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 쓰는 사람. 시간을 들여야 이루어지는 일만큼 정직한 것은 없다는 믿음으로 오랜 시간을 라디오 방송작가로 살았다. [별이 빛나는 밤에]로 시작해서 KBS 클래식 FM의 [노래의 날개 위에], [당신의 밤과 음악]의 원고를 썼다. 아름다운 말의 힘을 실감하며, 지난 2009년 어느 날인가부터 기억하고 싶은 말들을 하나씩 하나씩 수집했고, 그 수첩에 ‘감성사전’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렇게 모은 단어와 이름 들은 2016년부터 천 일이 조금 모자란 시간 동안 KBS 클래식 FM의 전파를 타고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으로 배달되었다. 그렇게 마음속 사전에 말들을 수집한 지 10년이 되는 지금, 새로운 말들을 더하고, 청취자들이 가장 많이 기억해준 원고들을 선별하고 다듬어 책으로 엮었다. 지은 책으로는 『오늘의 오프닝』,『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저녁에 당신에게』 등이 있다.
피아노를 좋아한 소년은 피아노를 배운 적도 없이 피아노를 쳤습니다. 부모님이 들려주던 라디오 속 음악이 그의 선생님이었지요. 직장인이 된 어느 날, 퇴근길에 그랜드 피아노를 만났습니다. 설렘 반, 주저하는 마음 반으로 그는 그랜드 피아노 앞에 앉았습니다. 그렇게 ‘솔라’는 ‘솔’과 ‘파도 씨’를 만났습니다. 바쁜 날들을 보내다 오랜만에 피아노 상점에 갔을 때도 파도 씨는 여전히 솔라를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그랜드 피아노를 갖기까지는 좋아하는 마음을 오래 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도 들려주었지요.
책 『나의 그랜드 피아노』 속에는 슈만의 〈트로이메라이〉가 QR 코드로 실려 있습니다. ‘어린이 정경’의 일곱 번째 곡으로, 제목에는 ‘꿈’이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솔라는 자신의 꿈을 응원해 준 파도 씨를 위해 서투르지만 진심을 담아 〈트로이메라이〉를 연주합니다.
『나의 그랜드 피아노』에는 꿈과 응원이 있고, 환대와 시간이 있습니다. 부디 꿈에게 시간을 주고, 시간에게 시간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P.S. 저에게도 작은 꿈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의 실제 무대는 도쿄 히비야 역 근처의 한 악기점입니다. 언젠가는 ‘파도 씨’의 실제 모델을 만나 이 책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인스타그램 @harmonyhamo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