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한 장훈은 어쩌다 공무원이 됐으되 어쩌다 글쓰기를 하게 된 사람은 아니다. 사석에선 형이라고 부르는 그는, 후배들과 대화할 때조차 글을 쓰듯 정갈하게 말하는 사람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막내 필사’라는 이름은 그에게 운명이란 말의 동의어다.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면서, 그는 ‘글로 사는 사람’으로 길러진 것에 틀림없다. 그는 쓰지 않으면 살 수 없을 것처럼 글을 쓴다. 그에게 글쓰기는 호흡이다.
그의 ‘글쓰기 호흡’은 요 몇 년 새 더 가빠졌는데, 마치 숨을 참지 못하는 사람처럼 헐떡이며 글을 쏟아냈다. 이 책에 묶인 글들은 그래서 참지 못하는 자의 표정을 품고 있다. 세상과 사람들에게, 그리고 스스로에게 오래 참았던 말들이 글이 되어 쏟아졌다.
이 책은 위대한 책은 아닐지도 모른다. 다만, 무언가를 오래 참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다정하게 말을 거는 글 묶음이라고, 나는 단언할 수 있겠다. 한 개인의 삶에는 끝내 참지 말고 지켜내야 할 자기만의 비의(秘義)가 있다고, 이 책은 다정하지만 단호한 표정으로 말을 건다. 중년의 중턱에 다다르면서 참아내야 할 것들이 쌓여가는 내겐 그래서 참 소중한 책이다. ‘인생의 책’이란 장르가 있다면, 그 리스트에 이 책을 올리는 데 있어 나는 조금의 주저함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