을 느낍니다. _‘개정판 작가의 말’에서 ■ 작가의 말 그리고 이제, 태어난 지 삼십 년 된 이 책을 다시 읽으며 문장을 손봤습니다. 지나간 시간이 만만치 않은 만큼 손댈 곳이 꽤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내용은 바꾸지 않았습니다. 완전해서가 아니라 운명과 같아서, 시간과 상관없이 바꿀 수 없는 내용이 있다는 걸 느낍니다. 이 책이 내게는 그렇습니다. (…) 이 책과 함께 다시, 그때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두려운 시간 속으로 더 걸어가려고 합니다. 어떤 영혼의 작용 같은 것을 기대하는 마음이 여기 있습니다. 이 책이 누군가의 외로움을 향해 조심스럽게 내미는 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24년 여름 이승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