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신학자가 평생 동안 해온 신학 연구를 한 신학자와의 대화로 끝맺는다면 그 신학자가 끼친 영향, 아니 서로 주고받은 대화의 깊이와 크기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김경재 교수님에게 있어 폴 틸리히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김경재 교수님은 40년 신학 연구를, 폴 틸리히 신학을 되새김하는 역저로 집대성했습니다. 그동안 김경재 교수님의 신학적 순례는 다양했지만, 그 기저에는 언제나 폴 틸리히가 있었다는 점에서 틸리히 신학의 새김이었다고 하겠습니다. 특별히 신학의 과제를 ‘매개(mediation)’로 보고, 신학적 방법론으로 ‘상관(correlation)’ 방법을 유지해온 틸리히 신학은 김경재 교수님의 신학적 관심과 방법론의 기저를 형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평생을 추구하신 ‘대화하는 신학’, 즉 신앙과 학문, 신비와 인식, 신학과 교회를 매개해오신 노력이 이 한 권의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은 틸리히 신학을 되새김하고 있습니다. 동아시아 신학자의 시각에서, 그리고 동아시아 종교 전통의 빛에서 틸리히 신학의 주요 담론을 꼼꼼히 되짚어본 것입니다. 자기 삶의 자리가 한국, 아니 동아시아인 그리스도인 모두에게 새로운 신학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도전이 되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