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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그림자 읽기
이정구
다산글방 2011.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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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도상 읽기
도상 읽기
통치자 그리스도
잘생긴 그리스도
못생긴 그리스도
그리스도의 몸

회한의 아이콘
회한의 아이콘
설레임과 피에타
방황하는 혹성들 ; 디아스포라
차도르의 피에타
기독몬과 포켓몬
수도승 몬
그리스도교 미술
밀짚광배 예수
오월
만화 신학교
신화, 신앙, 이미지

한국 교회 건축
한국 교회 건축
교회 바꾸기
망측한 교회
행복한 새해
콘셉트 교회
교회 건축 감상
마음을 드높이
영성 공간
홀로 공간
영성의 색
건강한 집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예배
생명수
신앙 구원 정체성
카인과 아벨
기괴한 몸

저자 소개 1

성공회 사제 한신대학교 대학원 Th.M. 성공회대학교 신학대학원 성직과정(M.Div) 수료 The University of Birmingham에서 「Architectural Anglicanism」으로 Ph.D. 성공회대학교 신학전문대학원 교수 전 성공회대학교 총장 『사회와 시각문화』(2005) 『터키사진 초대 개인전』(2007) 『한국교회건축과 기독교미술탐사』(2009) 『교회그림자 읽기』(2011) 『Architectural Theology in Korea』(2011) 『성상과 우상』(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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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2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153*224*20mm
ISBN13
9788994384030

책 속으로

중매로 결혼하려는 선남선녀들이 필히 거쳐야 할 첫 관문이 맞선이다. 남녀가 모여 그룹 미팅을 할 때도 각자 직감적인 순간의 느낌으로 짝을 선택한다. 결혼하려면 양가 집안 어른들께 얼굴과 몸맵시와 말씨로 인사를 올린다. 국내 굴지의 모 회사는 신입사원 면접 때마다 유명한 관상가가 면접관 자리에 앉아 있다는 소문이 있다.
사람의 몸(골상) 중에서도 살아 있는 사람의 얼굴을 보고(관상) 그 사람의 됨됨이와 운세를 예측하는 행위는 좋은 일은 아니다. 그러나 ‘도상 읽기와 관상 보기’를 연관해서 보면 흥미롭다.
서양 인물이 대부분인 그리스도교 인물 도상들을 한국인의 눈으로 관상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누구나 쉽고 편하게 관상 보기를 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 --- p.17

미국의 「내셔널 가톨릭 리포터」가 새천년 그리스도의 이미지로 내놓은 「민중의 예수(Jesus of the People)」라는 작품을 접한 후 인터넷을 통해 그 작품의 작가가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 자넷 매킨지(Janet McKenzie)라는 이름의 이 백인 여성은, 전업작가로서 이 작품을 제작할 당시 52세였으며, 성공회 신자다. 그동안 계속 백인 여성 이미지만을 그려오다가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는 아홉 살인가 열 살 되는 자신의 아프리카-아메리카 혼혈 조카가 떠올랐다고 한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다양한 인종을 포용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이러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작품의 다양성에 대한 추구가 다양한 인종을 소재로 삼게 된 것이다. 자신의 작업은 항상 ‘영적 통로(spiritual path)’를 걷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 「민중의 예수」는 유화 작품인데 3주에 걸쳐 완성했다고 말하고 있다.
평소 이 작가는 인종에 대한 관심이 없다가 혼혈 조카로 인해 인종의 다양성에 눈을 뜨게 되기는 했지만, --- p.39

TV를 통해 남북 이산가족이 남북에서 각각 상봉하는 장면을 한 눈 팔지 않고 꼬박 지켜보았다. 태어나서 하루 TV 시청 시간이 제일 긴 하루였을 것이다. 짧은 만남으로 이들의 한이 풀어질 리 없겠지만 이산가족마다 만나는 장면 장면은 숭고한 아이콘이었다. 세월이 흐른 후에 언제 다시 보아도 가슴을 저리게 하는 상봉의 장면 하나하나는 모두가 그 자체로서 걸작이다. 수많은 장면들 중에서 장순복(87) 할머니가 북에서 온 아들 리동섭(65)씨를 만나는 장면을 본다. 1951년 1·4 후퇴 때 헤어졌던 아들이니 약 50년만의 상봉이다. 그때 어머니가 37세, 아들이 15세였다. 내 막내 자식이 지금 행방불명되어 50년이 지나 65세가 되어 내 앞에 홀연히 나타난다면? --- p.58

현대인은 모두 디아스포라다. 고향이 있지만 이미 탈고향한 지 오래되었고, 고향이 있어 가본들 그 정겨웠던 동산과 들녘은 아스팔트와 아파트로 채워져 과거의 흔적은커녕, 어릴 적 그 아련한 냄새조차 날아간 지 오래되었다. 도시의 아파트는 일반주택과는 달리 한동안 안주할 수 있는 정주지가 못된다. 고향과 아비집을 버리고 떠나야 할 사람들처럼 항상 쫓기는 듯 불안하다. 가난한 사람들은 전세금 때문에, 물욕이 있는 사람은 조금 더 넓고 편한 아파트를 향해 거쳐 가는 정거장 같은 곳이다. 이제 이 지상에는 그 어디에도 우리 육신을 위한 영원한 정주지는 없으며, 수년 한곳에 머물러 있을지라도 마음은 선뜻 내주지 못하는 삶이다. --- p.72

노트르담 대성당 가운데 문의 팀파눔 조각을 보면 대천사 미카엘이 영혼의 무게를 재고 있는데 그 옆에서 죄가 덜 나가는 한쪽 편을 마귀가 슬그머니 누르고 작은 마귀는 바닥에서 아예 잡아당겨 무게가 더 많이 나가게 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냥 가만히 있어도 짓궂은 표정의 마귀가 노골적으로 이런 짓을 하고 있는데도 천사는 못 본 척하고 있다. 분명히 인간은 천당보다는 지옥에 가는 것이 훨씬 쉬웠던 것이 분명하다. 여기에 등장하는 몬은 흉측하다. 이때는 고딕 전성기이자 중세 교회의 절정기였고, 그 당시의 사람들은 르네상스를 맞이하는 보슈의 시대와는 달리 칠성사 안에서 죽고 살던 시기였던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실제로 이 당시 사람들은 성당에 들어가기 전에 이 현관의 조각품을 통해 지옥에 가게 되면 갖은 고통을 겪게 된다는 요즘과 문자 일획 하나 틀리지 않는 성서 교육을 받았었다. 말이 르네상스요 종교개혁이지 ‘탈 중세’를 위한 인간의 의식이 하루아침에 깨어났던 것은 아니었다.

--- p.86

출판사 리뷰

성공회대 신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이정구 신부의 『교회 그림자 읽기』가 드디어 출간되었다. 저자는 30여 편의 담백하고도 솔직한 글들을 통해 작은 책 속에 부드럽고 따듯한 영성의 요람을 만들어내었다. 이 책에 실린 30여 편의 글들을 하나의 책으로 단단히 묶어주는 것은 책의 제목도, 일련된 페이지 번호도 아닌 한 장 한 장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느껴지는 저자의 깊고 단단한 신심이며 그리고 이 땅에 존재했던 그리고 존재하는 모든 생명에 대한 사랑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머리말에서 이 책을 죄서라 이름 붙였다. 이는 죄는 스스로 먼저 짊어지겠다는 저자의 맑은 영성의 빛이리라. 저자는 오랜 세월 닦아온 교회사에 대한 조예를 도상 읽기라는 독특한 프레임으로 독자들에게 펼쳐 보인다. 하지만 그 독특함은 필자의 깊은 조예와 맞물려 그 속에 숨겨진 종교적 의미를 오늘에 맞추어 되새기게 하는 체험을 독자들에게 선물해준다. 그러기 위해 저자의 발걸음은 동네의 개척교회에서 강화도의 성당, 호주의 원주민 지역의 집, 그리고 바티칸의 대성당까지 분주하게 움직인다. 그리고 저자가 그 발걸음 닿는 곳에서 만난 여러 예술 작품들과 또 다른 인연들이 어우러져 빚어낸 사연들을 들려줄 때면 어느새 살포시 웃음까지 짓게 된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마다 배어 있는 진한 그리움은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해져 서로가 가슴 속에 간직하고 있던 추억을 꺼내보게 하는 열쇠가 된다. 이런 간절한 그리움의 한편에는 이 세상의 교회들이 이 땅에 어떤 영성을 드리워야 할 것인가에 대한 저자의 고뇌가 그림자처럼 드리워져 있다. 그래서인지 가르침에서 벗어난, 세태에 물든, 욕망을 탐하는, 그런 어긋난 신심에 대해선 강철 같은 단호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저자는 결코 그들을 잘못됐다고 섣불리 타박하려거나 손대서 고치려하거나 배척하자고 주장하지 않는다. 그것은 그저 우리 모두가 그동안 너무 빨리 달려와 헐떡이는 것일 뿐이라고 넌지시 얘기한다. 그리고 숨고를 시간 없이 바삐 살아가고 바삐 신앙생활을 하는 모든 현대인들이 잠시 멈춰 쉴 작은 여유와 작은 공간을 갖게 되길 기도한다. 이정구 신부의 『교회 그림자 읽기』는 저자의 부끄럽고 수줍음 많은 기도문이자,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바람이 가득 든 잠시 멈춤의 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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